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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래빗의 정원 - 베아트릭스 포터의 사랑스러운 스케치북
에밀리 잭 외 지음, 김현수 옮김, 베아트릭스 포터 / 생각정거장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아이를 출산 전에는 피터 래빗하면 아이들 학용품에 그려져있던 그림들이 제일 많이 떠올랐었다.
사실 피터 래빗이 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고, 아이에게 보여줄 그림책들을 검색해보다가 피터래빗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아이가 6살이 된 지금에서야 그 동화책을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학창시절에 피터래빗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는 토끼들과 그 주변 동물들과 배경의 색이 옅고 칙칙한 것만같고 약간 우울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동화책을 읽고나서부터 그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관심을 갖고 그림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람과 같이 행동하는 듯한 토끼들의 섬세한 그림 표현과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 작가는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되었고, 그녀가 살았던 배경은 어떠했는지 궁금했다. 어린이 되어서 그림책을 읽다보니 작가에 대해 점점 관심이 생기는데, 확실히 작가에 대한 배경을 알고 그림책을 다시 보면 그 그림이 이해가 되면서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나의 상상속에서는 어느것 하나 낭만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 베아트릭스 포터 -'
라는 글귀가 면지를 장식하고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정말 그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격식을 중시하는 상류층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했는데, 대신에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동물을 키우면서 관찰하고 이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고한다. 어린 시절 자신의 가정교사였던 애니 무어의 아픈 아들을 위로하려고 그림 편지를 보내곤 했었는데, 이를 엮으서 책으로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편지를 돌려받아 그것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정식발매가 되기도 전에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베아트릭스는 자신의 담당 편집자였던 노먼 원과 약혼했지만 약혼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된다. 이로인해 도시를 떠나 어린 시절 휴가를 보내던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자리를 잡고 부모로부터 독립하게된다.
베아트릭스는 어린 시절 스코틀랜드의 댈가이즈 저택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그곳의 자연환경을 사랑하면서 그림을 그렸고, 어른이 되어서는 여러곳을 탐험하며 자연사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가고 식물학 고고학 화석학 지질학 균류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녀가 경제적인 독립을 이룬 곳이자 가장 유명한 동화 피터래빗 이야기를 만들어낸 곳이 레이크 디스트릭트이다. 이 책에서는 베아트릭스가 머물렀던 곳을 중심으로 이야기 되어 있는데, 동화책을 다시 펼쳐보면 이 책에서 이야기 해 주었던 배경이 떠오를 것만 같다.
피터래빗 이야기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녀의 배경을 알고 나니 그에대한 안쓰러움이 생겨난다. 집안의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얼마나 힘들고 답답했을까, 결혼하기로 한 약혼자가 세상을 떠났으니 세상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그런 아픈 일을 겪고 나서 그린 그림들을 보았는데, 그녀의 배경을 알고 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림이 웬지 모르게 슬퍼보이고 적막해보였다.
펜과 잉크로만 그린 그림들과 연필과 수채물감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기법을 이용해서 그린 그림들을 소개해주는데, 동화책에서 보았던 장면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깃들여져있어서 그 그림에 대한 이해가 금방 되었다. 또한 베아트릭스와 그 주변 인물들의 사진들도 간간히 나오곤 하는데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프레더릭 원에서 출간한 책의 초판 표지들도 각각 보여주는데, 지금의 표지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는 묘미도 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나도 괜시리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누군가에게 손 그림 편지를 써 주고 싶은 갈망도 생겼다. 피터래빗 캐릭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