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담은 집 한옥 - 옛사람들의 집 이야기 우리 고전 생각 수업 6
노은주.임형남 지음, 정순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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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한옥이 참 좋다. 특히, 넓은 마당에서 아이와 강아지가 맘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한옥이 좋다. 현대는 빌라나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형태이다. 빌라든 아파트든 마당이 없기는 마찬가이고, 어느 집이나 구조가 똑같아서 굳이 옆집을 구경하지 안아도 된다. 이렇게 똑같은 구조의 집을 닭장처럼 만들어서 높이 쌓았을 뿐인데, 왜 한옥보다 아파트의 인기가 높은지 아이러니다.

 

물론, 인구의 증가로 단체 집단이 만들어 지고 기득권이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풍경이긴 할 것이다. 나 또한 아이 학업 때문에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아이가 독립하면 자연속의 마당이 넓은 한옥집에서 살 계획이다.

 

 

한옥에 대한 편견을 깨 주는 <생각을 담은 집 한옥>

 

한옥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아들녀석의 꿈이 건축가여서 우리의 얼이 담긴 한옥을 알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스콜라의 <생각을 담은 집 한옥>을 보았다.

 

나는 한옥의 예쁜 모습만 보고 막연히 동경했지만, 막상 살라고 하면 불편하다는 생각부터 드는 것 또한 한옥이다. 그래서, 정통 한옥보다는 현대의 건축기법이 합쳐진 현대식 한옥을 선호한다.

 

그런데 저자의 기획 의도를 보고 살짝 놀랐다. 나 처럼 한옥의 겉모습만 보려는 우려때문에 이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한옥이 얼마나 깊은 생각을 담고 있는지, 우리의 마음을 편안히 쉴 수 있게 해 주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다면서 말이다.

 

집을 보면서 집안 사람들의 성격까지 읽을 수 있다니, 한옥은 들여다볼수록 참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둘려주는 것 같아요.(77쪽)

 

라는 저자의 말에 우리 한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책을 읽으면서 집에 대한 조상들의 생각과 지혜에 감탄에 감탄을 했다. 한옥은 단순히 의식주 중의 하나가 아닌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자연을 존중한 조상들의 지혜가 있고, 집과 사람이 가족과 같은 의미가 한옥에 담겨있는 것이다.

 

 

조상들의 지혜와 옛 것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생각을 담은 집 한옥>

 

이 책은 <우리 고전 생각 수업> 시리즈 중 6번째로 옛 것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이 더욱 단단하고 풍요로운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제작한 시리즈라고 한다. 우리 것을 모르고 남의 것만 배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제작의도가 맘에 드는 책이다.

 

스콜라의 지식책들을 전부 본 건 아니지만 내가 만났던 스콜라의 책들이 매우 훌륭해서 이 책도 기대했는데 역시 이 책도 잘 만들어졌다. 초등 중고학년이 보기 좋은 글자의 크기와 배치도 괜찮고, 적절한 그림과 실사도 마음에 든다. 글밥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구성과 따뜻한 문체여서 지루하지 않게 옛이야기 읽듯이 술술 읽었다.

 

건축가 부부인 저자는 고전을 읽는 것은 어렵지만, 전국 방방곡곡의 한옥들을 만나면서 조상들의 생각과 지혜를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직업이 건축가이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럽기도 하다. 한옥마을이나 민속촌 같은 곳을 가서 집을 보면 '옛날에는 이런 곳에서 살았구나~!' 라고만 생각하고 한번 쓰~윽 흩어보는 것이 끝인데...저자는 한옥의 입구 부터 그 집 주인의 생각과 마음을 먼저 읽는다고 하니 배워야 할 점이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한옥에 대한 사전적 의미 뿐만아니라 집이 지어진 배경, 집 주인의 생각 들을 써내려 가서 독자로 하여금 한옥에 담겨진 의미를 깨닫게 한다. 이 책의 차례를 보아도 알겠지만 집의 형태에 따른 분류가 아닌 '생각을 담은 집'을 주제로 목차가 구성 되었다. 생각을 담은 집, 이름이 붙은 집, 여자를 위한 집, 신들이 사는 집, 집 밖의 집 등등...

집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구성이라고 생각된다.

 

"한옥은 사랑채, 안채, 행랑채, 곳간, 뒷간 등 따로 따로 나위어 각자가 독립적인 공간이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옛사람들은 그 각각의 공간마다 의미를 두고 잘 가꾸었어요. 단순히 집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정도가 아니라 집도 거의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할 정도였지요. 집을 그냥 건물로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가족처럼 생각했다고나 할까요. 심지어 터를 잡고 집을 지을 때는 보이지 않는 신들까지도 함께 모시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표적인 것이 집의 운수를 관장하던 성주신, 핏줄을 만들어 주신 조상신, 아이를 만들어 주시고 키워 주시는 삼신,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 집터를 관장하는 터주신...."(이하 줄임, 101쪽)

 

'신들이 사는 집' 에서는 여러 신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옛날 이야기처럼 재미있다. 특히 저자가 가장 무서워한다는 '뒷간신'에 대한 이야기는 무서우면서도 신기하다.

 

주제는 '한옥'이지만, 한옥 하나로 조상의 삶과 얼, 역사적 배경 등등 까지 이어져 사고의 폭을 확장시킨다. 아이의 꿈이 건축가라면 건물을 지을 때 어떤 마음이어야 할 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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