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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ㅣ 바깥바람 11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2월
평점 :
가까운 지인들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전집을 구매하며 출산 준비 목록을 채워갔다. 하지만 나는 전집을 사는 것에는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한 번에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하는 부담을 느끼기 싫어서였다. 아이가 사물에 관심을 가질 때쯤부터 작은 보드 북을 사주기 시작하며 책 육아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어떤 책을 사야 할지 몰랐고, 아직 아이에게 책이란 그저 물고 뜯고 맛보는 장난감이어서 저렴한 중고 책을 자주 샀다. 어느새 책장에 내 책보다 아이의 책들이 많아지기 시작하고 아이가 조금씩 한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좋은 책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아이의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오고 아이가 보고 또 보는 책들을 한 권씩 사기 시작했고, 아이를 핑계로 내 마음을 건드리는 그림책들을 더 많이 샀다. 뒤돌아보면 책 육아를 한다고 책을 참 많이도 사들였다. 책장에 책을 꽃을 공간이 없어지면 또 새로운 책장을 하나 샀고 그렇게 어느덧 우리 집에는 6개의 책장 가득 책이 가득하다. 그런데도 좋은 책을 찾기 위해 책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는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는 이전에 독서 모임을 하는 분들과도 한 번 이야기를 나누었던 책이다. 300페이지에 가까운 읽기에 쉽지 않은 책이지만 방대한 책의 페이지만큼이나 어린이와 어린이 책에 관한 깊은 고찰과 평론이 담겨있는 책이다. 그것은 아동문학을 읽는 어른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오랜 시간 어린이 책과 청소년 책을 만들어온 출판사 대표, 번역가 그리고 평론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의 많은 부분에 공감하고 밑줄을 긋기도 했지만 한마디로 이 책을 정의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는 읽었으나 이 책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 생각이 계속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읽는 책이 모두 좋은 책은 아니지만 좋은 책은 반드시 아이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어른이자 부모가 꾸준히 좋은 책을 가려내고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최윤정 선생님 글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그것은 내가 성장 시절에 미처 읽지 못한 좋은 아동문학에 대한 갈증이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기도 하다.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고 아이의 선택과 결정을 지지하고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 내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응원과 격려의 말을 듣기 위해 나는 오늘도 어린이 책을 읽는다.
*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