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대장 조 - 세상을 울고 웃긴 조셉의 진짜 이야기 딱따구리 그림책 11
캐슬린 크럴.폴 브루어 글,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김난령 옮김 / 다산기획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방귀 연주로 세상을 울고 웃긴 따뜻한 이야기

 

낮게 혹은 높게, 부우웅, 뽕뽕뽕~

부드럽게 혹은 요란하게, 뿌우웅, 뿌와왕~

달콤하게 혹은 톡 쏘게, 뿌잉뿌잉, 피융피융~

 

방귀소리가 이렇게 우아한지 몰랐다. 방귀소리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걸 생각도 안 해봤다. 특히, 방귀 소리가 '달콤하다'라는 말과 어울릴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방귀로 연주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지나가는 글로 읽은 적이 있다. 그 글을 보면서 세상에는 진짜 별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그냥 의미 없이 지나쳤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 그림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궁금해졌다.

왜? 방귀로 음악을 연주하게 되었을까?

어떻게? 방귀로 연주를 할 수 있지? 정말 가능하기나 한걸까?

 

이성적으로는 지어낸 이야기 일거라는 편견에 주인공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방귀가 웃음을 줄 수는 있으나 이렇게 당시 유럽인들에게 열광적일 만큼은 아닐거라고 생각했기에 분명히 지어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작이 아닌 실화가 정말 맞았다. 책 후반부에 <앙코르> 코너에서 4페이지에 걸친 방귀대장 조에 대한 인물 설명을 읽고 서야 "아~정말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구나~"라고 공감했다.

 

주인공 조셉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자신이 장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조셉은 엄청난 훈련과 연습을 거쳐, 괄약근으로 공기를 빨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밖으로 뿜어내면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조셉의 이런 신기한 능력은 아무리 들어도 여전히 믿기지 않을 만큼 정말 신기하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잘 알고 그 능력을 직업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상상이 쉽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홉 명이나 되는 자녀들이 있었다. 나도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많은 식구들을 책임지기 위한 주인공의 피 나는 노력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이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자녀와 주변사람들을 재미있게 해 주려고 시작했는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직업이 되었고, 파리 물랭루주에서 공연할 만큼 예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된 주인공의 모습에 감동의 박수가 절로 나오게 된다.

 

 

명화같은 그림과 주인공의 따뜻한 성공 신화 이야기

 

뽀오옹~뽕~!

뿡빠라 빠빠 풍팡퐈!

휘~리리리~뽕! 에~취취취~뽕!

탕, 탕~뽕! 퍼엉~뽕!

멍멍~뽕! 꼬꼬댁~뽕! 개골개골~뽕!

뿌우욱~뿡, 뿍~뿡~!

 

이 책에는 이처럼 다양한 방귀소리가 등장한다. 방귀소리는 음악처럼 입에 착착 붙어서 재미가 있다. 방귀소리의 다양한 소리만으로도 웃음과 상상을 주는 그림책이다.

유명한 화가의 그림같은 고급진 화풍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매우 우아하게 만들어 준다. 방귀라는 소재는 자칫 이야기가 가벼울 수 있는데, 고급진 화풍으로 이야기에 더욱 진지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

조가 방귀를 뀔 때 악보, 꽃, 별, 불 같은 그림으로 묘사 되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고 주인공 조가 진정한 예술인임을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이다.

 

방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객석 여기저기서 움찔움찔, 키득키득거리더니

관객들은 꾹 참았던 웃음보를 터트리고야 말았어.

"푸하하! 깔깔깔!"

급기야 비명까지 질러댔어!

"꺅! 꺅!"

 

이렇게 <방귀대장 조>는 내레이션 처럼 말하 듯 제 3자의 입장에서 주인공의 삶을 이야기한다. 입말체를 써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하여 포근하고, 재미가 있다. 옛날 이야기를 들을 때면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빨리 빨리를 재촉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도 그러하다.

 

이렇게 고급진 그림과 입말체의 문장이 잘 어우러져서 주인공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었다. 방귀를 하찮은 재주라고 여겨 챙피하거나 우습게 생각했었다면 주인공을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주인공의 삶을 보면서,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내 아이만의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되었든 자신만의 꽃을 활짝 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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