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같지 않은 엄마
세라 터너 지음, 정지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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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 세라 터너

옮김 : 정지현

출판사 : 나무의 철학


엄마같지 않은 엄마, 제목만 보고 난 어떤 책일지 너무나 감이 잘 왔다.

내가 늘 친구들을 만나면 "난 엄마 같지 않은 엄마같아"라고 말을 해 왔기에 이 작가가 어떠한 마음으로 이 글을 적었을지 감히 예상이 가능했다. 친구들은 "도대체 아이들한테 어떻게 하길래 그런 말을 해?"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그런 말을 한 내 자신이 부끄럽고 낯 뜨겁게 느껴졌었다. 내 친구들은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 등에 자기 가족 사진을 올리거나 행복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올려놓고 그 날 있었던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아이들 키우는게 정말 저렇게 행복한걸까? 난 저런 느낌이 아닌데, 내가 이상한 엄마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했다. 그런 생각이 들때 내 자존감이 낮아지고 내가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기만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 '와.. 정말 나랑 같은 생각을 한 엄마가 있다니'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부분에서 안도감이 생기고 한편으로는 내 마음이 위로가 되기도 하였으며, '어? 이거 내가 나중에 육아일기 쓰면서 글 쓰고 싶었던 것 중 하나인데 빼앗겼네?'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생겼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이 작가의 아주 크나큰 다른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아이에게 크게 화가 났을 때 조곤조곤하게 이야기 하다가 잘 되지 않으면 결국 소리 지르게 되고, 엄마가 원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어떠한 일이 발생될 것이라는 협박까지 하게 된다. 그러면서 엄마의 화가 조금 가라앉고 나면 '나 엄마 맞아? 무슨 엄마가 아이한테 이렇게까지 화를 내지? 나는 왜 그런거야 도대체. 나도 아이를 한없이 사랑하는 엄마이고 싶다'라는 죄책감에 깊이 빠져들면서 나 자신을 비난하고 자기 학대를 하고만다. 그러면서도 아이한테 화가 나면 결국 또 다시 화를 내고 또 죄책감 갖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나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작가는 나랑 똑같이 화를 내기도 하고 먹는 것으로 아이를 유혹하기도 하며 아이를 조용히 시키기 위해 동영상으로 유인해보기도 하지만 나처럼 죄책감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힘든 것이고 육아란 에측 불가능 그 자체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암울한 순간이 있으면 환희로 가득한 순간도 있으며 끔찍한 하루가 계속 이어져도 곧 더 밝고 덜 끔찍한 하루가 찾아오는, 인생은 롤러코스터라고 우리를 위로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있어서 심리치료 책이기도 하다.

내가 육아가 너무 힘들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에 빠지면서 화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심리상담치료를 다니는데, 그곳에서도 이야기 한 것이 이 부분이다. 화나는 감정은 누구나 날 수 있으며 화를 내는게 절대 잘못된 게 아니라고. 다만 화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화를 내기 전에 크게 숨을 한 번 쉬어보고, 나에게 있어서는 남과 나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해야함과 내 안의 틀 안에 상대방을 넣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육아할 때 나를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육아는 힘든 것이고 어떤 부모든 다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에게 있어서 이 부분이 굉장히 힘든 부분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랑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엄마가 있다는 것에 큰 위로가 되었으며, 나도 저자처럼 그런 긍정의 생각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다. 저자 스스로에게는 자신의 에세이겠지만, 나처럼 어느 누구에게는 그 사람의 마음을 위료해주는 심리치료책이 될 것 같다. 육아가 정말 미친듯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라면 정말 공감 많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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