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김의경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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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슈스케가 한 번 책에서 작가는 읽어주는 독자를 위해 반드시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한국에서 이 말에 가장 부합하도록 활동하는 작가는 장강명인 것 같다. 최근 몇년 간 최신 한국 소설을 잘 읽지 않게 된 이유가 몇 작품 연속으로 머릿속에서만 쓴 모호하고 얼버무린 이야기라는 생각만 들어서였는데 (장르와 상관 없이 생동감 있는 장면이나 캐릭터, 정확하고 일관적인 뼈대를 갖춘 설정 없이 두루뭉술한 메시지와 필사하고 싶어지는 문장 뿐이라는 느낌) 취재를 한 구체적인 글을 읽고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통한 것 같았고 실제 수록작들도 재미있게 읽었다. 건축사 단편은 눈에 띄게 좋았고 여행사를 다룬 장강명 본인의 글도 마음에 콕 박히는 장면이 있었다. 태국 한국어 교사 편은 예전에 읽은 코리안 티처도 생각 났고 군무원 편은 블랙코미디 단막극 같은 템포가 있다. 전체적으로 한국 소설 다시 읽어볼까? 싶게 하는 활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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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닷 2024-01-0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베테랑의 몸 - 일의 흔적까지 자신이 된 이들에 대하여
희정 글, 최형락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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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노동자, 그것도 같은 일을 몸이 변화할 때까지 지속해 온 베테랑의 몸을 생생한 인터뷰와 사진과 함께 볼 수 있다. 행동과 사고방식에 배인 직업병도 있지만 몸 그 자체가 되어 버린 노동도 있다. 생계와 자부심과 필요와 신남 모든 것이 혼합된 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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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설계사
단요 지음 / 아작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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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보지 못하는 독특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다. 마치 인공지능을 설계하듯 자기자신의 성격도 약물을 통해 통제하고 설계하는 도하는 사람들이 흔히 사이코패스라며 멸시하는 폭력적 충동을 가진 동시에 그 점을 다스리고 싶어하는(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그런다보다는 그것이 도덕적이고 그런 자신이 좋기 때문에? 라는 인상), 조형하기도 표현하기도 설득하기도 전부 힘든 진동하는 추 같은 인물이다. 경계면에서 진동하는 윤리, 진동하는 의식, 진동하는 정의, 그런 모호함을 담은 동시에 묘한 질주감의 쾌감을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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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경계에서
미카이아 존슨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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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전쟁에서 패배한다와 좀 비슷한 결의, 평행우주를 적극적으로 넘나들고 조작하는 세계관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목표가 확실하고 세계가 눈에 보이게 묘사해주는 소설이 좀 더 취향에 맞는다. 로맨스 소설 같은 면모도 있고 기대 이상으로 개성 있는 작가를 만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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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유키 신이치로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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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인 만큼 대부분 조금만 신경 써서 읽으면 알 수 있는 트릭이긴 했지만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오히려 그 트릭을 함께 파헤쳐서 '이거지? 이거 맞지! 역시!'하는 쾌감도 읽는 동력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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