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집의 암호 즐거운 동화 여행 55
임정순 지음, 이소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령집의 암호>라는 제목 뒤로 귀신인듯? 아닌듯?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와 할머니가 무서워 도망가는 세 아이는 신난 표정이다.

가문비어린이의 즐거운 동화 시리즈 55번 째인데, 표지 주인공들의 표정만으로도 즐거운 동화여행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저학년 아이들 눈높이의 동화책이지만, 166페이지의 제법 많은 분량으로 그림보다는 텍스트가 많아서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아이라면 읽기 힘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학년 아들녀석이 한 번 펼치더니 87페이지 까지 집중해서 읽고, 다음 날 나머지 페이지 까지 딴 짓 안하고 읽고 나서는 "다~읽었다~!" 라며 뿌듯하게 외쳐서 기특했다. 만화책을 주로 보는 녀석이 동화책을 이렇게 집중해서 읽은 건 정말 오랫만이어서 나 또한 엄청 뿌듯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뒤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고 사건이 어떻게 이어질지 추리하면서 읽는 재미가 더 했던 동화책이다. 그림 보다는 텍스트가 많아 걱정도 되었지만, 내가 재미있게 읽었기에 아들 녀석도 재미있게 읽을 거라고 기대하긴 했는데 이렇게 내 예상이 맞아서 어찌나 기쁘던지..ㅎㅎ

 

 

재미와 감동을 주는 <유령집의 암호>

 

만화책만 보던 아들 녀석이 이렇게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재미와 감동이다.

의문의 할머니, 이상한 소리, 비밀결사대, 아지트, 보물, 유령, 암호 등 소재 부터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고, 추리형식으로 풀어가서 끝까지 재미를 놓치지 않고 흥미를 갖고 읽게 된다. 거기에 결손가정, 왕따, 부모의 다툼 등 요즘 현대 사회의 문제 되고 있는 교실 풍경과 가정의 모습을 다루고 그 속에서 자연스런 감동을 이끌어 내고 있어서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 푹 빠져서 읽을듯 하다.

 

새로울 것도 없는 평범한 일상속에서 저자는 흥미있는 소재들로 요즘 현대 사회 문제 등을 추리형식을 통해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부모가 맞벌이여서 늦은 시간까지 혼자 있는 날이 많지만, 부모의 일을 이해하고 자립심이 있는 정의에 불타는 밝은 성격의 주인공 제나..

호기심 많은 개구쟁이지만 의리있는 제나의 짝꿍 범도..

교통사로고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덩치 큰 다래..

다래를 괴롭히지만, 부모의 잦은 다툼으로 마음의 상처가 있는 마리..

 

그리고, 사건의 발단이 되는 표지 속의 할머니...

매우 괴팍하고, 깐깐하다. 제나는 할머니 집에 세들어 살면서 괴팍한 할머니가 너무 무섭고 싫다. 하지만, 제나도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생전에 잘 하지 못해 마음이 아렸는데, 괴팍한 할머니를 보면 외할머니가 떠올라 왠지 안쓰럽고, 잘 지내고 싶어하는 마음도 든다.

알고보니 할머니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는데...과거에 끔찍이 사랑하던 손녀를 교통사고로 잃은 후 충격으로 아들내외는 미국으로 떠나고 할머니 혼자 남게 된 것이다. 손녀 사고 전에는 인정이 많았는데, 사고후 괴팍한 할머니가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마음 한 켠에 아픔과 사연이 있고, 그 아픔과 사연을 이해하고 보듬는 인물들 간의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감동과 웃음이 지어질 것이다.

 

 

줄거리

 

부모님의 사업이 어려워져 할머니 혼자 사는 집으로 이사를 온 주인공 제나는 매일 새벽 2시 기분 나쁜 소리로 잠을 못 이룬다. 새로 전학한 학교에서 만난 짝꿍 범도는 제나가 오기 전 할머니 집에 살았기 때문에 제나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제나, 범도는 왕따를 당하던 다래의 든든한 친구가 되고 셋은 비밀결사대를 조직해서 기분 나쁜 소리의 정체를 밝히기로 한다. 비밀결사대는 기분 나쁜 소리를 밝히는 과정에서 괴물 할머니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되고, 제나의 집에 할머니 손녀가 쓰던 방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찾아낸다. 비밀결사대는 손녀의 방에서 "보물, 바람골짜기, 고희" 를 뜻하는 암호를 풀고, 뜻을 알 수 없는 3가지의 단서를 찾아 나서는데...

 

비밀결사대는 3가지 단서가 할머니의 고희 선물로 남긴 손녀의 선물임을 밝혀낸다. 비밀결사대는 케익을 준비해서 할머니의 고희를 축하하고, 이후 할머니는 다시 예전처럼 다정한 할머니로, 손녀의 방은 비밀결사대의 아지트가 되면서 훈훈한 감동으로 결말을 맺는다.

 

 

읽을수록 뜯을수록 씹을수록 우러나는 이야기 맛!

 

본문의 마지막에는 <읽을수록 뜯을수록 씹을수록 우러나는 이야기 맛!>이라는 코너가 다섯 페이지에 걸쳐 있다.

<글쓴이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질문 12개, 작품속에 나왔던 어려운 낱날의 뜻 알아보는 질문 3개, 작품속 인물의 특성 파악하기, 줄거리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정리 및 단계에 맞는 내용 찾아 보기>

이렇게 구성되어서 아이들 스스로 본문의 내용을 다시한번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