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그리스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할때까지 정치나 경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정치는 국회에서 하는 것이고, 경제는 그냥 굴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정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나서 뉴스를 보게 되고, 뉴스를 통한 정치, 경제, 사회 기사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동관련 끔찍한 사건들을 보면 같은 부모 입장에서 너무 안타까웠고, 사회의 부조리를 보면 열 받아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지도층을 욕하게 된다.

특히, 세월호나 천안함 사건 당시엔 내가 폭탄 들고 관련자들을 심판하고 싶을 만큼 부모 입장에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지금도 생각하기 싫은 비극이고, 앞으로도 절대 듣고 싶지 않은 뉴스이다.

 

과거 많이 배우지 못한 시절 우매했던 우리 국민들은 자격없는 지배층의 농간에 많이 속았지만, 현대는 과거와는 180도 완전 다른 시대이다. 전 국민 모두 교육을 받은 지식층인 것이다.

그런데, 왜? 지도층은 우리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는 것일까?

아직도 대중매체는 진실을 속이고 거짓을 방송하고, 지배층에게 유리한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말이다. 특히, 지금은 더한 눈가림으로 구시대적 사회로 돌아가고 있는 듯한 가장 최악의 요즘인 것 같다.

 

자격없는 지배층의 부조리와 진정한 리더의 부재가 심각한 요즘이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현재의 사회 모습을 통해 내 아이가 진정으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한다. 과거 역사를 통해 내 아이가 현실을 바르게 통찰하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선견지명의 눈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책을 펼쳐 보게 된 것이다.

 

 

 

***책의 구성 및 소개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백과사전처럼 딱딱한 겉표지와 340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히 두꺼운 책으로 글씨 또한 깨알 같다.

쉽게 읽을 책이 아니라고 해서 이해 할 수 없거나 많이 어려운 건 아니다.

일단, 디자인과 구성이 현대감각에 맞게 편집되어 보기에 좋고, 소장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스토리의 이해를 돕는 유명한 미술작품이나 시사적 사진들도 꽤 많이 삽입되어 읽는 즐거움을 준다.

 

 

총 2부로 구성 되었고, 제1부에서는 고전에 기록된 그리스 아포리아 시대의 실감나는 현실을, 제2부에서는 아포리아 시대를 살아가는 리더가 성찰해야 할 가치들을 통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절망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날카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절망의 시대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인문학이란 무엇일까?

"인문학은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르게 지켜주고, 나이든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이런 공부는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역경 속에 처해 있을 때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가져다 줍니다." 라는 키케로의 말이 바른 답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세월호 참사, 천안함 같은 반복되는 절망 속에서 요즘 인문학 열풍이 주던 희망의 빛은 사라졌다고 말한다. 인문학은 위기 상황의 실질적인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문학은 결코 구체적인 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다. 바라본다는 행위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를 통해 내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스스로 인생의 좌표를 찾도록 이끌 뿐이다." 라고 말했다.

이는 키케로의 인문학 정의와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따라서, 저자는 인문학이 처음 태동했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고 말한다. 인문학이 탄생했던 당시의 시대적 요구와 본모습을 마주할 때, 끝나지 않는 절망의 시대에도 작별을 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을 읽기 전에

 

이 책을 펼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용어들이 있다.

 

<군주의 거울> 기원후 8세기, 유럽이 본격적으로 중세로 접어들던 카롤링거 왕조(Carolingian Dynasty)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인문학의 리더십 교과 과정이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군주나 봉건 귀족의 자제가 탄생할 때마다 그에 적절한 군주의 거울이 그 나라의 학자나 사제들에 의해 집필됐다. 새로 탄생한 ‘왕자(Prince)’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거울(Mirror)’과도 같은 탁월한 리더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이런 책들을 ‘군주의 거울(Mirror for Princes)’이라 불렀다

 

<아포리아>는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태(Lack of Resources)’, 즉 ‘길 없음(Impasse)의 상태’이자 ‘출구 없음(No Exit)의 상태’를 뜻한다. 이것은 위기(Crisis)보다 더 심각한 상태다. 위기 상황에서는 그래도 어떤 조치를 취해볼 수 있다. 그러나 아포리아는 더 이상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아포리아 상태에서 우리는 망연자실한 채 자신의 무지와 무능을 비로소 절감 하게 된다.

 

<역사>는 페르시아 전쟁의 역사를 기술한 책으로, 인류 최초의 역사가이자 역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리스인 헤로도토스가 저술한 역사서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아테네의 장군이자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직접 참여한 투키디데스가 저술한 역사서이다.

 

<국가>는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고대 그리시의 대표철학자 플라톤이 저술한 책으로 소크라테스의 죽음으로 인한 3번째 아포리아 시대를 말하고 있다.

 

<키루스의 교육>은 그리스의 역사가 이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크세노폰이 저술한 책이다. 키루스 대왕을 통해 군주가 지녀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 아포리아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기술하였다.

 

 

리더의 자질이 없는 자는 척박한 땅에 만족하라

 

헤로도토스의 저서 <역사>는 부적절한 리더 때문에 아포리아에 처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했다.

즉, "헤로도토스의 주장은 한마디로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함량 미달인 자는 함부로 리더의 위치에 오르지 말라!"는 것이다." 라는 저자의 글은 사이다 한 병을 마셔도 될 만큼 정말 속시원한 구절이다. 너무 속시원한 말이어서 빨간색으로 강조했다.

 

이 문장은 저자가 말하려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의 군주들 중 본 받아야 할 리더와 본 받지 말아야 할 리더들을 서술하면서 리더의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본다. 리더의 자질이 없으면 참모의 역할로 만족해야 하는 것이다.

 

 

초심(初心)과 "너 자신을 알라"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초심(初心)""너 자신을 알라" 이다.

초심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초심을 잃으면 몰락의 길을 걷는 다는 설민석 님의 강의가 기억이 난다.

저자 또한 처음엔 바른 마음으로 리더의 자리를 지켰지만, 시간의 흐르면서 초심을 잃는 리더들의 역사를 통해 초심의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또한, 탐욕과 오만에 빠진 자는 리더의 자리를 쳐다도 보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책은 나 처럼 평범한 사람도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지만, 우리나라의 지배층에 계신 분들은 무조건, 절대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그들이 이 책을 읽으면 반성할까? 아니면, 자신들을 너무 꿰뚫어 보고 있어서 깜놀할까?

우리의 역사와도 닮은 고대 그리스 역사 속의 인문학은 보통 사람인 나도 성찰하게 만드는데..

우리 나라의 정치인 및 지배층들이 본다면 어떨까? 정말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은 우리나라의 청소년과 성인 모두에게 필독서가 되면 좋겠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인생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그들이 안 보이는 길을 헤매일 때 이 책은 충분한 길잡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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