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정하지 못한 나, 비정상인가요? - 선생님, 부모님께도 묻기 어려웠던 ‘나, 진로, 미래’에 대한 85가지 질문
최현정 지음 / 팜파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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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자인 10대 청소년 모두를 '모모'라고 지칭하며 선배가 후배에게 인생상담 하듯 편안한 입말체로 얘기한다. 저자는 이 책 안의 '모모'에 '나'를 대입해서 읽으라고 말하며 모모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답하는 카운슬러 희망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모모야, 네가 꿈꾸는 대로 원하는 대로 살고 싶니? 혹시 꿈꾸는 게 뭔지, 원하는 게 뭔지 찾을 수 없어서 답답한 거니? 그런 답답함을 누가 함께해주면 참 좋을 텐데...깜깜한 어둠 속을 불안에 떨며 걸어 나가야 할 때, 누군가 손을 꽉 잡아주어면서 '할 수 있어! 괜찮아! 한번 가보가!'하면 모모의 마음은 어떨까? 조금은 안심이 되겠지? 모모가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끝가지 읽어봐주기를 바라고, 또 진로와 관련하여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은 크게 3파트로 나뉘었다. "내 진로는 어떻게 알아가야 하나요?, 미래를 위해 무얼 준비해야 하나요?, 저는 정말 고민이 많아요?"로 구성 되었다. 각 파트는 "내가 정말 알고 싶은 진로 이야기, 학교생활·공부·입시, 성장하는 10대를 위한 다독임"이라는 소주제로 진로와 삶에 대한 10대 청소년들의 고민을 듣고 저자가 상담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진로를 '타협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며, '100가지 아이스크림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처럼'이라고 비유하였는데 너무나 공감이 된다. 3개중에 고르라면 쉽게 고를 텐데, 100가지 아이스크림 중에서 고르라고 하니 선택이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타협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데 그것이 참 어렵다.

 

그래서, 저자는 "가장 중요한 건 모모의 마음가짐인 것 같아.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해내고야 말 거야'라고 믿어보면 어때?" 라며 따뜻하게 조언을 한다. 맛있는 밥상을 차리기까지 맛있게 먹고 잘 먹었다고 보람을 느끼는 과정도 중요하다면서 말이다.

 

축구선구가 꿈이였던 모모 집안 형편으로 꿈을 접게 되었다며 부모님 탓을 하자, 저자는 "가짜 꿈과 진짜 꿈"을 얘기한다. '내 꿈은 이거야!' 말만 하고 다니면서 행동할 줄 모르면 진짜 꿈이 아니라며, "진짜 꿈을 꾸는 사람, 가짜 꿈만 품고 사는 사람, 분명 다를 거야."라고 따끔한 충고도 한다.

 

스타가 꿈인 모모에게는 "별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성공했다고 말한다면 그건 성공이 아니라 사기인 거지"라며, 손가락질 당하더라도 견딜만한 끈끈한 열정이 불타오를지 가늠해보라고 정신 번쩍드는 진솔한 답변을 준다.

 

꿈이 없어서 의욕이 없다는 모모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할 것이기에 별표를 치며 읽었다. 꿈이 없는 모모에게 저자는 '삽질 좀 해보라'고 한다. 미리 부터 포기하거나, 너무 초라해서 부끄러워 하지말고 삽질 좀 하면서 걸러져 나온 것들을 모모의 것으로 만들다 보면 꿈 찾기는 가능해진다며 노력하라고 말한다.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는 모모에게는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라고 말하지 말고 '이건 아직 잘 못해'라고 생각을 바꾸고, 잘하고 싶은 게 있다면 잘할 때가지 연습하라고 충고도 한다.

 

하고 싶은 게 없고 놀고만 싶은 모모 있다. 아들녀석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면 큰 소리나 꿀밤이 먼저 나갔을텐데, 저자의 대답이 전혀 예상 밖이어서 부끄럽게 만들었다. 저자는 샘도 그럴 때가 있다고 말하며 놀고 싶다면 충분히 즐겁게 놀라고 한다. 뭘 하고 놀든 놀다 보면 재미있는 게 있을 거고, 거기에서 작은 소스럴 얻어서 '이런 걸 하면서 살면 진짜 재밌겠다!'하는 삶을 선택해도 괜찮다며 직업인 인터뷰 기사를 찾아 볼 것을 권한다. '놀다 보니 내 일을 찾았어요!'하는 사람도 왕왕 있다면서 말이다.

 

저자는 10대들이 고민을 듣고 인생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희망샘 TIP!> 코너에서 실질적인 팁도 주는 진정한 카운셀러이다. 각각의 고민 마다 <희망샘 TIP!> 코너를 통해 적절한 정보를 준다. 심리검사 결과로 고민하는 모모에게는 '진로심리검사의 종류'를, 적성과 흥미가 달라 고민인 모모에게는 '눈길 끄는 이 직업!을, 창직이 고민인 모모에게는 '창직의 요령'을,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싶은 모모에게는 '세계 이색 직업'을, 진로 찾는 방법이 궁금한 모모에게는 '진로의 팁을 얻기 위한 인터뷰 질문지'를, 공부습관을 만들고 싶다는 모모에게는 '새로운 습관을 개발하는 방법'을, 수행평가가 짜증나는 모모에게는 '수행평가 잘 받는 법' 등을 <희망샘 TIP!> 코너에서 자세히 알려준다.

 

이 외에도 누구나 하는 모모들의 다양한 고민들을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깊은 울림으로 모모들의 진로와 관련한 고민들을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꾸어 준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우린 모두 답을 알고 있어! 인생은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각자에게 어울리는 현명한 길을 찾아가는 과정인 거야. 고민을 해결하려면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해. 그리고 수많은 방법들 중에 하나를 사용해 보는 거야. 그게 안 되면 다른 것을 시도해보는 거지." 라고...

 

 

'진로'는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이고, 인생에 가장 중요한 고민 중 하나이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진로에 대한 선택은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앞날이 창창한 10대 청소년에게는 학업 만큼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어깨를 무겁게 누를 것이다. 이렇게 진로와 인생에 대한 고민으로 어깨가 무거운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매우 고마운 책이다.

 

책에 소개된 청소년들의 고민은 누구나 하는 고민이기에 그에 대한 솔루션 프로그램이나 서적이 넘치고 있다. 게다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이기에 그에 대한 대답도 보편적이다. 저자도 보편적인 대답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그러나, 보편적이라고 해서 그저 그런 책이 아니다. 그 보편적인 것이 진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진리지만, 저자만의 맛깔난 이야기는 폭풍 공감하면서 읽었고, 밑줄과 별표를 매 페이지마다 그리며 고개를 끄덕이고 심간에 새기게 했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의 말은 옆 집 개가 짓는다고 생각한다는데, 그 때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면 너무 너무 좋을 듯 싶다. 부모의 말은 잔소리지만, 저자의 이야기는 아이가 진심으로 공감하며 깨닫게 만들기 때문이다. 부모가 해줄 말을 저자가 멘토가 되어 진심어린 상담을 해주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와 싸우지 않아서 좋고, 아이는 잔소리? 듣지 않아서 좋다.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지루하지 않고, 술술 읽힌다. 보편적이지만 진리인 이야기들을 아이들이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저자의 능력이 부럽다. 책장에 꽂아 두고 아이가 고민이 있을 때마다 이 책을 펼쳐 볼 수 있도록 오래 오래 소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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