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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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을 먼저 읽고 한국 드라마 판을 한 번 봤는데 1화만 봐도 뭐랄까 정말 '한국', '드라마'에 적절하도록 각색했구나 싶어서 원작이 더 좋았던 입장으로서 굳이 볼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드라마에서는 선악도, 동기도, 그렇게 사람을 이끌어나가는 환경적 요인도 어떤 오해나 논란의 여지 없이 확실하게 제시한다. 열 몇 시간의 드라마를, 그것도 한 회 한 회 끊어서 보는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드라마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원작소설은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은 이렇다 저렇다라고 확실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거기에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안개 너머로 부옇게 보이는 풍경처럼 모호하다. 그렇게 확실하게 설명할 수 없는, 논리적인 몇 마디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고 명쾌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어딘가에서 길을 잘못 들어버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이 편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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