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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 1 - 인류의 기원에서 고대 제국까지 ㅣ 생각이 자라는 나무 13
W. 버나드 칼슨 지음, 남경태 옮김, 최준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석기 시대에서부터 시작해서, 나일강, 인도, 고대 중국 하나라, 로마 등에서 문명이 어떻게 태동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펼친 페이지마다 꼭 1~2개씩 들어가 있는 그림과 지도를 통해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말랑말랑하다는 느낌을 준다. 각 소제목도 참 재미있다. '중석기 시대의 떠돌이들', '드디어 다른 종족과 결혼을?', '기원전 500년에 노동자 조합이?' 이런 식이다. '서기 몇 백년, ㅁㅁ 왕국 부흥기' 이랬던 교과서하고는 딴판이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마치 소설책처럼 인과 관계로 글이 전개되니까 그냥 자연스럽게 세계는 이렇게 흘러갔구나, 하고 인식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진시황은 도량형, 법, 언어, 세금 등을 표준화했다. 왜 그랬을까? 황제의 명령을 일사불란하게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동전의 모양도 한가운데를 정사각형으로 뚫으라고 명령했고, 모든 수레 축의 너비도 똑같이 만들라고 지시했다. 정치권력을 강화하는 데 과학 기술이 유용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12표법을 공표하였고, 주변 여러 나라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도로를 건설하고 이정표를 세웠다. 로마의 잘 정비된 고속도로는 멀리 떨어진 분쟁 지역으로 그들의 군사를 신속하게 보내는 역할을 했다. 그리하여 법과 도로, 문화가 급속도로 발전한 로마는 결국 지중해의 패권을 차지하게 된다. 인도의 모습도 흥미롭다. 아직도 그 미스터리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인더스 문명은 로마 제국 시대 이전까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 하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대형 목욕탕이 사용된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인도 역사 중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갠지스 공동체의 발생한 계급 제도(카스트)이다.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그리고 불가촉천민에 대한 이야기는 시험 문제을 볼 때마다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내용이라 대충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이렇게 보니 더욱 흥미로웠다. 비교적 상위 계층에 속하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들은 아무래도 피부색 때문에, 인종에 따라 신부늘 구분했기 때문에 그렇게 계층이 나눠지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한다. 피라미드로 유명한 고대 이집트의 얘기도 흥미진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집트의 다양한 먹거리, 빵과 맥주, 치즈, 포도주 등의 이야기를 보고 얼마나 그들의 문화가 발달했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고, 태양의 아들이 가진 절대적인 권력으로 인해 탄생하게 된 피라미드 등에 대해 세세한 내용까지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정치, 문화, 경제, 군데, 도로, 이런 세부적인 문화까지 세세하게 다루며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듯이 눈앞에 떠올릴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꽤 방대한 분량이지만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본 기분이다. 뇌가 알찬 정보로 꽉꽉 찼지만 머리가 띵~ 한 느낌이 아니라 말랑말랑해진 느낌이랄까. 세계사를 어렵지 않게 드라마처럼 접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