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아기 - 꽃 10송이에 담긴 이야기 파란하늘 전설 시리즈 3
유명은 지음, 손희선 그림 / 파란하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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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 추위에 외투를 꼭 입었는데, 모처럼 외투 없이 가볍게 외출 할 수 있어 기분 좋은 오늘이다.

화창한 햇살, 푸른 하늘, 하얀 뭉게 구름, 그리고 바람을 타고 오는 봄꽃들의 향기....

지금의 느낌들을 글로 쓰다 보니 기분도 함께 들떠서 무작정 떠나고 싶은 기분이다..

 

나는 특히 봄 향기를 참 좋아한다...

다른 계절과 달리 특유의 풋풋한 봄 향기는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의 설레임을 주기 때문이다..

그 중 라일락의 매력적인 향기는 정말 치명적이다..

라일락 향기에 취해 어느새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이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라일락 뿐만 아니라 길가에 핀 봄 꽃들의 매력에 취해서 소녀 기분을 느끼게 된다.

 

****꽃 들의 슬픈 이야기

봄이 되면 꽃들의 향기와 매력에 취해 이유없이 실실거릴 만큼 괜히 들뜨고, 기분이 좋다.

'꽃'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아름다움, 행복을 생각하게 되는데..

꽃 들에게는 숨은 반전의 이야기가 있었다.

파란하늘에서 출판 된 <선녀와 아기>는 내 생각과 완전히 다르게 꽃들이 갖고 있는 슬픈 사연들을 전해준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지만, 몰랐던 꽃 들의 사연들을 읽으면서 가슴 한 켠이 아리었다.

 

길 가를 예쁘게 만들어 주는 샛노란 색의 '개나리'는 소녀 가장 개나리가 한 겨울에 정말 오랫만에 군불을 떼우고 자다가 가족 모두 화재로 세상을 달리한 '개나리'이야기..

'두메양귀비꽃'은 청년과 용왕 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용왕 딸은 양귀비꽃이 되어 청년의 무덤가에 피어나 만난 이야기..

부모님을 잃은 동자승이 한 겨울 절에 혼자 남아 식량을 구하러 간 스님을 기다리다가 죽은 '동자꽃'의 이야기..

아들을 과하게 사랑하는 시어머님의 질투로 매일 구박 받던 며느리는 그날 도 시어머님의 모진 매질로 죽은 후 '며느리밥풀꽃'으로 피어난 이야기..

이무기의 재물로 바쳐질 운명의 여인과 그녀를 구해준 옥황상제 아들과의 너무나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는 '백일홍'..

유부남 사냥꾼을 사랑한 쑥부쟁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상사병에 걸려 죽은 뒤 '쑥부쟁이'로 피어난 이야기..

호랑이에게 쫓기다가 엄마의 유품인 은방울을 꼭 쥐고 죽은 소녀가 '은방울꽃'으로 핀 이야기..

해서는 안될 사랑을 한 선녀의 아기를 인간세상에 맡기고, 아이를 키워준 부모에게 은혜를 갚는 선녀의 이야기 '애기똥풀'

힘 없는 나라에 태어난 고려 처녀의 원통함을 담은 '찔레꽃' 이야기..

손녀에게 버림 받은 할머니 '할미꽃' 이야기 까지..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를 주는 꽃들 속에 숨은 반전 이야기들은 하나 같이 가슴이 너무 너무 아려오는 이야기들이다.

 

****책 소개

이 책은 <전설 시리즈> 중 3번째 책으로 '21세기에 읽는 전설의 고향' 을 제작 의도한 시리즈 물이다.

전국 각 지역에서 구전이나 글로 전해오던 것들을 모아 소개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재미와 전설이 전래되는 지역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이 시리즈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한다.

 

<선녀와 아기>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되기까지, 각 꽃들의 10가지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꽃들이어서 참 마음에 들었다.

정말 자주 보는 꽃인데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어 흐믓한 기분이다.​

 

​그 중 선녀와 아기 똥의 사연이 있는 '애기똥풀'이 이 책의 대표 제목이다.

왜? 애기똥풀 사연이 대표 제목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선녀의 안타까운 사연과 은혜를 갚은 선녀의 훈훈한 결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른 꽃들의 사연은 모두 비극이지만, 애기똥풀만 해피앤딩으로 꽃의 아름다운 모습과 반전 사연 양면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은 아닌지..

 

​표지부터 전체 편집 및 구성 까지 세련미가 전혀 없는 정말 옛스러운 느낌이다.

살짝 촌스러운 느낌...

아마도 이 책의 제작 의도인 '전설의 고향' 느낌에 맞추려고 한 듯 하지만, 조금 더 세련되게 편집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 하나가 끝나는 마지막에는 해당 꽃의 사진과 정보도 있어서 좋지만, 아쉬움도 있다.

꽃의 사진을 좀 더 크고, 선명하게 보여주었으면 정말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넘 넘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은 옛이야기 하듯 들려주기 좋아서 좋다..

 

살짝 촌스러운 느낌의 책이 지만, 덕분에 흔히 보던 길가의 꽃들이 의미있게 다가온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의 시 구절 처럼..

꽃들의 사연을 알고 나니 책 속에 소개된 꽃들이 더욱 의미 있어진 것 같다.

전설의 고향 이야기 하듯 꽃의 사연을 아이에게 들려 주면 아주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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