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푸할아버지의 요술 테이프 모두가 친구 30
김효주 그림, 박은경 글 / 고래이야기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흐뭇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만났다.

고래이야기의 신간 <테푸할아버지의 요술 테이프> 이다.

잠자리에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서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꿈인 저자는, 저자의 두 딸이 테이프 한 통을 반나절도 안 돼 뚝딱 해치우는 걸 보며 지어낸 처녀작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도 테이프를 엄청 나게 해치웠는데..나는 저자와 같은 생각을 왜 못할까? ㅎㅎ

말 주변이 부족한 나는 이런 멋진 그림책을 만든 저자가 참 부럽다.

 

나는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단, 가족과 함께 하는 건 너무 너무 좋아한다...^^

말주변 없고, 낯을 가려서 친한 사람 이외에는 불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혼자 인터넷 쇼핑 하고, TV 보고, 책 읽고 서평 쓰기를 좋아하고,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걸 좋아한다.

가끔 속상하거나 할 때도 가족의 위로만 있으면 고민 끝!

이렇게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거나 고민을 들어 줄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바로, 이 책의 주인공 테푸할아버지가 그런 사람이다.

 

 

****이 책의 주인공 테푸할아버지는 누구?

만물수선을 운영하는 테푸 할아버지는 테이프로 세상에 못 고치는 것이 없는 신비한 능력의 할아버지 이다.

심지어 테이프로 사람의 마음도 치유할 수 있는 마법사 같은 할아버지 이다.

테이프로 모든 것을 고치고, 사람의 마음도 치유해서 테푸할아버지라고 불리는 것이다.

 

표지의 이빨이 몇 개 없는 활짝 웃는 할아버지의 얼굴은 모든 것을 품을 듯 아주 마음 좋은 할아버지 이다.

머리도 눈썹도 수염도 하얀 테푸 할아버지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을 잘 한다.

방귀 냄새가 지독해서 고민인 민기에게 "이리 와라, 아가야. 이걸 한번 붙여 보렴." 이라며 배꼽에 테이프를 붙이자 달콤한 딸기 향이 나고..

동생과 다투다가 엄마에게 혼난 현서에게 "이리 와라, 아가야, 많이 속상했겠구나!"라며 가슴에 테이프를 붙이자 속상했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친구 놀림 받아 속상한 도연이, 엄마 아빠가 바빠 심심한 미소, 김치를 먹어 입 안이 얼얼한 가인이도 테푸할아버지의 요술 테이프를 붙이면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해진다.

 

이처럼 아이의 마음에 따뜻한 말로 공감하고, 요술 테이프를 이용해 마음을 치유하는 테푸할아버가 우리 아이 주변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 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예쁘고, 멋지게 잘 자랄 것이다.

 

 

****책 소개 및 줄거리

A4 보다 아주 쪼끔 더 큰 사이즈의 보드북 그림책이다.

표지 그림의 환하게 웃는 할아버지의 얼굴 처럼 밝고, 마음 따뜻한 이야기 이다.

개구진 아이들 모습, 올망 졸망 모여있는 마을, 빨간색 '만물수선' 간판이 붙은 작고 허름한 테푸할아버지의 가게 모습도 무척 서민스럽다.

표지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노란색 느낌이 난다.

친근한 캐릭터와 풍경들이 큼직큼직 해서 쾌활하고 밝은 이미지 이다.

어렸을 때 내가 뛰놀 던 골목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들은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민기네 마을 어귀에 작고 허름한 테푸할아버지 가게에는 무엇이든 고치는 요술 테이프가 있다.

부서진 과자, 낙서 지우는 테이프, 심지어 아이를 엄마 몸에 딱 달라부게 해 주는 요술 테이프도 있다.

고장난 물건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 상처난 마음까지도 고칠 수 있는 테이프는 어디에든 붙일수 있는 신기한 테이프 이다.

동네 아이들이 무슨 일만 생겨도 테푸할아버지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요술 테이프를 붙이면 금새 무슨 일이 해결 된다.

아이들은 보답으로 사탕 하나를 테푸할어버지에게 주는데...

로봇팔이 부러져 속상한 민기가 테푸할어버지에게 갔다가 이빨이 왕창 빠져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란다.

"얘들아, 큰일 났어! 테푸할아버지 이가 모두 빠져 버렸어!" 라며 동네와 이웃에 알린다.

아이들은 저마다 빠진 이를 버리지 않고 모아서 요술 테이프로 붙혀 틀니를 만들어 테푸할아버지에게 선물한다.

어떻게 되었을까?

짜짠~~!!

삐뚤빼뚤하던 틀니가 어느새 테푸할아버지에게 꼭 맞는 반짝반짝 새 이로 변한 것이다.

아이들은 테푸할아버지가 요술 테이프를 붙여 주었을 때처럼 마음이 편안해고 행복해진다.

 

 

****아이들 마음에 공감하기

아이들은 무슨 일만 생기면 왜? 테푸할아버지를 찾아갈까?

단지, 요술 테이프 때문에 테푸할아버지를 찾아 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테푸할아버지에게는 비밀 이야기도 하고, 속상한 이야기도 할 만큼 아이들에게 최고의 할아버지다.

바로, '공감하는 마음' 때문이다.

테푸할아버지는 아이의 말을 따뜻한 미소로 들어 주고, "많이 속상했구나" 라며 상처난 마음을 공감해주어, 아이들의 마음을 편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나는 엄마로서 아이에게 테푸할아버지 같은 존재일까?

정말 진심 깊히 반성해 본다..

아이의 작은 장난에도 소리치며 혼내고, 친구들과 더 놀고 싶은 마음을 공감 하지 못하고, 억울한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 주지 못해 많이 미안하다.

정말 별일도 아닌데 아이에게 왜 그렇게 소리를 질렀는지...테푸할아버지를 읽으면서 '공감'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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