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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4년 12월
평점 :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처음 읽었을 때 내 두 손 가득 초콜릿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있을 수 없을 것같은 상상을 너무나 재미있게 풀어냈던 작가 로알드 달! 이번엔 그의 단편집을 읽어보았다. <백만장자의 눈>의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로알드 달이 쓴 7가지 단편이 담겨 있는 책이다.
1.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 - 늙고 큰 거북이가 사람들에게 잡혀 수프가 될 위기에 처했을 때, 동물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은 거북이를 도와주었고, 그 거북이와 머나먼 여행길에 오른다.
: 얼마전에 멸종이라는 책을 읽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거북이를 잡아서 즐거워하던 어른들의 모습에 혐오감이 밀려왔다. 다행이 소년이 있었기에 거북은 죽음을 면해서 나름 해피엔딩이었지만, 그 소년이 거북과 함께 떠난 건 어떤 의미였을까?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은 결말이 너무나 신비로워서 살짝 아리송했다.
2. 하치하이커 - 작가인 주인공은 히치하이커를 태워준다. 자신이 전문직이 종사한다는 히치하이커는 그가 과속을 하게끔 부추기고, 결국 경찰에 붙잡혀 벌금을 낼 위험에 쳐해진 작가. 그리고 밝혀지는 히치하이커의 직업.
: 유쾌하다. 정말 유쾌한 이야기이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인정을 받는 것은 늘 기분 좋은 일이죠."라고 말하는 히치하이커의 그 뻔뻔함에 웃지않을 수없다.
3. 밀덴홀의 보물 - 밭에서 그리스시대의 은식기 유물을 발굴한 이야기.
: 6번째 단편 "행운"에 쓰여진바에 따르면 이 이야기는 정말 있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로알드 달은 그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을 뿐이라고. 뭐 사실이야 어땠든. 이 이야기를 읽고 나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라는 말이 좀 수긍이 된다. 은식기의 가치를 알았던 포드는 상금을 받았음에도 은식기를 잃어야해 불행했지만, 포드때문에 보상금을 적게 받았던 부처는 은식기의 가치를 몰랐기에 적은 보상금으로도 행복할 수 있었다.
4. 백조 - 자신보다 약한자를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어니와 레이먼드는 백조의 날개를 잘라 자기보다 약한 피터의 팔에 강제로 달고 높은 곳에서 피터가 뛰어내릴 것을 강요한다.
: 결말이 어찌되었던 자신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던 피터를 백조가 살려준 거라 생각한다. 어니와 레이먼드는 꼭 응당의 댓가를 치루기를!!
5. 백만장자의 눈 - 눈을 감고도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 그 능력을 그는 카지노에서 발휘하는데......
: 실력있는 소설가라면 이런 결말을 내릴꺼야라고 로알드 달이 적은 부분(책을 읽어보면 나온다.)은 정말 예측가능한 이야기였고, 뻔한 이야기였다. 정말 그렇게 끝났으면 실망했겠지. 하지만 이야기꾼 로알드 달은 이야기를 그렇게 끝내지않는다. 행복하고 신비하게 마무리짓는다. 헨리가 옳고 그르다라고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누군가를 돕기 위해 그 능력을 썼다는 건 정말 아름답지않은가!
6+7. 행운 + 식은 죽 먹기
: 이 이야기는 로알드 달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한다. 난 처음에 이 두 이야기를 읽고 이 이야기가 실화인지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인지 사실 의아해했는데, 온라인 서점 책소개 부분을 읽어보니 자전적 이야기가 맞다고 한다. 이 두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로알드 달이 어떻게 작가가 되었고 그의 첫 작품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로알드 달의 말에 따르면 이 두 작품과 밀덴홀의 보물만이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이럼으로써 난 역시 이 작가의 상상력이 참 매력적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왜냐면 그가 지어난 이야기가 그가 사실을 그대로 쓴 이야기보다 몇배나 재미있었으니까.
요즘은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편을 읽고나면 뭔가 늘 찝찝했었기때문이다. 이야기가 더 있어야 할 것같고, 아니면 이유가 더 충분해야 할 것같고, 뭐 그런 느낌. 하지만 로알드 달의 이야기는 달랐다. 짧은 이야기 하나가 가득 차 있어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가 실화라고 말했던 것을 빼면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