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의 말씀
스즈키 노리타케 글.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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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너~무 이뿌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실감나는 표정과 흰색부터 다양한 색으로 나타낸 배경도 너무 멋지다. 명화집의 느낌이 나는 고급진 화풍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이 그림 너무 멋지지?"를 매 페이지 마다 넘기면서 여러번 반복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그림책이다.

 

유아가 봐도 좋을 만큼 문장도 매우 짧고 운율이 있어서 입에 착착 붙는다. 운율과 유머 있는 문장으로 초등 아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 갔고, 이 책을 읽어 주는 나도 이 책의 매력에 흠뻑 빠져 읽었다.

 

이 책은 표지가 두 개이다. 겉표지를 두른 또 하나의 표지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같은 그림인데 이 책은 각각 다른 그림으로 두 개의 표지에 본문의 이야기를 숨기고 있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꽤 큰 마을의 <천만의 말씀> 이야기 이다. 주인공 남자 아이가 자신의 방 창문에 팔을 괴고 혼자 독백으로 이야기가 시작 된다.

 

나는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아이

나만 할 수 있는 거,

나한테만 있는 훌륭한 점,

그런 건 하나도 없는 그저 보통 아이.

 

그저 보통 아이는 코뿔소가 부럽다고 한다. 갑옷같이 생긴 멋진 가죽이 있어서..

그저 보통 아이 옆집에 사는 코뿔소는 "천만의 말씀" 이라며 갑옷이 무거워 죽겠다고 한다. 그래서 가볍게 뛰는 토끼가 부럽다.

이어서 토끼도 외친다. "천만의 말씀" 이라고..너무 잘 뛰어서 곤란하다며 커다란 고래가 부럽다고 한다.

고래는 어떨까? 역시 "천만의 말씀"을 외치며 땅 위에서 이것저것 내려다 볼 수 있는 기린이 부럽다.

고래의 말을 받은 기린도 역시 "천만의 말씀", 목이 길어 고생이라며 하늘을 나는 새가 부럽다.

새도 역시 "천만의 말씀", 아무도 덤비지 못하는 강한 사자가 부럽다.

그렇다면 사자는? 슬슬 책이나 읽으면서 뒹굴뒹둘 지내는 인간 아이들이 부럽다.

 

그제야 그저 보통 아이는 알게 된다.

 

천만의 말씀

자신에게 없는 건 잘 보이지만

있으면 있는 대로 요모조모 힘이 드는 법이야.

재미난 책을 이어서 좀 더 읽으려고 하면.....

 

 

 

(엄마가 외친다)이제 그만 전깃불 끈다~

 

요 마지막에 엄마가 외치는 부분에서는 딱 우리 집 모습이어서 아들과 함께 키득키득 같이 웃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속담이 있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책 속 남자 아이가 말한 것처럼 자신에게 없는 건 잘 보이고, 남이 가진것은 더 좋아 보여서 부러워 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심리일 것이다. 이런한 사람들의 심리를 저자는 멋진 그림과 유머 넘치는 글로 아주 잘 표현해 냈다. 아이가 보아도 어른이 보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작가는 그림 속에도 재미난 장치들을 숨겨 두었다. 남자 아이 방에서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숨어 있다는 걸 우연히 발견하고는 매 페이지를 넘기며 다른 재미있는 장치들을 녀석과 함께 찾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책의 맨 뒷장에 <찾아보아요!>라는 작은 멘트로 책 속에 숨어 있는 장치들을 찾아보라고 5개의 문제를 던져두었던 것이다. 우리는 <찾아보아요!>를 보기 전에 이미 그런 장치들을 찾으며 책 장을 넘긴터라 저자의 비밀을 캐낸 듯한 짜릿함도 느꼈다.

 

멋진 그림과 유머가 적절히 들어 간 운율이 있는 스토리가 퍼펙트한 그림책이었다. 오랫만에 초딩 아들이 읽어도, 내가 읽어도 너무 좋은 그림책을 만나 기분좋았다. 눈잉 호강하고, 기분도 좋게 만든 <천만의 말씀>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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