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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ㅣ 밀란 쿤데라 전집 10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향수"라는 제목만 보고 난 '고향에서 떠나 이국땅에 살게된 사람들의 슬픔'을 담은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 그런데 아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향수와는 그 느낌이 다르다. 하지만 밀란 쿤데라의 글을 읽다보면 절로 이해하게 되는 향수의 의미.
조제프와 이레나는 체코가 공산주의하에 있었던 시절 각각 덴마크, 프랑스로 망명길에 오르고, 20년이 지난 어느날 체코로 돌아온다. 그리고 돌아와 느낀 그들의 기분을 밀란쿤데라의 멋진 글솜씨로 써내려간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 내려간 향수. 향수를 읽는 내내 작가의 글쓰는 능력에 감탄 또 감탄했다.
향수라는 복잡한 감정을 너무 이해하기 쉽게 써내려가는 밀란 쿤데라. 알고는 있지만 뭐라 딱히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막막했던 향수에 대한 감정들을 그는 너무 간단하게 풀어내버린다. '아 맞아.' '그래 이런 말을 하고 싶었어.' 내가 생각만 했던 것을 너무 멋들어지게 글로 표현하는 작가 밀란 쿤데라. 아~ 난 그가 정말 존경스럽다.
밀란 쿤데라는 인간의 심리 역시 꿰뚫어보는 작가이다. 그리고 글로 그 오묘한 심리 역시 간단하게 써내려간다. 오~~부럽다~~!! 그의 글로 인해 조제프와 이레나가 느꼈던 그 감정들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그리고 같이 힘들어 하고 슬퍼한다.
<아래부분부터는 스포있음>
뭐 밀란 쿤데라의 글솜씨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말이 없다. 멋지다! 대단하다!
아 그런데 이 소설의 마지막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해석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이해라도 ㅡ.ㅡ;;
프랑스로 망명해서 20년만에 돌아온 딸의 애인을 유혹하는 엄마, 그리고 그 엄마의 유혹에 그냥 빠져드는 남자.
이레나는 조제프를 기억했지만 조제프는 이레나를 기억하지 못한 상태에서 둘은 섹스를 하고, 섹스가 끝난 뒤에야 조제프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했다며 울부짖다, 음부를 들어낸 채로 잠이 드는 이레나, 그리고 그녀를 남겨두고 떠나는 조제프.
뭐지? 뭐지? 이건 뭐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거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거지? 이게 유럽식 감성이라는 걸까..ㅠㅠ
아....이해가 안된다. 어쩌지 어쩌지 어쩌면 좋단 말인가..ㅠㅠ
슬프다.ㅠㅠ 이해할 수 없어서.
향수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는 십분 공감갔었는데 마지막 인물관계는 왜 저렇게 끝나 버리는 걸까? 향수와 무슨 관계가 있는걸까?
아 모르겠다 모르겠다. 이해해보려고 노력 또 노력했지만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너무 힘들었던 결말이다.
너무 좋아 구름위를 붕붕 떠다녔는데 마지막 결말로 인해 땅으로 곤두박질 친 느낌이랄까. 아. 문학이란 마냥 쉽지 않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