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꼭꼭꼭 모두가 친구 33
김인자 글, 조아름 그림 / 고래이야기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을 펼치면 주인궁 남자아이 규현이와 엄마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보인다. 엄마는 천사 같은 얼굴인데 규현이는 스쿤둥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가자고 하는 듯 하다. 이어 한 장을 넘기면 <사랑해, 꼭꼭꼭> 제목과 환자복을 입고 눈을 감은 채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얼굴과 근접해서 보고 있는 규현이가 보인다.

 

이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장에 "쿵!" 이라는 큰 글자 하나와 쓰러진 엄마의 모습, 그리고 휴대폰 가게를 등지고 쓰러진 엄마를 어리둥절하게 보고 있는 규현이...

 

구급차가 엄마를 데려갔어요.

 

 

그리고

엄마가

집에 오지 않아요.

 

이 때 부터 코 끝이 찡하다. 아니, '쿵' 이라는 글자를 본 순간 부터 찡했다. 글씨가 많지 않다. 담백하게 써 내려간 짧은 문장 만으로도 모든 것이 충분했다. 따뜻하고 부드럽게 채색된 화풍과 화면을 꽉 채운듯 한 인물들의 모습이 마냥 슬프지만 않아서 더욱 마음이 아렸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진 주인공 규하의 엄마는 오랜 시간 병상에서 잠을 잔다. 그로 인해 규하의 가족은 매일 병원에 가고, 엄마의 병상을 지키게 된다. 규하는 엄마가 빨리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 본다.

"선생님, 맨날 맨날 잠만 자는 잠꾸러기 엄마는 어떻게 깨워요?"

규하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아빠에게 전한다.

"아빠! 엄마 손바닥 누르면서 엄마한테 '사랑해'하고 세 번만 말해.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대."

 

이후 가족은 매일 엄마의, 와이프의, 며느리의 손바닥을 꼭꼭꼭 세 번 누르면서..

 

"사랑해, 엄마."

"사랑해, 여보."

"사랑헌다, 에미야." 라고 말한다.

 

백 번째 되는 날, 기적이 일어났다. 엄마의 입술이 조금씩 움였다.

 

사랑해, 규하야.

사랑해, 여보.

사랑해요, 어머니

 

저자는 뇌출혈로 쓰러진 친구를 위해 날마다 계양산에 올라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 남편과 저자는 친구의 손바닥을 꼭꼭곡 세 번 찌르며 '사랑해, 꼭꼭꼭'을 백일 동안 날마다 했다. 그리고 백 일째 되는 날 친구는 기적처럼 깨어났고, 이후 회사에 다니며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다.

 

그래서일까?

스토리의 이야기가 너무 너무 공감이 된다. 내가 이 책속의 엄마라면....

사랑하는 남편 어떻게 하지?

그리고, 세상에 하나 뿐인 내 새끼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코 끝이 찡하고 눈물이 찡했다. 구구절절한 글도, 슬픔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문장도, 눈물을 흘리는 그림도 없지만 너무 너무 슬프다. 마지막에 일어난 기적이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정말 기적이 일어난 것 처럼 기쁨의 코 찡긋, 눈물 찡긋했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

 

'사랑해, 꼭꼭꼭.'

마음과 정성을 다하면

기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저자의 이 마지막 글이 세상에 정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희망의 빛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비춰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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