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비. 나무. 눈 - 한흑구 수필 낭독집
한흑구 지음, 손지선 외 그림 / 재미마주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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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에서 마음 따뜻한 책 한권을 받았어요..

한흑구 님의 <보리, 비, 나무, 눈> 이라는 수필낭독집이예요..

 

 

수필도 그림같이 아름답고 시처럼 간결하고 서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생전에 한흑구 선생님의 생각이었다고 하는데...

 

수필보다는 시라는 착각을 하게 되는 이 수필집은 한흑구 작가님의 그런 생각이 잘 나타난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1909년 평양에서 태어난 한흑구 선생님은 일제시대 항일 정신으로 그 어떤 회유와 강압에도 친일문학에 손을 대지 않아 "단 한 편의 친일문장을 남기지 않은 영광된 작가" 라는 찬사를 받으셨네요..

조금이라도 친일하지 않았다면 갖은 고난이 있으셨을텐데..정말 훌륭한 분인 것 같네요..

 

 

제목에서 보듯 자연을 소재로 한 이 수필집은 자연을 사랑하는 한흑구 님의 마음이 잘 느껴지는 책이예요..

 

 

보리, 너는 항상 그 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보리' 중 한 구절)

 

 

 

순박하지만 억세고 참을성 있는 농부처럼...

차가운 겨울 땅속에서 끈질기게 견뎌내고 싹을 틔우는 <보리>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담하고 간결한 어조로 쓰셨답니다..

 

비가 옵니다.

참 좋은 빕니다.

 

 

춥고, 어둡고, 짓궂게 비 오는 날에 모든 생명이 솟아납니다.

뻗어나고, 자라잡니다.

('비'의 한 구절)

 

 

 

저자는 '비가 옵니다.'라고 여러번 말합니다..

비 속에서 솟는 생명이 뻗어나고, 자란다 고 말한 구절은 한흑구 선생님이 살던 시대적 배경이 아닌가 싶어요..

어떤 고난에도 잘 헤쳐온 우리 민족의 정신을 격려하고, 칭찬하고 계신게 아닐지...

 

 

"나는 나무를 사랑한다." 로 시작하는 <나무> 또한 이 구절을 여러번 반복하고 있어요..

 

 

선생님은 수필 한 편을 쓰기 위해서 어떤 소재는 2년 또는 3년씩 곱씹어 생각했다고 하시는데..

이 <나무>는 무려 5년, <보리>는 3년이 걸렸다고 하네요..

 

 

이렇게 해서 <나무>는 "나는 언제나 나무를 사랑한다"로 마무리 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생명과 온누리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이불로 표현한 <눈>

 

 

 

 

사실, 눈은 찬 것이 아닌가 보다.

산과 들을 덮어 주고,

그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모든 생명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커다란 이불 같은 사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 눈이 아닐까.

('눈' 중에서 일부)

 

 

 

 

이처럼 시를 보는 듯한 간결하고 따뜻한 어조는 자연과 모든 생명을 엄마품 처럼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답니다..

 

 

갖은 격동의 세월을 견뎌온 우리 민족이지만..

현재도 경제, 저출산, 취업률 등으로 힘든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앞으로 살아갈 아이와 청소년들에겐 더욱 가혹한 현재와 미래가 아닐가 싶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선조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들도 보리처럼 강인한 생명력으로 이 고난을 잘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저자는 독자들에게 용기 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2016년은 아이들에게 더욱 희망적인 해가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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