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파스가 뚝
헤이즐 허친스 글, 듀산 페트릭 그림, 정명숙.이진영 옮김 / 아이위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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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인공지능 시대, 4차 산업혁명 이란 단어가 매일 들린다. 기계치인 나는 저런 단어들을 아무리 들어도 낯설기만 한데 세상은 익숙한 듯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 사실 나는 빛의 속도로 변하는 과학이 그리 달갑지 않고 두렵다. 왜? 기계치니까? 구세대인 나는 이런 과학의 발전에 익숙해지지 않아도 지금까지 잘 살아 왔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삶의 방식을 고집하며 살아도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미래를 살아갈 내 아이는 그럴 수가 없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세상인 만큼 내 아이도 그 속도에 맞춰서, 아니 한 발 앞서서 적응해야만 미래를 살아가는 데 문제 없기 때문이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란건 자명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가 될 수 있을까?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등의 단어와 함께 창의융합 이란 단어도 이슈이다. 바로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가 창의융합형 인재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식을 혼자 알고 있는 것 만으로 살기 힘들어 지는 것이다. 알고 있는 지식을 다방면으로 융합하여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하는데,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

정답은 아니지만 '독서'가 많은 해답 중의 하나로 가장 많이 거론 되고 있기에 독서나 토론이 열풍을 불고 있다고 생각하다. 그와 더불어 입시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에 더욱 관심이 높을 것이다. 나 또한 많은 육아서들을 읽으면서 독서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좋은 책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창의융합적 사고란 이런 것

 

'창의융합적 사고란 이런거야' 라고 보여주는 정말 좋은 예쁜 그림책을 만났다. 이 책은 캐나다 아동도서협회 '2016베스트 북 선정', 온타리오 도서관협회 '베스트 도서TOP10'에 들어 갔다고 하니 일단 좋은 책이라고 믿어도 좋다. 또한 저자와 일러스트 작가는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거장이라며 출판사에서 대놓고 자랑하고 있으므로 100점 중 90점은 따 놓았다고 보여지는데, 내가 읽은 평점은 100점 이상이다. 일반인인 내가 봐도 정말 훌륭한 작가들이 만나서 좋은 그림책을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는 그림책 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독자연령층이 유아로 되어 있지만 절대 유아들만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림이 있고 글밥이 적다고 해서 무조건 유아층이라고 단정하는 건 어패가 있는 것 같다. 글밥이 적어도 그림이 많아도 그 안에 담고 있는 스토리가 어른을 위한 것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렇다. 유아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쉽고 재미있지만, 아동이 읽기에도 너무 좋은 그림책이다.

 

주인공 에반은 새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지만, 갈색이 부러지고, 색깔 하나가 없어지고, 크레파스가 문드러지고, 점점 작아질 때마다 에반은 각각의 문제들을 새로운 사고로 그리기를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부러졌기 때문에 두 개가 되고, 없어졌기 때문에 색을 섞어 만들 줄 알게 되고, 문드러졌기 때문에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고, 종이가 벗겨졌기 때문에 재미있는 그림들이 그려진 것이다.

 

이러한 주인공 에반의 모습을 초2 아들녀석이 매우 흥미있게 보았다.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들녀석은 "엄마, 이 책 꽤 재미있는데?" 라며 에반의 그림을, 에반의 행동을 유심히 본 것이다. 녀석이 에반에게서 무언가를 분명이 느꼈을거라고 생각되는 모습이었다.

 

내가 아이에게 주고 싶은 교훈 중에 하나가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새로운 사고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부모들도 같은 바램일거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말로는 절대 설명할 수 없고 직접 체험을 통해 느껴야 하는 교훈이다. 그래서 이 책이 너무 너무 좋다. 주인공 에반의 행동을 보면서 아이가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다.

 

억지로 교훈을 주는 책은 그다지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교훈을 주기 위해 아들에게 책을 디밀면 녀석은 대번 알아차리고 대충 읽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은 억지로 교훈을 심어주지 않는다. 재미있게 읽다 보면 아이 스스로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스스로 자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해서 이 책을 완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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