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조지와 마사 - 세상에서 가장 친한 두 친구 이야기 그림책은 내 친구 5
제임스 마셜 지음, 윤여림 옮김 / 논장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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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이 책은 20세기 고전이라고 불릴만큼 유명한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나만? 몰랐을까?ㅜㅜ

<다시 돌아온 조지와 마사>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두 친구'에 관한 이야기로 <조지와 마사>, <빙글빙글 즐거운 조지와 마사>에 이은 하마 캐릭터 시리즈물이다. 이 두 하마의 특별한 우정이 출간 후 열띤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두 개의 커다란 콧구멍, 툭 튀어 나온 앞 이빨로 숭둥이 같은 모습이 못생긴 하마 두 마리가 인상적인 그림이다. 커다란 기구 속의 바구니를 비좁게 만드는 거대한 두 하마~<다시 돌아온 조지와 마사> 라는데...

 

한번도 만난적이 없어서 '다시 올아온'이라는 제목이 무척 궁금하다. 조지와 마사의 인기가 대단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제목이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처럼 영웅을다룬 영화들이 속편으로 다시 만날 때 같은 기분이랄까?

 

<다시 돌아온 조지와 마사>는 말이 많지 않다. 왼쪽은 흰색 여백 안에 큼직한 글씨로 짧은 호흡의 문장이 있다. 오른쪽은 한 면을 그림으로 꽉 채운 48쪽의 얇은 책이다. 그림도 매우 단순하다. 배경이 많지 않고 두 하마의 모습으로 가득 채우고 있어서 하마의 육중한 무게가 실감나게 느껴진다. 저자 제임스 마셜의 두 하마는 내 눈엔 솔직히 귀엽지는 않다. 하지만, 조지와 마사의 짧은 대화 속에서 둘은 꽤 귀엽게 보인다.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위트와 사랑, 우정이 느껴져서 시크한 듯, 우아한 듯, 꽤 멋진 하마라는 생각이 든다.

 

조지와 마사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짧지만 부드러움과 위트가 있고, 강한 울림을 준다. 주저리 주저리 얘기하지 않아도 둘의 소중한 우정과 사랑을 담은 다섯편의 짧은 에피소드는 독자에게 강한 여운을 남긴다.

 

첫 번째 이야기 <상자>에서는, 상자를 "열지 마시오."라는 조지에 메모를 본 마사는 "난 함부로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아."라고 하며 "조금만 들여다보는 건 괜찮겠지."라는 자기 위안으로 상자를 열어 보게 되는데.....조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마사는 도둑이 제발 저리 듯 "난 함부로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는다고." 라며 시침 뚝....

 

두 번째 이야기 <다이빙대>에서는, 겁먹은 조지를 대신해 마사가 뛰어 내렸고, 튀는 물에 마사의 모습은 가려지고 대신 조지가 뛰어내린 듯 연출했다. 조지는 "오늘은 뛰어내릴 기분이 아니었어."라고 시크하게 한 마디 하고, 마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 번째 이야기 <장난>에서는 조지의 장난이 싫은 마사는 화가 났다. 조지는 마사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케익을 굽고 케익 상자 리본을 찾으러 간다. 조지는 케익 상자를 예쁘게 포장해서 마사에게 주는데...

 

네 번째 이야기 <일자리>에서는, 조지가 새 일자리를 얻어 만족했지만 방해하는 마사를 호되게 야단친다. 이에 마사가 "흥! 우린 친구인 줄 알았는데!" 라고 하자 조지는 중얼거린다. "휴, 마사 말이 맞았어.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다섯 번째 이야기 <책>에서는, 조지가 책을 읽는데 옆에서 마사의 부스럭 거림이 거슬려서 그 자리를 피해 조용히 책을 읽는다. 책 속에는 이런 글이 있다. "친구를 편하게 해 주는 마음이 중요하다.", "때로는 자기도 모르게 생각 없이 군다." 조지는 이 책을 마사가 읽어야 한다며 책을 주러 마사에게 가지만..."부스럭거렸던 거 미안해."라고 먼저 사과하는 마사에게 책을 내밀지 않고, 할말 있냐는 마사에게 조기가 말한다. "아, 아니, 그냥 나도 쓸쓸해서."

 

 

친구라는 존재가 때로는 거슬리지만, 쓸쓸할 때 같이 있고 싶고 허물을 덮어 줄 줄도 아는 조지와 마사를 보면서 아들녀석도 이런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고, 이런 좋은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녀석이 이 책을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조지와 마사가 투닥 거리다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아들녀석이 많이 공감할 것 같다. 얼마전 아들녀석이 친구랑 싸우고 와서는 그 친구랑 "이젠 안 놀거야" 라고 선언했는데..그 친구랑 다시 노는 모습이 조지와 마사의 우정 처럼 참 이뻤다. 매일 투닥 거려도 금새 잊고 다시 친하게 지내는 녀석의 우정이 부럽다. 이 순수한 마음이 오래오래 갔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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