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 속엔 뭐가 숨어 있을까?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46
마리 프랑신 에베르 글, 기욤 페로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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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기다리는 모두의 소망과 사랑을 담은 책

 

이 책은 볼록한 엄마 배 속의 아기를 기다리는 모두의 소망과 사랑을 담은 책이다. 볼록한 엄마 배를 보며 가족과 주변에서는 '엄마 배 속엔 뭐가 숨어 있을까?' 라며 각각 동상이몽을 꾼다.

창밖의 새는 무서운 고양이를, 고양이는 통통하게 살찐 생쥐를, 동그란 공은 같이 놀 친구인 동그란 공을 상상한다. 아들은 같이 축구를 할 남자아기를, 딸은 인형 같은 여자아기를, 할머니는 엄마의 보조개와 아빠의 순한 눈빛을, 할아버지는 대머리만 아니기를 바라며 아기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이렇게 아기를 빨리 만나고 싶어하는 모두의 설레임과 축복 속에서 아기가 태어나게 되고 각자 상상한 모습은 아니지만 아기의 탄생에 모두들 이렇게 감탄할 뿐이다.

"우리 아기......"

 

 

여기, 내가 있어요!

밖에 아무도 없나요?

 

이 책의 표면상 주제는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는 모두의 소망과 사랑을 담았지만, 이야기가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주제가 있다. 바로 아이와 자녀 또는 아이와 세상간의 '의사소통'이다.

모두가 엄마 배 속에 무엇이 있는지 동상이몽을 꾸고 있을 때, 엄마 배 속의 아기는 각각의 대상에게 종알종알 대답을 하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다. "여기, 내가 있어요! 밖에 아무도 없나요?" 라고 소리치지만 그 누구도 아기의 물음에 대답없이 각자 생각하는 것만을 얘기한다.

 

사람의 뇌는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선택하는 선택적 사고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잘못된 정보를 뇌에 저장하기도 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기도 하다. 이 책의 엄마 배 속 아기의 경우가 그렇다.

엄마 배 속의 아기는 "정말 못 참겠어요! 나는 나라고요! 모두 알겠어요?" 라며 크게 소리치지만 그 누구도 아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딴소리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야기, 두 가지 주제

 

엄마 배 속의 아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이 매우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이 된다. 아기 탄생을 기다리는 모두의 소망과 축복, 그리고 아이와의 의소소통 이라는 두 가지 주제가 훌륭하게 잘 버무려진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일러스트와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문장을 아이와 함께 읽다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초2 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서 조금 과장되게 녀석의 탄생 비화를 얘기했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꿈을 꿨는데 바다가 쩍 갈라지더니 엄청나게 커다란 황금물고기가 엄마 배 속에 들어 왔어. 그리고 네가 태어난 날에는 하늘에서 금빛 찬란한 햇살이 쫘~악 펼쳐지면서 선명한 오색빛깔 무지개가 떴었어." 라면서 말이다.

녀석은 거짓말이라며 100프로 믿지 않은 듯 했지만, 표정만은 사실이기를 바라는 듯 엄청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 녀석의 모습에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이 많다. 일단 아이의 말을 같은 눈높이에서 따뜻한 눈으로 들어 주어야 겠다는 결심과 가끔은 아이를 위해 기분 좋은 거짓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좋은 거짓말로 세로토닌 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아들녀석의 뇌에서 마구 나오게 하고,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의 따뜻한 눈맞춤은 녀석의 자존감을 UP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건 책이 주고자 하는 의미를 억지로 전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훌륭한 일러스트와 사랑 가득한 문장 속에서 저절로 아이의 자존감을 높혀주고 있다. 글밥이 많지 않아서 6~7살 아이가 혼자 읽어도 좋지만, 아들녀석 처럼 초등 저학년 부터 고학년까지 읽어도 좋은 책이다. 물론 성인이 읽기에도 너무 좋은 책이다. 그만큼 책이 주는 의미가 좋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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