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가족
권태현 지음 / 문이당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길 위의 가족」의 표지를 보면, 한 눈에 ‘길’과 ‘가족’이라는 두 단어가 부각된 것처럼 보인다. 이는 표지에서뿐만 아니라 소설의 내용과도 맞닿아 있다. 그것은 경제적인 위기로 길가에 내몰린 수밖에 없었던 우리 시대의 가족이야기이기에 그러하다.
 
소설에서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은 경제적 위기이다. 시우(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한 빚으로 가족들은 따로 흩어져 살게 된다. 한 가정의 경제적 파탄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가족 간의 불화를 심화시키기도 한다. 이렇듯 경제적인 문제가 전면에 부각된 작품이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자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이는 동시에 해결사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소설에서는 아무리 사는 게 힘들고 돈 한 푼 없다지만, 그러한 경제적 이유 하나 때문에 이혼이라는 가족의 해체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마도 근본적인 이유는 가족 간의 잃어버린 사랑, 무관심, 불신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한다. 시우의 가족의 ‘해체-갈등-화해’라는 모습은 가족이라는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으로 보여 진다. 소설은 가족이라는 잊고 있던 본래의 개념을 강조함과 동시에 가족만이 가지는 특별함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 살았던 한 가족을 알고 있다. (......) 나는 형편이 어려워서 떨어져 살지 않으면 안 되는 몇몇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나는 보고 들은 내용 모두를 소설로 쓰고 싶었다. (......) 나는 결국 이 모든 가족들의 모습을 다 담아낼 수 있는 유형을 만들었다. 우리 시대의 가족들이 처한 보편적인 위기를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해서 나는 문장에 색깔을 입히지 않고 단순한 구성을 택했다. 이야기의 힘만으로 가족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리고 싶었다. (작가의 말)
 
「길 위의 가족」은 최근의 소설 경향과는 거리가 있어 조금은 밋밋하고 평이하게 다가온다. 인공조미료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 담백함이라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의 힘만으로는 독자를 상대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또한 작가는 그저 이야기만 풀어놓을 뿐, 이외에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야기의 끝은 충분히 예상가능 할 만큼 식상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결말 이전까지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이지만 결말은 다분히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럼에도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그리고 새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끔 한 점은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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