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28
다비드 칼리 지음, 모니카 바렌고 그림, 유영미 옮김 / 책빛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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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1분이면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한 그림책이 아니다. 1분이면 읽을 수 있지만, 짧은 글과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다 읽으려면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책을 쓴 작가 다비드 칼리는 학창시절 동급생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별난 괴짜였다. 그래서 그의 책에는 특이한 괴짜들이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 책도 역시 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 한 남자의 등에 날개가 생기면서 시작되는 별난 남자의 이야기 이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나다 씨는 자신의 등에 날개가 한 쌍 돋아 깜짝 놀라게 된다.

나다 씨는 의사를 찾아가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는 의사로 부터 아무런 약도 받지 못한다.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공기가 나빠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철물점 주인은 걱정 말라며 돈을 주면 날깨를 싹둑 잘라 주겠다고 한다.

회사 사장님은 날개 달고 일할 수 없다며 당장 뜯어 버리라고 호통을 친다.

 

자신의 날개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나다 씨는 헷갈려 한다. 처음 날개를 발견했을 때 나다 씨의 모습은 대수롭지 않아 보였는데, 사람들의 반응 때문에 점점 걱정이 된다.

 

나다 씨는 지혜로운 할아버지 찾아 간다. 할아버지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으니, 날개가 생긴 것에도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한다.

 

지다가던 풍선 아저씨가 "여봐요, 당신은 아주 멋진 날개를 가졌군요!"라고 말해 주자, 나다 씨는 그제야 자신의 날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는다.

그때,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개 달린 아가씨가 다가와 "드디어 만났네요.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어요."라고 속삭인다.

 

그리고 마지막장에서는, 날개 달린 아가씨와 나다 씨가 손을 잡고 날아 오르는 그림과 함께 다음의 문장이 있다.

"그래요, 바로 이런 이유였던 거예요."

 

<어느 날, 아무 이유도 없이>는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이 책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나와요. 모두가 주인공의 상황에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죠. 삶이 우리에게 던져준 어려움에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 그 점이 나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어요. 이 책은 내가 굳게 믿고 있는 것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답니다. 그건 바로 '네가 아무리 특이하고 별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세상에는 네 자리가 있어. 누군가 너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란다.'라는 사실이지요.-작가 다비드 칼리

 

작가의 말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새로운 이야기들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작가 다비드 칼리의 '네가 아무리 특이하고 별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세상에는 네 자리가 있어. 누군가 너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란다.' 라는 말처럼 이 그림책은 작가의 생각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 문장을 곱씹어 읽고, 그림을 찬찬히 보다 보면 세상 어딘가에는 나의 자리가 있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즉,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반드시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은 글 쓴이와 그린이는 실제 부부이고, 두 번째 그림책이라고 한다. 표지에 보이는 주인공 나다 씨의 빨간 멜빵과 빨간 공, 강아지의 빨간 목 줄 등은 작은 규칙들로 이루어진 세상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보기 힘든 유선 전화와 오래된 타자기는 번거로운 불규칙 세상을 말한다. 날개의 등장은 이러한 규칙을 깨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런 그림 속의 의미들은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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