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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멘탈 되는 법 - 무너지지 않는 멘탈 만들기
이드페이퍼 지음 / 데이원 / 2024년 11월
평점 :
경이로운 현대 의학의 발전은 뜯어지고 부서진 신체를 다시금 이어 붙여 재기능을 할 수 있게 했다지만, 안타깝게도 정신 문제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를 단지 의사에게 자신이 가진 고충을 털어놓거나, 약물로 폭발적인 감정을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매번 고통은 재발했고, 정신은 무너졌기 때문이다.
상담이나 약물치료는 구멍 난 항아리에 씻겨 없어질 진흙을 덧바르는 정도에 그칠 뿐이었다.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정신적으로 나를 괴롭히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세상의 소음에 일일이 신경 쓰며 손해 보는 것. 내가 맺은 인간관계로 인해 고통받는 것. 복잡한 생각에 빠져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못 하는 것. 나와는 달리 별다른 고생 없이 승승장구하며 살아가는 듯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 남에게 지나치게 미안해하고 끊임없이 자기 검열에 빠지는 것. 나를 짜증 나게 하는 사람을 죽도록 미워하며 슬퍼만 하다가 하루를 낭비하는 것. 유독 나만 운이 없는 것 같아서, 세상이 나를 위주로 좌절을 안겨주는 것 같아서 고통스러운 것.
남들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이러한 상황에서 피어난 부정스러운 감정은 결국은 어떻게든 날카롭게 형체를 드러내어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자학과 자책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상처 입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개선은 없었다. 나쁜 결과에 울적해하며, 자진해서 더 깊은 부정의 늪으로 처박혔을 뿐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나의 사고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내가 과연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도 그랬다. 책을 읽는다고 단숨에 내가 변할 것 같지도 않았다. 정신건강을 다루는 책 대부분은 금세 잊히고 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범용적이고 뻔한 이야기와 조언만을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어딘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저자는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우리가 문제로 만들 필요가 없는 일을 문제로 만들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는 사실을. 즉, 외부의 자극에 자진해서 반응을 해주니 정신이 온전치 않게 된다는 것이다. 주어진 환경에 자체에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에 놓인 각자 행동 패턴에 따른 결과로 고통받는 것이라는 일침에는 머리를 맞은 느낌을 받았다. 스스로의 문제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저자는 이어서 우리가 어떤 환경에 처했든지 상관없이 주어진 환경에서 스스로 자생하고, 견디며, 묵묵히 가지를 뻗는 강인한 식물과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폭풍우가 치든, 눈보라가 불든지 간에 담담히 대응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해나갈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이른바 강철멘탈의 생존법인 것이다. 바로 내가 그토록 바라던 사고방식이었다. 주변을 신경쓰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갖는 것. 주변의 어떠한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태도 말이다.
남들이 보기엔 이기적일 수 있어도 내 마음에는 평화가 찾아오는 ‘고통 없는 마음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고, 모진 풍파에도 ‘나를 살게 하는’ 사고방식을 갖게 하는 방법이 책 안에 담겨 있었다. 조금씩 내용을 읽어가며 용기내어 책에서 시키는 대로 해 봤다. 이후에 스스로의 행동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사람이 한순간에 바뀔 수는 없는 일이라, 속도는 더디고 순간순간 실패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큰 성과가 있었다. 스스로 변화를 볼 때마다 조금씩 남겼던 기록을 다시금 적어본다.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에는 신경 끄고 손해 보지 않으려는 태도를 유지하려고 했다. 인간 관계에 연연하며 고통받지 않기 위해 필요 이상의 관계에 거리를 두려고 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자 행동했다. 나는 나, 남은 남일 뿐이니 남의 처지나 행운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하려 하지 않으려 생각을 돌렸다. 그 시간에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그를 위해 필요한 행동을 했다. 남에게 지나치게 미안해하지 않으려 했고, 사고를 쳤으면 그 일을 수습하기 위한 행동부터 하려고 했다. 동시에 나를 지나치게 검열하려고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려 했다. 모든 사람을 흘러가는 대로 사는 자연물이라 생각하려 했고, 사람에게 어떠한 잣대도 도덕도 기대도 들이밀려 하지 않았다. 내가 바라는 대로 행동해주지 않으니 지레 실망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특정한 규칙이나 이유 따위는 없으니 깊은 생각은 접어두고, 그저 묵묵히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아메바처럼 스스로 해야 할 일에만 열중하려고 했다.
이렇듯 이 책은 자신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아 흔들리지 않을 삶을 살아내는 태도를 갖게 이끈다. 책에는 세상의 모진 풍파를 맞으며 위태롭게 벼랑에 서 있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삶의 방식과 조언이 가득 담겨 있다. 가슴 아프고 견디기 어려운 일이 매번 일어나는 것만 같은 요즘 시국에도 흔들리는 정신을 지탱하도록 돕는 시기적절한 책이라고 느꼈다. 이 책의 내용을 마치 경전처럼 읽고 각자의 삶에 단단히 새기고자 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망설이지 않고 묵묵히 내가 할 일을 해내고자 하는 강철의 정신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덧붙임. 책에서는 주제에 해당하는 다양한 인물의 사례가 첨부되어 있다. 이를 테면, 저자는 스포츠계의 역사를 쓴 김연아와 류현진 같은 인물이 강철멘탈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들의 어떤 모습이 강철멘탈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어 좋았고, 그런 사고방식을 따르면 어떠한 점에서 이득인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