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마운 인생 수업 모두가 친구 22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지음,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임은숙 옮김 / 고래이야기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이 이쁜 그림책

 

아들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 오기는 했지만 예쁜 그림이 더 눈에 들어 왔다. 알고보니 다수의 상을 수상한 격력이 있는 작가라는 사실..역시 상은 아무나 받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ㅎㅎ

 

표지의 그림은 아침, 점심, 저녁 중 언제 같냐고 아들에게 물으니 저녁이라고 대답한다. 나는 아침이라고 생각했는데 녀석의 말을 듣고 보니 저녁같기도 하다는..ㅋㅋ

 

이 책은 텍스트가 배경음악 역할을 하는 듯 하다. 페이지 마다 호흡 짧은 문장이 한 줄에서 두 줄 정도로 페이지 하단 조금 차지하고, 그림이 페이지를 꽉 채우고 있다. 붓의 터치감이 느껴지는 화풍에 매우 고급진 칼라로 칼라에 대한 안목을 한 단계 높힐 듯 하다. 정성들인 한 장면 한 장면의 그림 속에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장을 먼저 읽은 후 아들녀석에게 그림을 읽어 보라고 했더니 귀찮아 하면서도 몇 장면은 잘 얘기한다..ㅋㅋ

 

 

인생의 선배들이 들려 주는 참 고마운 인생 수업

 

아빠는 내게 꾹 참고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고 알려 주셨어요.

엄마는 기다리는 게 늘 좋은 건 아니라고 얘기해 주셨죠.

 

아빠 엄마가 무얼 말하는 것 같냐고 녀석에게 물으니...

"기다려야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어요.." 라고 말하는데, 엄마의 말은 생각하기 귀찮은지 모르쇠이다. ㅜㅜ

"잘 읽은 열매를 따지 않고 기다리면 어떻게 될까?" 라고 물으니 그때서야 조금 이해하는 듯 고개를 끄덕 끄덕..

 

할머니는 늘 말씀하세요. "일분일초도 소중한 거야."

할아버지는 말씀하시곤 하죠. "느긋하고 편하게 사는 게 정말 좋은 거란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왜 이렇게 얘기했을지 물으니, "일초가 없으면 일분이 없고, 일분이 없으면 한 시간도 없잖아요."라며 큰 소리치는 녀석..ㅎㅎ 하지만 할아버지의 말은 녀석에게 아직 어려운 듯 이해를 잘 못한다.

 

옆집 아주머니한테서는 다른 사람 얘기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어요.

고양이와 함께 있으면서는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을 때가 있다는 걸 알았지요.

 

이 글도 초2인 아들녀석에게 조금 어려웠다. 귀 기울여야 한다는 건 알지만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을 때가 있다는 건 상상이 안 된다는 녀석이다. 그래서 그림 속의 주인공 기분을 물었더니 주인공이 기분 좋아서 고양이랑 있다고 말한다.

나는 "아마도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누구도 만나기 싫고, 말하고 싶지 않아서 나무위에 올라가 도심을 바라 보는 것 같은데? 그래도 혼자면 외로우니까 고양이와 함께 한 것 같아." 라고 했지만 녀석은 여전히 이해 불가이다..ㅎㅎ

 

삼촌은 규칙이라는 것은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 정한 것이라고 알려 주셨어요.

승부에서는 지더라도 깨끗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삼촌한테서 배웠죠.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서 자기 책임을 다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내가 이기는 걸 정말 좋아한다는 것도 축구를 하면서 알게 되었지요.

 

이번에도 그냥 안 넘어가고 녀석에게 말했다. "만약에 팀 안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모른채 모두들 슛만 쏘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라고 했더니 "당연히 게임에서 지겠죠." 라며 무슨 이런 질문을 하냐는 듯 귀찮아 하는 녀석..

승부욕이 강한 녀석에게 한 마디 더 했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것이 더 중요한거야. 시합에서 졌을 때는 패배를 인저하고 상대에게 축하의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멋진 사나이야. 엄마는 내새끼도 그런 멋진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이웃집 형을 보며 모험이 더는 두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모는 늘 이렇게 말하죠. "앞으로는 말썽 피우면 안 돼."

 

높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는 모습은 내가 보았을 때 무척 걱정스러워 보였다. 그래서 또 한 마디 했다.

"이웃집 형을 보며 모험이 두렵지 않았지만, 이모는 왜 말썽 피우면 안 된다고 했을까? 엄마가 봤을 때 네가 정말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모험해도 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될 것 같은데 도전하는 모험은 무모한 짓이라고 생각해. 우리 아들이 무조건 따라하기 보다는 판단을 잘했으면 좋겠어. 판단이 어려울 때는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고."

 

가게 아저씨에게서 주변의 작은 것들도 눈여겨 보는 법을 배웠어요. 어떤 것들은 정말 아름답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사촌형을 보면서 보기 흉한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 글을 읽고 학교 가는 길에 네가 본 것들이 무엇이 있냐고 물었더니, 놀이터, 나무, 친구들이 있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녀석에게 미션을 주었다. "내일 학교 가는 길에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10개만 기억해."

 

고모는 내가 언제나 원하는 대로만 할 수는 없다는 걸 가르쳐 주셨어요.

하지만 버스 기사 아저씨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네가 정말로 원하는 게 있다면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단다, 얘야."

 

성격 급한 녀석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당장 갖고 싶어하고, 원하는 것을 갖게 되면 오두방정을 떨다가 금새 시들해지곤 한다. 그래서 요 인생수업은 녀석이 꼭 기억했으면 싶다.

 

형과 함께 언덕을 오르면서 힘들어도 참아 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내리막길을 정말 신나게 내려오는 법도 배웠죠.

 

요 인생수업도 녀석에게는 조금 어렵기에 나의 부연 설명이 필요 했다. 언덕을 오를 땐 땀 뻘뻘 흘리며 오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힘든 걸 참고 오른 주인공은 신나게 내려오는 맛을 봤다고..그리고, 언제나 정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리막길도 있다는 걸 기억하고 다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학교에서는 내가 그저 많은 아이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죠.

그렇지만 우리 집에서 나는 아빠가 말씀하시듯 '이 세상에 딱 하나뿐인 아주 특별한 아이'라는 것도 알고 있답니다.

 

요 인생수업은 녀석이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자신있게 말했다. "학교에서는 다 똑같지만, 집에서는 엄마, 아빠가 제일 사랑하는 특별한 아들이예요." 라고...

 

나는 많은 걸 배웠어요.

사촌누나는 내게 틈만 나면 말해요. "네게 가르쳐 줄 게 정말 많아."

 

그래서 나는 모두에게 꼭 말하고 싶어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말도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운 거예요.

 

마지막 문장은 아들녀석이 읽게 했다. 늘 감사할 줄 아는 아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인생 선배로서 할 말이 참 많은 그림책

 

페이지 마다 녀석에게 해 줄 말이 정말 많았다. 나 또한 인생 선배이기에 많은 말을 하게 만든 책이다. 사촌누나가 "네게 가르쳐 줄 게 정말 많아." 라고 한 것 처럼...

페이지에 나오는 한 구절 한 구절 모두 아들녀석의 마음에, 뇌리에 못 박히듯 박혀서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이 세상은 혼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녀석이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