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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애의 모든 것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12년 2월
평점 :
탐스러운 빨간 사과, 백설공주는 노파가 준 빨간 사과를 한 입 베어먹고는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못된 마녀는 그녀가 죽은 줄 알았지만 왠걸, 멋진 왕자가 나타나 구해주며 오히려 해피엔딩.룰루랄라. 연애란 그런 빨간 사과와 같다. 너무 탐스러워서 먹고 싶은 유혹을 떨쳐낼 수 없는 빨간 독사과처럼 연애도 안하고 있으면 하고 싶어 미친다. 어디 남자 없나, 여자없나 두리번 두리번. 그리고 독사과를 한 입 베어먹는 그 순간 고통이 시작되는 것처럼, 연애역시 시작하면 언제나 해피하지만은 않은 법, 좋다가도 미친듯이 싸운다. 그리고 독사과를 먹었지만 왕자가 나타나 백설공주를 구해주듯이 미친듯이 싸우며 연애하다보면 사랑은 더 굳건해 지는 법, 그리고 결혼에 골인~! (뭐 정 안맞는 남녀는 미친듯이 싸우다가 헤어지면 그만이고!!) 즉, 표지의 빨간 사과는 백설공주가 먹은 빨간 독사과가 아닐까?
백설공주, 독사과 운운하고 있는 것 보니 내가 이 책에 참 푹 빠졌다 나왔다 싶어진다. 이 작가도 비슷하거든, 남녀 주인공 연애하나 시키면서 어찌나 많은 비유와 추상적인 표현, 거기에 철학적이기까지하다. 뭐 이렇게 말하고 있으면 재미없을 것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재미있다. 그게 참 아이러니하지만.
이야기는 대충 책 소개 그대로 '로미오와 줄리엣'이랄까?
2012년 한국 정치판 로미오와 줄리엣정도......진보노동당 소속 국회의원 오소영과 새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김수영이 사랑에 빠진다. 두 정당은 앙숙관계. 이들의 사랑은?
중간 중간 보여주는 정치풍자적 요소까지, 4월11일 선거철과 겹쳐서인지 더욱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처음엔 낯선 문체, 표현들이 좀 어색하게 다가왔다. 읽기 쉬운 연애소설인줄 알았는데 뭐랄까 좀 무게도 있고 현실도 반영되어 있고 그럴듯한것이 읽다보면 점점 빠져들게 된다. 좀 색다른 연애소설이랄까? 뭐 결론은 재미있다!
'그는 순간 이런 엉뚱한 질문에 사로잡혔다.
내가 사랑하는 이 여자는 내 우연 같은 운명일까 아니면 내 운명 같은 우연일까?
한편 그녀는 이것이 궁금했다.
내가 사랑하는 이 남자는 내 운명 같은 우연일까 아니면 우연 같은 운명일까?'
이 작가 마지막까지 철학적이다. 그래도 독특하다. 그래서 별점 후하게 준다! (물론 재미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