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한 이씨 부인은 적고 또 적어 - 조선시대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 창의력을 길러주는 역사 인물 그림책
양연주 글, 정주현 그림 / 머스트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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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

 

 조선시대 여성 위인하면 고작 신사임당, 황진이, 허난설헌만 생각하는 게 고작입니다. 빙허각 이씨란 인물은 저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책을 읽으며 엄마 아빠도 배운다는 말이 실감이 가는 요즘입니다. 애들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네요.

 

빙허각 이씨는 <규합총서>라는 책을 쓴 조선시대 여성실학자라고 합니다. 빙허각이 이름인 줄 알았는데 이씨 부인의 호이고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빙허각의 의미는 "아무것도 없는 문설주에 기댄다"라는 뜻인데 왜 이런뜻이 붙었는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다보니 여성학자의 인물 내역이 기록으로 자세하게 남지는 않았나봅니다. <규합총서>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졌고 총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책 속에 실린 내용이 참으로 유용합니다. 음식에 대한 예절부터 주식, 부식, 후식, 술등을 만들고 저장하는 내용이라던지, 여성들이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 중요한 상식, 논농사, 밭농사 등 시골에서 사는 법, 태교부터 육아까지 여성이 알아야할 상식까지 실생활에서 필요한 내용만을 담은 책이랍니다. 좀 더 재미있는 것은요, 귀신 쫓는 법도 쓰여있다고 합니다. 진짜 소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여겨진 것은 빠짐없이 기록한 책인 것같습니다.

 

 

 

 

 

 

빙허각 이씨는  어렸을적 아버지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아 공부 하기를 좋아한 아이였다고 하네요.

 

 

 

 

조선시대라는 시대를 감안해보았을때, 빙허각 이씨의 아버지도 참으로 생각이 트이신 분이었던 것같습니다. 여자아이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주셨으니까요. 찾아보니 빙허각 이씨의 집안, 외가, 시댁 모두 학문으로 유명한 집안이더라고요. 역시 집안의 가풍도 무시할 수 없는 것같습니다. 특히나 시아버지가 장서가로 유명하셨던 분이었던지라 결혼 후에도 책과 함께 지낼 수 있었던 분위기였더라고요.

 

 딸아이는 유독 여자 위인들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역시 무척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 뒷편에 또다른 조선시대 여성위인의 이야기가 간략하게 담겨 있어서 아이에게 또 다른 여성 위인들을 언급하고 그녀들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 할 수 있었답니다. 특히 이런 역사적 인물들은 미리 알아두면 나중에 역사공부를 할 때도 유용하다고하네요.  그림도 깜찍하고 스토리 구성도 간략하게 핵심만 이야기하고 있어서 취학전 아이나 저학년 친구들에게 참 적합한 위인전입니다. 지겹지않아서 혼자 읽기도 좋네요.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위인 이야기부터 이렇게 하나 하나 보여주면 무척 좋을 것같습니다. 다음에는 허난설헌 이야기를 들려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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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인초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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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희극만이 유행한다네. 

 

 

 

 

 꽃잎 하나 하나 바라보며 정취에 잠기는 꽃놀이를 즐기 듯, <우미인초>는 따뜻한 봄날,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곱씹어 읽어야 하는 책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그 아름다운 문장으로 인간의 도리를 노래하고, 죽음에 의미를 부여한다.

 

 <우미인초>에서 가장 인상깊은 인물이 있다. 바로 후지오와 후지오의 엄마다. 소세키는 후지오를 자존심의 여자, 후지오의 엄마를 수수께기의 여자라고 표현했다. 그 둘을 이보다 어찌 더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자신의 자존심을 확인하고 싶어 타인을 조정하려하고,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타인의 사랑을 짓밟은 후지오와 그런 그녀의 자존심을 부추겨 자신이 원하는대로 요리하려 드는 후지오의 엄마에게 정말 딱 들어 맞는 표현이다. 자신의 본심은 숨긴채, 남의 본심을 읽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 사람들, 정확한 답대신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이도저도 아닌 대답을 늘어뜨려놓는 사람들, 지금 세상엔 후지오와 후지오 엄마같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고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세상은 후지오 같은 여자가 너무 많아 곤란합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하지요."

"후지오가 한 명 나오면 어제저녁에 본 여자 같은 사람 다섯 명은 죽일 겁니다."

 

 고노의 계산법대로라면 2014년 지금 세상엔 후지오 같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후지오 같은 사람으로 몇 명이나 죽었을까?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이렇게 죽인게 아닐까? 내 마음 속이라고 후지오와 후지오 엄마같은 더러움이 없는 건 아닐테니까말이다. 그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방패같은 거라고 말하며 자신의 합리화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후지오와 결혼하기 위해 5년동안 자신을 기다려온 여자에게 파혼 통보를 한 오노에게 , 무네치카는  인간의 도리를가르쳐주었다. 인간의 도리라,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다. 이 말이 아련하게 정말 아련하게 느껴진다. 우린 인간의 도리를 얼마나 지키며 살고 있을까? 오노를 통해 마치 영겁의 세월을 살 수 있는 것처럼 자신만을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인간의 도리따위는 내팽겨치고 자신이 유리할 때만 외치는 현대인의 모습을 떠올랐다. 다행인건 오노는 그래도 겁쟁이었기에 무네치카의 말에 수긍를 했다는 것이다. 다만, 후지오와 후지오 엄마에게는 좀 더 강한 자극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나쓰메 소세키는 죽음을 말한다. 앞만 보며 삐뚤게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붙잡고 세우려 해도, 달리기만 할 뿐 멈출 줄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말도 그들의 가슴에 남지 않는다. 그렇기에 고노 역시 후지오와 의붓어머니(=후지오의 엄마)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이리라. 그렇기에 나쓰메 소세키는 후지오의 엄마에게 죽음을 선물해줄 수 밖에 없었으리라. 죽음과 같은 강한 자극만이 그들을 멈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의 관념이 극도로 쇠퇴하여 삶을 원하는 만인의 사회를 만족스럽게 유지하기 어려울 때 돌연 비극이 일어난다. 여기서 만인의 눈은 모두 자신의 출발점으로 향한다. 비로소 삶 옆에 죽임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안다. 멋대로 미친 듯이 춤출 때 사람으로 하여금 삶의 경계를 벗어나 죽음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한다는 것을 안다. 다른 사람도 나도 가장 싫어하는 죽음은 결국 잊어서는 안 되는 영겁의 함정이라는 것을 안다. 함정 주위에서 썩어가는 도의의 밧줄은 함부로 뛰어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 밧줄은 새로이 쳐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제이의 이하의 활동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안다. 그리하여 비로소 비극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희극은 비극과 함께 할때 비로소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나쓰메 소세키는 말한다. 내 삶은 어떠할까? 당신의 삶엔 희극과 비극이 함께 존재합니까?

 

두 달 뒤 고노는 이 한 구절을 발췌하여 런던에 있는 무네치카에게 보냈다. 무네치카는 이런 답장을 보내왔다.

 

이곳은 희극만이 유행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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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8
나쓰메 소세키 지음, 노재명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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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좀처럼 좁힐래야 좁힐 수가 없다. 현실을 유지하려면 이상은 낮추던지 접어야 한다. 이상만을 추구하다가는 현실을 유지할 수가 없다. 이상과 현실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면 그건 부자부모가 든든하게 생활을 지원해주는 사람이야 가능하지 않을까? 뭐? 삐딱하다면 삐딱하겠지만, 현실은 그만큼 살기 빡빡한 게 사실이니까. 그래서 난 <그 후>의 주인공 다이스케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독성은 좋았다. 니가 어디까지 그렇게 오만하게 구는지 보자~~뭐 이런 심정으로 읽어서 그런걸까. 후훗.)

 

다이스케는 결코 빈둥거리며 허송세월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밥벌이 문제로 스스로를 더럽히지 않는 고귀한 인간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사실은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할 때마다 가엾어진다. 아버지의 유치한 두뇌로는 이러헥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도 자신의 사상과 정서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릴 수 없는 것이다. -p.48

 

다이스케는 아무리 마음에 걸려도, 속 보이는 눈물과 고민과 진지함과 열정만큼 거슬리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p.88

 

"왜 일을 하지 않느냐고? 그건 내 탓이 아니야. 즉 세상 탓이지."-p104

 

"일하는 것도 좋지만 일을 한다면 단지 생계만을 위한 일이어서야 명예로운 일이라고 할 수 없지. 모든 신성한 노력이란 빵과는 거리가 있는 법이네."-p107 

 

 말하는 족족 밉상이다. 자신은 나이 서른에 아직도 아버지가 주시는 생활비로 유유자적하면서 살면서 생활을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사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무시하고 있다. 심지어 아버지까지 무시하고 있다. 건방지기 짝이없는 놈이다. 아버지가 주신 돈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못하는 놈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난척을 해댄다. 옆에 있다면 한대 갈겨주고 싶을 정도다.

 

 그런데, 그랬던 다이스케가 아버지가 제안한 정략결혼도 마다하고 심지어 아버지로부터 원조가 끊길만한 일을 저지른다. 바로 불륜! 참 가지가지 하는 놈이다. 정략결혼을 거절한 뒤에도 아버지를 피해 여행을 떠나자. 돈은 없다. 뭐 안되면 아버지한테 돈을 달라고 부탁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어이없는 놈인데 그래도 여자에 미쳐서 결국엔 갈때까지 일을 친다. 뭐, 누구는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나이 서른 먹고도 철 안든 놈이 사랑타령하다 신세망쳤다고 한마디로 요약하겠다.

 

 그 불륜의 대상이 결혼하기전 다이스케에게는 분명 기회가 있었다.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는. 하지만 결국 도망쳤다. 그렇게 비겁한 놈이 결국 욕정을 참지못하고 그녀의 남편에게 그녀를 달라고 매달리고 만다. 그는 자신이 불륜을 저지름으로써 아버지로부터 원조가 끊기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는 하고 있다. 즉 자신이 추구하던 이상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사랑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랑이라는 것이 너무 부질없다.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내고, 심지어 심장병으로 오늘내일하는 여자다. 도대체 그는 어떤 이상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그 이상을 던져 버린 것인가? 사랑? 고작 그런 사랑때문에? 도통 이해할 수가 없는 남자다.

 

 아버지로부터 형으로부터 연을 끊겠다는 말을 듣고 그는 가도노(집안일을 맡고 있는 서생)에게 일자리를 찾아보고 오겠다고 말하고는 밖으로 뛰쳐나간다. 이제 그에게 더이상 이상은 없다. 현실만이 존재할 뿐. 다이스케를 동정해야 할까? 건방이 하늘을 찌르더니 꼴좋다고 비웃어줘야할까?

 

 이야기는 그렇게 거기서 끝이난다. 현실로 뛰쳐나간 다이스케의 미래에 대해서는 상상만 가능할 뿐이다. 난 이 결말만큼은 마음에 든다. 다이스케의 미래를 작가가 써내려갔다면 만족했거나 혹은 마지막까지 짜증을 내며 책장을 덮어야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열린 결말로 끝내줌으로써 난 내 멋대로 다이스케의 미래를 요리할 수 있다. 짜증나는 주인공의 미래에 고생이 겹겹히 쌓여 있기를.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엔 가족과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기를. 난 비극은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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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유령을 추적하는 수상한 물리 교실 재미있게 제대로 시리즈 22
스테파노 산드렐리 지음, 일라리아 파치올리 그림, 황지민 옮김, 김상욱 추천 / 길벗어린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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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학이 뭔지 아시나요? 사실 전 양자물리학이란 말을 들어만 봤지 그게 뭘하는 건지 전혀 모릅니다. 학창시절 물리과목은 정말 쥐약이었어요. 도저히 가까이 할 수 없는 멀고도 먼 과목이었죠. 아, 그렇지만 제가 싫어했다고해서, 아이도 싫어하면 안되겠죠.

 

 <원자 유령을 추적하는 수상한 물리교실>을 추천해주신 부산대학교 물리교육과 교수 김상욱님의 추천사를 읽어보면요, 20세기 노벨 물리학상의 역사는 '양자물리학'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해요. 양자 물리학이 없었다면 휴대 전화, 컴퓨터, 텔레비전 같은 것들도 존재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양자물리학을 설명하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고 합니다.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조차도 '이 세상에서 양자 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라고 말했을 정도라네요. 이렇게 어려운 양자물리학을 <원자 유령을 추적하는 수상한 물리교실>은 초등학생(물론 고학년)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과 글로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초등학생을 위한 책이라서 어려운 수학공식같은 건 없어요. 글과 그림,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어려운 원자의 개념도 재미있는 예시와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줍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쉬운 것만은 아니예요. 만유인력의 상수, 플랑크 상수, 전자의 전하량 같이 용어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오기도 한답니다. 이런 것들은 아, 이런 것들이 있구나 하고 넘어갔어요. 이런 것들을 너무 깊게 파고들었다면 더더욱 머리가 아팠겠죠. 읽다보면 살짝 머리가 아파오긴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참 친절한 책입니다.  

 

 

 

유명한 학자들의 이론도 중간중간 설명해주어서요, 아 이런 학자가 있었고, 이런 이론이 있었구나 정도 파악할 수 있답니다.

 

  <원자 유령을 추적하느 수상한 물리교실>을 읽다보니 요즘 초등학생 수준이 참 높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제가 읽어도 쉽지 않은 이런 책을 초등학생이 읽는다니! 아, 정말 대단해요. 그럼에도 이런 책을 읽는 걸 어려워하는 친구들도 분명 있겠죠? 그런 친구들은 한꺼번에 읽어내려가기보다 한 챕터씩 읽는 게 훨씬 좋을 것같아요. 저도 그렇게 읽었거든요. 한꺼번에 다 읽기엔 개념이 좀 어렵네요. 생소한 단어도 많고요. 물리학, 전 여전히 어렵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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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꿈결 클래식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백정국 옮김, 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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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햄릿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각색하거나 모티브로 한 소설이나 영화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정작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은 건 얼마되지 않았다. 고전이란 타이틀때문에 셰익스피어의 작품 역시 멀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여름 밤의 꿈>을 읽은 뒤 그 편견이 싸악 사라졌다. 재미있었다. 다른 말이 필요없었다. 아, 이거 의외로 재미있네. 이런 느낌이었다. <한여름 밤의 꿈>을 시작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5대 희극을 다 섭렵해야겠다, 다짐했다. 그래서 읽은 두번재 작품이 <햄릿>이다. <햄릿>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사가 있다. 바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이다. 이 대사를 제대로 느끼기위해 한 줄 한 줄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부왕이 갑자기 돌아가신지, 두 달도 채 못 되어서 삼촌인 크로디아스가 왕위에 오르고 어머니 가르트루드가 그 삼촌과 재혼한 것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때 때마침, 부왕의 유령이 나타나 자신의 죽음이 삼촌의 짓임을 알게 되고 복수를 다짐하고 미친척하기 시작한다. 햄릿은 삼촌의 악행을 파헤치기위해 극단에게 삼촌이 아버지를 죽였던 그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게 만든다. 삼촌은 진노하고, 어머니는 햄릿에게 용서를 빌라고 다그친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 햄릿은 분노하고, 옆에 숨어서 그 상황을 엿보던 폴로니어스를 죽이고 만다. 폴로니어스의 죽음으로 인해 오필리아는 실성해 결국 자살을 선택하고, 폴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스는 왕과 짜고 햄릿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결국 그 계획에 의해 왕과 왕비, 햄릿과 레어티스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햄릿> 역시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여기저기서 토막토막 보아왔던 햄릿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한 번에 다 읽으면서 밀레의 그림으로만 보아왔던 오필리아의 죽음이 좀 더 비극적으로 다가왔다.

 

<사진출처 : 네이버>

 

 마지막 햄릿의 죽음 역시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느냐 죽느냐를 고민했지만 결국 복수를 위해 죽음을 택한 햄릿. 부왕의 모습으로 나타난 유령은 결국은 악마가 아니었을까? 설사 부왕의 죽음이 삼촌으로 인한 타살이었다고 한들 아비라면 자식의 행복을 바랄텐데. 그 유령은 결국 햄릿을 지옥으로 떨어뜨리고만다.

 

2. 일러스트와 각주

 <햄릿>을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건 일러스트와 각주덕이었던 것같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일러스트는 좀 더 흥미를 돋구었고, 난해한 시적표현은 각주를 통해 깔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엔 각주가 좀 거슬렸다. 이런것까지 각주를 달 필요는 없을 것같은데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하지만 역시 난해한 시적표현에는 각주는 필수적이었다. 유명한 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의 경우에도 긴 각주가 달려있었는데, 그 각주를 통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실린 해제 역시 유용한 내용이었다. <햄릿>이 100% 창작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3. 마지막

<햄릿>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각주와 해제가 달린 책을 접하면 좋을 것같다. 뭐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긴하지만. 4대 비극 중 한 편, 5대 희극 중 한 편을 읽었으니 7편이 더 남았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로 빠져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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