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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선가 또 청첩장이 하나 둘 날라오기 시작한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 했던가... 그와 반대로 그들의 행복한 웨딩마치는 나의 허한 마음을 더욱 더 외롭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도 행복하게 잘 살라는 뜨뜨미지근한 말을 남기고 허전한 마음대신 뱃속을 든든히 채우며 속을 달래본다.  행복한 그들의 모습을 뒤로한 채 집으로 쓸쓸히 걸음을 옮기며 홀로 떨어지는 낙엽을 쳐다봤다. 꼭 나를 보는 듯한 느낌에 쓸쓸함이 온몸을 휘감는다. '나도 언젠간 저런 행복한 순간을 맞을 날이 오겠지...' 하며 착찹한 마음과 함께 불분명한 기대를 한 번 품어보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혼에 대한 뜻모를 의문들을 피워내기 시작한다. 결혼이란 걸 하고나면 외로움은 사라질까?..  과연 결혼은 행복하기만한 것인가..?  

 스스로를 잘 살펴 만약 누군가에게 기대는 성격이라면, 카르마(업)대로 살든지, 그렇지 않으면 외로울 때일수록 사람을 만나서 해결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외로움이라는 것이 어니서 오느냐?'를 자세히 살펴보는 거예요.  결국 외로움은 우리가 마음의 문을 닫았을 때 생겨납니다. 내 옆에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 게 아니에요. 싫어하는 마음을 내면 부부가 한이불 속에서 껴안고 잠을 자도 외롭습니다. 그러나 싫어하는 마음이 없으면 스님이 깊은 산속에서 혼자 10년을 살아도 외롭지가 않아요.  

외로움은 '같이 사느냐, 떨어져서 사느냐' 이런 데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에요. 마음의 문을 닫으면 외로워지는 거예요.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과 서로 몸을 부대끼는 환경에서도 어쩔 수 없이 외롭습니다.  - p.~17 

가만 생각해 보면 혼자가 아닌 '둘'이었을 때도 외로웠던 적이 있었다. 아직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지 못한 탓이라고 치부해버렸었는데 그건 내 안의 마음의 문이 문제였던 것 같다. 언제쯤이면 내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으려나...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경구인데, 만약 여러분이 지금 불행하다면 그것은 누가 만든 거예요? 바로 나 자신입니다. (중략)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행복과 불행이 모두 내 손 안에 있다, 내 운명은 나에게 달려 있다. 내 마음에 있다, 이걸 안다면 종이 아닌 주인으로서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 p.118~ 

 
     

 스님의 주례사는 내안의 문제점들을 하나씩 들추어 내서 생각하게 만드셨다. 종교를 떠나서 이것은 우리의 마음자세에 달린 문제이며 쓰이는 단어와 방법의 차이일 뿐 모두 같은 것이었다.  

이렇게 스님의 한 말씀 한 말씀은 평소 우리들이 흔히 가져봤던 고민거리와 문제들로 채워져 있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언젠가 내가 부딪칠 수 있는 그런 사소한 문제부터 깊이있는 고민들까지 콕콕 짚어 조언해 주신다. 결혼과는 거리가 멀 것만 같은 '스님'에게서 과연 우리는 결혼에 대한 조언을 제대로 구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면 그런 염려는 부들어 매시라. 결혼은 특정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과 개인이 같은 공간에 한 몸을 담고 더불어 삶을 살아가면서 하나의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결혼이 아닌가. 그렇게 본다면 寺에서 자연과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을 대면하시는 스님께서 모르실 게 뭐가 있겠는가.  

결혼은 부부인연을 맺게되는 당사자 두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가족 친구 직장동료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 스님께서는 부부를 사랑으로 묶지 말고 '이해관계"로 이해하라고 하셨다.  내가 이햬관계로 남편을 바라보듯 남편도 자기의 이해관계에 따라 나를 본다는 사실을 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신다. 생각해 보건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사랑'으로만 올가 묶으려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싶다. 부부든  자식이든 모두를 말이다. 집착과 기대에서 벗어나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사랑이라 일깨워 주셨다.   

" 흘러가는 삶 속에서, 괴로움이 끊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바로 욕심 때문입니다. "  모든 답은 내 안에 있었다. 그것은 모두 욕심에서 뻗어나는 영앙가 없는 잔뿌리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늘 맞닥뜨리는 문제들은 남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안의 욕심을 좀 덜어내고 너그러움과 인내를 키워간다면 우리는 조금 더 평안한 마음을 갖고 인생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 환경과 조건과는 무관하게 말이다.   

주위에서 결혼식을 할 때마다 축의금을 들고 식장을 찾았었다. <스님의 주례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허나 앞으로 맞게 될 결혼식엔 이 책을 예쁘게 포장해서 들고 가면 어떨까란 생각이 자릴잡는다. 그들이 앞으로 부딪치게 될 문제들에서 많은 귀감이 될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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