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맞고 태도 고친 아이 이태동
고정욱 지음, 양은정 그림 / 다숲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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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초3이 되는 아들녀석의 태도는 그리 나쁘지 않지만, 고쳐야 할 점이 분명 있다. 슬슬 유아기적 행동에서 벗어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많아져야 하는데 부족한 것 투성이다. 그래도 이쁘게 성장하는 중이라 크게 걱정은 안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녀석이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욕심이 크다. 그래서 나의 잔소리가 많아지고, 목소리 데시벨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고민인 요즘에 만난 책이 있다. 다숲에서 출판된 <벼락 맞고 태도 고친 아이 이태동>이다. 제목이 참 재미있다. 제목만 봐도 이 책의 주제어가 딱 드러난다. 아이의 태도가 고민이라면 주저 없이 선택하게 만드는 위트 있는 제목이다. 벼락을 맞아야만 태도를 고치는 극단적인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주인공 태동이는 불량아는 아니지만 문제아 이다. 수업태도가 불량하고, 어른에게 인사도 잘 안하는 등 태도가 나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선생님과 친구, 이웃 뿐만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늘 우울하다. 하지만, 태동이는 자신의 태도가 나쁘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이혼한 부모만을 원망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만 한다. 그런 태동이를 유일하게 좋아해주는 친구는 할머니 친구 옷가게에 있는 강아지 래시이다.

어느 날, 우연히 벼락을 맞은 태동이는 래시의 말을 듣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점차 변하게 되는데...


그날 이후 태동이는 매일 래시와 대화를 하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태동이의 태도를 고치기 위한 래시의 특훈이 시작된다.

"태도가 잘못 되었다는 것은 마음이 잘못 되었다는 뜻과 같아."

"태도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했잖아. 너의 마음이 바뀌는 것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되는 거야."

라고 말하는 래시는 지독한 방귀를 뀌며 필살기 하나를 맛보여 준다.


이어서 래시의 두번째 필살기인 마법을 통해 태동이의 태도는 더욱 좋아지게 된다. 래시의 마법 거울을 통해 자신의 현재와 과거 모습을 보며 태동이는 많은 것을 느끼고, 드디어 자신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며 좋은 태도를 갖기 위한 간절함을 갖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을 선택할 수는 없어도 네가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는 거야."

"이 세상에 어떤 일을 하면서 실패를 경함한 사람들은 대개 그 실패 때문에 그만두는 게 아니야. 스스로 단념하는 거라고. 하겠다는 생각을 접어버리고 남들에게 실패했다고 말할 뿐이야."

"좋아, 자신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깨닫는 것부터가 시작이야."

"문제는 네가 간절하게 원하느냐 아니냐지."


태도의 변화가 시작된 태동이는 학교와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칭찬만 받는 아이가 되었다. 그러나 기쁨이 있으면, 고통이 있는 법..

태동이를 오랫만에 찾아 온 엄마는 암투병 중이었다. 그런 엄마를 만난 태동이는 '왜 이모양일까, 나의 인생은?' 이라며 한탄하지만, "포기는 없다고, 내가 단념할 뿐이라고." 래시의 말을 상기한다. 그리고 래시 덕분에 다시 기쁨을 찾게 되는데..


태도가 좋아진 태동이는 더욱 욕심을 내며 학업도 잘하고 싶지만 욕심처럼 되지 않자, 래시는 세 번째 필살기를 알려 준다.

"이 세상은 태도만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실력과 경험을 쌓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래시가 알려 준 세 개의 필살기 덕분에 태동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 보증금 문제와 엄마의 병원비 까지 해결하게 된다. 이후 래시는 노령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태동이에게 마지막 말을 남긴다.

"그 필살기는 바로 너를 변화시켜 똑똑하게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해주는 거였어. 개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건 견공들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야. 내 친구가 되어 줘서 고마워. 태동아, 앞으로 너를 지켜볼게."


래시는 떠났지만, 세 개의 필살기를 전수 받은 태동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모두에게 문제아로 인정받지 못하던 태동이는 태도를 고친 후로 멋진 아이로 성장하게 되면서 친구들에게도 가장 인기있는 아이가 되었다. 태도가 훌륭한 아이가 된 태동이는 단짝 친구인 만호에게 멘토가 되어 이 말을 남긴다.

"좋아! 만호 너도 '태도 짱'이 될 수 있어. 내겐 너를 도울 수 있는 필살기가 세 개 있거든!" 이라고... 



이 책은 아들녀석에게 내가 하고 싶던 말들이 많아서 ㅣ밑줄을 그어가며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 태동이의 점차 변화되는 스토리가 잘 짜여있어서 중간 중간 공감하고, 감동하며 읽었다. 후반부에서는 태동이가 회장이 되어 반을 이끌고 단짝 친구의 멘토로 활약하는 결말은 폭풍 감동을 주어서 따뜻한 감정으로 몸이 뜨거워졌다.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따뜻함과 뿌듯함을 주어 기분 좋은 책이었다.

초2 아들은 이 책을 읽지 않았다. 그림보다 글밥이 제법 많아서 초2 아들이 보기에는 쪼금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글씨의 크기가 적당하고 문장간의 간격도 아들이 보기에 어렵지 않아 보인다. 특히, 잘 짜여진 판타지 스토리가 흥미로워서 술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스토리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올바른 태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스스로도 태동이처럼 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만들 것 같다. 그리고, 래시의 주옥 같은 말들을 명심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밑줄 그었던 문장들을 아들녀석이 명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또하나는 좋은 책은 말이 필요없다는 생각이든다. 잘 짜여진 구성, 흥미 그리고 교훈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재미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훌륭한 양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태도'라는 주제를 판타지한 이야기로 잘 보여주어서 모든 아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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