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담은 배 -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
무라야마 유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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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전부 복잡한 흐름 속에 있고, 개인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역사의 한중간에서부터 이어져왔구나 생각하게 되는 소설. 한 집안의 인물들을 한 명씩 조명하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작 식의 소설은 많이 있지만 이 소설은 첫 머리만 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개인의 기억와 공동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룬다는 점이 특히나 일본 소설에서는 본 적이 없는 듯해서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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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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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을 먼저 읽고 한국 드라마 판을 한 번 봤는데 1화만 봐도 뭐랄까 정말 '한국', '드라마'에 적절하도록 각색했구나 싶어서 원작이 더 좋았던 입장으로서 굳이 볼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드라마에서는 선악도, 동기도, 그렇게 사람을 이끌어나가는 환경적 요인도 어떤 오해나 논란의 여지 없이 확실하게 제시한다. 열 몇 시간의 드라마를, 그것도 한 회 한 회 끊어서 보는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드라마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원작소설은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은 이렇다 저렇다라고 확실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거기에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안개 너머로 부옇게 보이는 풍경처럼 모호하다. 그렇게 확실하게 설명할 수 없는, 논리적인 몇 마디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고 명쾌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어딘가에서 길을 잘못 들어버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이 편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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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히데오의 창작하는 유전자 - 내가 사랑한 밈들
코지마 히데오 지음, 부윤아 옮김 / 컴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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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자체보다는 코지마 히데오라는 창작자가 풀어놓는 취향이 얼마나 흥미롭게 느껴지는지, 나와 잘 맞는지가 만족감을 좌우할 것 같다. 단순하게 영화나 책까지 이런 저런 매체를 넘나들며 자신이 사랑했고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왜 그렇게 새롭고 아름다웠는지 영업사원처럼 소개하는 책이기 때문에 취향이 잘 맞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고 추천작들을 하나하나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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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무라이 리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오르골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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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전에 읽은 소설 황홀한 사람과 비슷하지만 황홀한 사람이 치매를 간병하는 입장이라면 이 책은 치매 당사자의 1인칭 시점으로 쓰여졌다. 기억이 사라져 가족들 모두 부당하게 나를 매도하고 거짓말쟁이로 몰아간다고 억울해하고,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와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생각하다가 곧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리고, 매일 찾아오는 간병인은 남편과 바람이 났다며 배신감에 치를 떠는, 자신만의 세계를 그리는 책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전부 내 머릿속에서만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내가 인식하고 이해해서 그려내는 나의 세계는 무수히 다른 사람의 것과 일정 부분이 겹쳐진 벤 다이어그램을 이룬다. 감각과 인지능력이 소위 말하는 '정상'범주 안에 든다면 나의 것은 상당한 부분을 세계와의 교집합 안에 두고 있다. 그러나 그 거대한 집합에서 어떤 사람의 도형은 점점 탈락해 교집합은 작아지고 나만의 세계가 커진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설령 다른 사람과의 접점을 잃어버린다 해도 그들의 세계에서도 최소한의 안전함과 행복은 보장되기를 힘써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고령화 사회에 언젠가 치매 노인과 함께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입장에서 모두 한 번쯤 일독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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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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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살 예방 콜센터에 일하고 있는 주인공에게 어느날 자기가 자살하려 한다는 전화가 가려 온다. 전화의 주인공은 어릴 적 함께 술래잡기를 했던 친구들에게도 차례대로 전화를 걸었고 그 친구들이 한명 한명씩 죽어 발견되며 연쇄살인의 범인 찾기가 시작된다. 마쓰다 신조 작가의 호러 소설 몇 개를 읽어봤지만 보통 자신이 실제 겪은 일인 듯 모호한 소설들인 점이 재미있었는데 이건 아니어서 재미가 좀 덜 했다. 컨셉은 강렬하지만 정작 트릭이나 진상이 좀 억지스럽달까 환상적 심리적 요소에 기대는 면이 있어서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결말이 좀 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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