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밍의 신기한 붓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26
카테리나 찬도넬라 글.그림, 나선희 옮김 / 책빛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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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힘을 판타지형식으로 보여주는 그림책

 

아이가 또래나 형 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이 쓰지 않는 언어들을 배워 오곤 한다. 특히, 욕설 같은 나쁜 말들도 배워서 오늘 이런 말을 들었다며 나에게 해주는데 참 놀라웠다. 초2 밖에 안 된 녀석들이 욕설을 자주 한다는 사실에 참 난감하기도 하다.

 

하지만, 내 아이만은 예쁜 말을 썼으면 하는 바램으로 '바른 말'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그래서, 말과 관련한 여러 속담들을 얘기하며 말의 중요성을 강조 하는데, 다행히도 녀석은 욕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얘기해서 그런건지, 내 앞에서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녀석이 되도록이면 욕을 안 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이쁘다.

 

요즘 아이들의 언어는 욕설이 빠지면 말이 안 된다고 하는데, 이 책이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은 의미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들녀석에게도 교훈을 주는 책이 될 것이다.

 

주인공 밍밍이 신기한 붓으로 글자를 쓰면 그 글자들이 살아 움직여서 주인공과 독자를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그림책이다.

판타지 세계에서는 욕이 왜 나쁜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글자는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 있어." 라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언어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저이자 작가이다. 이런 시절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서 많은 시간을 해외에서 살았던 경험 덕분에 중국, 인도 등 아이사의 다양한 문화를 소재로 그림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 또한 중국을 배경으로 하여 중국의 전통 문화인 '서예'를 중심으로 판타지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서예가 중심이어서 그림도 수묵화에 채색을 하였다. 그런데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일본풍의 느낌이 더 많이 난다. 중국와 일본의 화풍이 짬뽕이 된 듯하여 살짝 국적이 애매하게 느껴졌지만, 국적을 떠나 화풍만 본다면 아시아만의 낌이 나는 신비스러운 화풍이 이야기와 잘 어울려서 굳이 국적을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밍밍의 신기한 붓

 

유명한 서예가의 딸인 밍밍은 아버지와는 다르게 글자가 삐뚤빼뚤하다. 서예가의 전통을 잇기를 바라는 밍밍의 아버지는 그런 딸에게 실망이 크다. 어느 날, 밍밍은 우연하게 신기한 붓을 얻게 되는 데 붓으로 '대나무 죽'과 '용 용'자를 쓰자 글자들이 살아서 움직인다.

밍밍은 용을 타고 글자들이 살고 있는 세상으로 여행을 하게 되는데...

밍밍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 서예가의 길을 가게 될까?

결론은 해피앤딩이니 읽어 보시길..^^

 

 

요즘 일상에서 쉽게 접해보지 않은 서예를 주제로 전통의 대를 잇는 것과 언어의 소중함, 그리고 밍밍의 성장통을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아빠는 아이에게 글씨 좀 예쁘게 쓰라고 잔소리 하지만, 밍밍은 애를 써도 예쁘게 쓰지 못해서 속상해 하는 마음이 나와 내 아이를 보는 듯 해서 반성했다. 녀석도 예쁘게 써서 칭찬 받고 싶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속상했을 텐데 말이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내가 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 적어 보았다. 이 글을 아들녀석의 심금에 새겨두고 싶다.

 

"밍밍아, 여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란다. 사람들이 생각을 통해 써 내려간 글자가 생며을 갖게 되는 곳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생명체들은 밍밍처럼 아직은 글씨 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만들어 낸 거란다. 이렇게 글자는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네 아버지를 빼고는 이제 더 이상 서예에 일생을 바치는 사람이 없어. 그래서 우리들의 세상이 사라져 가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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