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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곰돌이 - 반대말 ㅣ 곰돌이
아가타 크롤락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가 글 밥 있는 책들도 즐겨보기 시작하면서 어린 시절에 보았던 보드북들은 대부분 친척 동생들에게 물려주거나 자연스레 손이 잘 닫지 않는 책장으로 향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언젠가 <그림책이면 충분하다> 김영미 작가님께서 우리나라 그림책에 권장 연령으로 만 2세 ~ 4세라고 책에 적혀있으면 2세~4세에 해당하는 아이의 부모만 그림책을 구입해서 그림책에 권장 연령이 사라졌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림책에 표기된 권장 연령은 그야말로 권장 연령인데 그 나이가 조금만이라도 벗어나면 읽어서는 안되는 책인 것 같은 마음이 우리도 모르는 틀 안에 갇혀있었나 보다.
단순히 이 그림책을 학습의 목적으로만 보았다면 아이에게는 유치한 그림책, 부모에게는 권장 연령에 맞지 않는 그림책이었기 때문이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를 위한 반대말 보드북, 그 틀안에서만 아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고 있었던 나의 모습을 깨트려준 건 6살 아이가 그림책을 보는 방법이었다.
알록달록 귀여운 일러스트의 그림책을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은 아기들의 그림책을 유치하게 쳐다보는 언니의 모습이 아니었다. "곰돌이가 왜 슬퍼?", "곰돌이가 왜 더러워졌어?", "곰돌이가 왜 뚱뚱해졌어?" 아이는 그림책을 넘겨보며 이런저런 곰돌이의 모습을 상상하고 질문을 만들고 있었다.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들을 그토록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그림책을 보며 이런저런 곰돌이의 모습을 생각하고 질문하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곰돌이> 그림책은 아이의 손길이 닿는 가까운 곳에 소장하게 되는 그림책 중에 한 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