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고집 이기는 대화법
박혜원 지음 / 아주좋은날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육아서를 꽤 많이 읽었다. 아이가 4살 때부터 매년 수 십권을 읽었다. 육아서를 읽는 동안 만큼은 정말 좋은 부모, 정말 훌륭한 부모가 될 거라고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그 결심은 작심삼일도 아닌 하루도 안 가 무참히 무너져 버리기만 했다. 유명한 전문가들의 육아방법도 평범한 주부의 성공한 육아 방법도 나에게는 무용지물인 것이다. 읽을 때만 고개를 끄덕일 뿐 막상 책을 덮고 나면 싹 잃어버리니 말이다. 그래도 육아서를 꾸준히 읽은 덕분에 지식은 많이 늘었지만 딱 그 뿐이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죽은 지식이기 때문이다.

 

죽은 지식이 쌓여도 계속 육아서를 찾는 건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내 아이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성품도 올바르고, 지혜롭고, 똑똑하고, 어떤 고난도 잘 혜쳐 갈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아들과 마주하게 되면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나의 이런 바램은 항상 물거품이 되고 만다. 아들이 고집불통은 아니지만, 가끔 혈압 올라가게 만드는 행동들 때문에 괴물로 변하는 나의 모습이 자연스워지는 것 같다. 아들이 커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고, 험한 말을 하게 되고, 매를 들게 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서 좋은 부모가 되려는 바램과도 더욱 멀어지고 있기에 또 다시 육아서를 찾고 있다.

 

 

아무리 혼을 내도 바뀌지 않는 아이!

<내 아이 고집 이기는 대화법>이 답!

 

이런 나에게 <내 아이 고집 이기는 대화법> 제목이 마음 속으로 훅~들어 왔다. 점점 괴물이 되어 가고 있는 나는 진심으로 간절하게 내 아이 고집을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아들녀석을 반드시 말 잘 듣는 순한 양으로 만들리라!' 라는 거대한? 포부를 갖고 책을 읽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은 엄청난 과오를 일으키는 착각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어리석은 부모라는 걸 저자가 하나에서 열까지 꼭꼭 짚어주는 말에 정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 수많은 육아서를 읽으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것을 저자가 너무도 감사하게 나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죽은 지식을 주는 육아서가 아닌 생생하게 살아있는 육아방침을 주어서 나와 아들의 관계에 아름다운 희망의 줄기가 보였다.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도 나는 아들에게 괴물이었다. 숙제를 안 내서, 숙제를 늦게 해서, 학원에 빨리 가야하는데 꾸물거려서, 가방과 옷을 벗어 던져서 등등...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내가 괴물로 변할 만큼 혼낼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그렇게 험한 말을 하며 악을 쓰며 녀석을 혼냈을까?

 

저자는 아들과 나의 관계를 너무나 잘 알고 이 책을 쓴 듯 하다. 위와 같은 상황 외에도 여러 상황을 실례로 들고 그에 대한 처방을 하고 있는데 그 예들이 딱 나와 아들의 이야기여서 놀라웠다. 우리 집과 너무나 비슷한 상황들이 폭풍 공감하게 만들었고, 내 아이 고집 이기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생생한 육아지침서였다. 아무리 혼을 내도 바뀌지 않는 아이에게 더 이상 괴물 엄마가 되지 않아도 되는 너무나 감사한 육아지침서이다.

 

 

내 아이 고집 이기는 대화법

'일단 정지' 그리고 '올바른 개념' 만들면 끝!

 

오늘도 꼼지락 대고, 열심히 한 숙제를 안 내고,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 왔지만 녀석을 혼내지 않았다. 저자가 알려준 대로 '일단 정지' 했다. 그리고 '개념'을 만들어 주었다. '시간은 지켜야 하는 약속, 숙제는 학생의 기본, 하교하면 엄마에게 전화'라는 개념을 짧고 굵게 알려 주었다. 물론, 녀석이 단번에 변할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고 저자는 당부했다. 그리고, 아이와 소통없이 어른이라는 힘의 논리로 아이의 기를 꺾지 말고, 올바른 논리와 언어로 '기본 개념'부터 차근 차근 가르치라고 한다.

 

저자가 알려 준 '일단 정지', '올바른 개념 만들기' 이 책의 핵심이다. '일단 정지'는 엄마가 나중에 후회할 수밖에 없는 행동을 막아주고, '개념 만들기'는 무의식적인 행동까지 좌우하며 아이의 행동이 저절로 바뀌게 하는 핵심 원칙이다. 행동에 대한 바른 개념을 만들어주면 분별력이 생기고, 이후에는 그 개념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개념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한 번에 한 가지씩, 짧게 말하기' 방법으로 잔소리 없이 간단 명료하게 바른 개념만 말하면 되는 것이다.

 

개념 만들기 위해 저자가 들어 준 예를 보자!

때리는 아이에게는 "때리면 안 돼"라고 하나만 알려 주면 된다. "엄마 대리면 안 돼", "연우 때리지 마", "동생 때리면 안 돼", "친구 때리지 마" 등 때리는 대상이 바뀔 때마다 일일이 지적하면 안된다. 아이가 때리는 행동 자체를 못 고치는 것은 생각이 없거나 고집쟁라서가 아니라, 때리는 행동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즉, '때려도 된다'는 개념이 있으면 손이 저절로 나가 때릴 수 있다가 된다. 따끔하게 혼낼 필요도 없이 "때리면 안 돼"라고 분명하게 말해서 개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저자의 핵심이다.

 

나는 이 핵심을 실천하려고 앞서 말한바와 같이오늘도 노력했다. 그 결과 신기하게도 아이의 행동이 이전 보다 더욱 부드러워졌다. 간단한 저자의 육아방법에 놀라는 시간이었다. 실천 방법은 간단하지만 일단정지와 개념 만들기의 힘은 엄청나게 강했다.

 

이 책은 유아기를 중심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지만, 어느 연령대에나 적용이 된다. 저자는 '고집쟁이도 지금부터 가르치면 된다'라고 하였다. 아이가 이미 잘못된 개념을 갖고 있다면 지금부터 가르쳐도 된다고 말이다. 화내지 말고 혼내지 말고 길게 잔소리하지 말고, 짧게 개념을 만들어주는 말만 반복하면 아이의 미래가 바뀐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구성도 너무 마음에 드는 <내 아이 고집 이기는 대화법>

 

총 5장 까지 구성 되었다. 자녀에게 어떤 개념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주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또한, 도덕성과 도덕적 판단력을 길러주는 양육방법들도 자세히 가르쳐 준다. 아이를 토끼(집중하지 않는 아이의 행동을 비유한 동물로 '토끼주의'라고 한다.)로 만들지 않는 훈육 방식과 아이와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도 구체적인 예로 보여준다. 또한, 매 오른쪽 페이지 마다 띠 모양 안에 핵심 문장이 요약 되어 있어서 이것들만 읽어도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한 눈에 들어와서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이 띠 모양 안의 글들만 기억해도 육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술술 읽혀서 너무 마음에 든다. 어렵지 않고,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고, 다양한 예들이 나의 현실과 너무도 비슷해서 공감할 수 있었던 점들이 매우 마음에 든다. 실천 방법도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죽은 육아 지식이 아닌, 살아있는 육아지식이어서 책을 덮어도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동안 수많은 육아책을 읽고도 여전히 소리치고, 험한 말을 내뱉었는데 이젠 진짜 나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책이다. 요 몇일 아들에게 소리 지르지 않은 내 모습이 너무 만족스럽다. 일단 정지하고, 짧고 굵게 개념 만들려고 노력하니 아들과 나 사이가 부드러워졌다. 물론, 하루 아침에 녀석의 행동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숙제 문제로 늘 목소리 높혔던 나 였지만, 지금은 녀석이 숙제는 자기 책임이라는 걸 조금씩 인식하고 있어서 목소리 커질 필요가 없어졌다. 이런 변화만으로도 나에겐 굉장히 큰 소득이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는 부모가 되어서 아이가 인생을 행복하게 즐길 줄 알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

 

 

책 속의 글 중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서 잘못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수를 자꾸 한다면 전반적으로 자기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가르치자.

아이들의 실수는 어린시절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저자는 부모가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자녀를 혼내는 것을 군대에서 고참이 신병을 혼내는 것과 비교했다.

'교육'과 '처벌'은 엄연히 다르고, 고통을 주는 것이 교육이 아니다. 아이가 신병이 아니듯, 엄마도 병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양육과 교육은 기다림이 필수

'일단 정지'는 엄마가 나중에 후회하 수밖에 없는 행동을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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