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기가 정말로 심각한가?

회의적 환경주의자 - 이 세상의 실제 상황을 직시하다
비외론 롬보르 지음, 김승욱 외 옮김 / 에코리브르 / 2003년 8월

우선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았다는 점을 밝혀 둔다. 1천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다 읽을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책의 구성상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책의 맨 앞과 맨 끝 부분만 읽어 보아도 충분히 짐작이 가기 때문이었다. 본론의 내용들은 거의 대부분 언론과 과학자, 환경단체 들에 의해 조장되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에 대한 통계적 반론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이 책은 향후 환경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참고자료로서도 훌륭하게 기능할 수 있다고 본다.

아시다시피 이 책의 부제 'Measuring the Real State of the World'는 월드워치연구소가 매년 발행하는 '지구환경보고서 The State of the World'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내가 이 부제에 마음이 끌린 것은 사실 최근 '귀농'이라는 나의 화두에 대한 좀더 객관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고 싶어서였다. 나는 자본주의의 소비문명이 싫었고(돈만을 추구하는 개인의 이기심이 보기 싫었고, 나는 그런 사람들과 다른 부류임을, 그리고 또 다르게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심각한 환경문제도 이런 자본주의의 무분별한 소비문화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귀농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환경단체들에서 목높여 외치는 지구환경이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면, 그것이 사실이라면, 귀농을 하지 않고 도시에서 지구오염에 일조하는 삶을 사는 것은 윤리적으로 '잘못된' 삶이었다.

귀농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료가 필요했다.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 것인가. <녹색평론>과 같은 책들을 보면 분명 귀농을 하는 것이 옳다. 귀농은 지구와 우리 후손들을 살리는 길이며, 도시에서의 자본주의 소비문명에 길들여저 살아가는 것은 우리 지구와 후손들을 망치는 길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나는 자료가 좀 더 필요했다. 그래서 두꺼운 이 책을 집어들었다.

내가 파악한 이 책의 메시지는 이렇다. 1970년대 이후 연구기금이 필요한 과학자, 자신을 내세워야 하는 언론들, 감상적인 환경단체 들에 의해 환경위기의 심각성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 그러나 통계학자인 저자가 환경과 관련된 객관적인 자료(식량, 인구, 자원,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를 모아 수십년 혹은 백년단위까지의 거시적인 흐름을 파악해 보았더니 환경은 점점 더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발달된 환경관련 기술을 이용해 앞으로도 환경은 점점 더 개선되어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 더 시급한 문제는 아프리카, 아시아의 빈곤과 기근, 열악한 위생상태라고 한다. 사람이 가진 자원은 결국 제한되어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우리는 결국 어디에다 이 제한된 자원을 우선적으로 투입할 것인가를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소중한 것을 먼저First Things First'라는 스티븐 코비의 말을 빌려, 저자는 '최악의 것을 가장 먼저Worst Things First'를 자신의 구호로 내세운다. 내가 판단하기에 저자는 결코 환경단체들에 '딴지'를 걸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확보된 가장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환경과 관련하여 인류가 무엇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지 보여줄 뿐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인류의 미래환경에 대해 '낙관적'이다. 책 맨 마지막의 말 '아름다운 세상이지 않은가'라는 말에 저자의 낙관론이 집약되어 있다. 다만 한가지 이 책에 대해 아쉬운 것은, 지구 환경이 나날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고 해서, 인류가 환경에 대해 '방만'해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소 놓친 점이다. 서구인답게 객관적인 통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나, 발달하는 환경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지구인 한사람 한사람의 환경을 돌보는 소중한 '마음'임을 독자들은 잊어서는 안될 줄 안다.

요통의 원인을 도통 모르시겠다면 이 책을 강추합니다.

TMS 통증치료혁명 - 개정판
존 E. 사르노 지음, 신승철 옮김 / 승산 / 2006년 2월

나는 이 책을 읽고 2년여의 지긋지긋한 요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요통의 원인에 대한 이 책의 접근법은 기존의 요통관련 책과는 '혁명적'으로 다르다. 미국 뉴욕의과대학의 존 사노박사의 이 책은 한마디로 요통의 원인은 허리의 구조적 이상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허리의 문제는 정신적인 것에서 찾을 수 있는데, 특히 우리의 무의식 속에 억압된 분노의 감정이 그 진정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일견 황당한 얘기인 것 같지만, 무의식이란 놈은 아주 교묘하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주의를 허리와 같이 전혀 마음과는 관계 없을 듯한 곳으로 쏠리게 만든다. 사노 박사의 이 책은 미국에서 수백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그의 치료법은 미국에서 엄청난 치료효과를 보이면서(환자의 90%이상이 완치되었다고 한다) 오디오 및 비디오 강좌도 만들어져 있다. 그의 치료법과 환자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사이트도 있다. www.healingbackpain.com 이다. 사노 박사의 의견에 적극 동조하고 소개하는 책으로는 일본 갤럽치료원 원장 하세가와 쥰시 박사의 <수술하지 않고 고치는 요통 이야기>가 있다. 그의 사이트는 www.tms-japan.org 이다. 일본어가 가능하신 분이라면 참조하면 좋은 자료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요통으로 고생하면서도 이 병원 저 병원, 이 치료법, 저 치료법 다 써보고도 확실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분, 그래서 무척 답답하고 암담하게 느끼시는 분이라면 특히, 이 TMS 일 가능성이 많다. 그런 분들께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결국 MRI 한번 찍는 것의 100분의 1 정도 밖에 안되는 책 가격이니 큰 손해를 볼 것도 없지 않은가?

요통치료의 허상을 폭로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수술하지 않고도 고치는 요통이야기
하세가와 쥰시 지음, 엄인경 옮김 / 창과창 / 2002년 2월

나는 이 책을 읽고 2년 동안의 뚜렷한 원인 모를 요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일단 허리가 아프면 우리는 당연히 허리의 뼈가 어디 잘못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래서 엑스선이며 CT, MRI를 비롯한 여러 검사를 거치게 됩니다.
이는 일견 매우 당연한 반응인 듯 보이지만 실은 허리통증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접근법입니다.

이 책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허리를 비롯한 등, 어깨, 목의 통증, 심지어 다리의 저림과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의 대부분은 당사자의 무의식 속에 자신도 모르게 축적되어 있는 분노가 그 주범이라는 것입니다. 무의식 속에 축적되어 있는 그 분노라는 놈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대면하기를 꺼리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분노의 감정은 이제까지의 우리의 상식이나 이성으로 볼 때 무척 당황스럽거나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감정이지요. 특히 매우 양심적이거나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거나 남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에게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감정에 직면하여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입니다. 이런 감정에 대한 회피의 결과, 인간의 뇌는 무의식으로부터 몸으로 자신의 주의를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의식 속의 분노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위장술을 펴는 것이지요. 즉, 허리를 비롯한 근골격계의 통증은 무의식 속 분노의 대체물인 것입니다. 이런 이론의 뿌리는 역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뇌의 이런 교묘한 위장술 때문에 발생한 허리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의 역순을 따르면 됩니다. 즉, 자신의 통증을 솔직히 인정하고 통증이 진행되는 경과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그 원인이 되는 무의식 속의 분노라는 놈을 주시하는 것이죠. 이제까지 살면서 자신에게 크건 작건 스트레스를 주었던 사건들을 곰곰히 되새겨 봅니다. 그리고 그 사건들이 자신의 감정에 영향을 미쳤던 과정들을 한 번 머리속에서 되새겨 보십시오. '아, 내가 그 때 그런 일 때문에 어떠어떠한 감정적 상처를 입었었던 것 같아'와 같은 식으로 말이지요.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감정적 상처의 과정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면 이제 허리가 아프기 이전에 했던 동작들을 거리낌 없이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허리통증 때문에 회피했던 동작들, 자세들을 마치 '나는 이제껏 허리가 한번도 아파본 적이 없어'라는 듯이 뻔뻔스럽게 해보는 것입니다(물론 이 과정에서 너무 무리가 가지 않게 적절한 활동 계획을 수립하여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두뇌는 '어? 이제까지 성공적으로 작동했던 전략, 즉, 무의식 속 분노를 허리통증으로 대체하려 했던 전략이 이젠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 걸?'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허리 통증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보다 마음을 우선 돌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론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다소 황당하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슨 소리야? 나는 어제 MRI를 찍어본 결과 허리 디스크가 튀어나온 게 눈으로 확인되었는데. 의사선생님도 허리 통증의 원인을 튀어나온 허리 디스크 때문이라며, 요 부분만 간단히 수술을 받으면 말끔히 낫는다고 말씀하셨는데 말이야. 눈에 보이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무슨 난데 없는 마음 타령이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주의깊은 환자라면 이런 식의 치료과정은 매우 피상적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허리통증이 전혀 없는, 그리고 여태껏 한번도 없었던 '정상인'의 MRI사진과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MRI 사진을 비교해 본 결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집단의 사진에서 정상 집단보다 훨씬 더 높은 디스크의 변형이나 탈출이 목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입니다(더 자세하고 정확한 통계는 지면 관계상 생략합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제시하겠습니다).

사노 박사의 요통에 대한 새로운, 거의 혁명적인 이 접근법은 미국에서 90년대 초반 소개된 이후 수십만명의 요통을 효과적으로 치료해 오고 있습니다. 이 치료법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치료법을 적용함에 있어 주의해야 할 사항 두가지만 덧붙이고자 합니다. 첫째, TMS(Tension Myositis Syndrome, 긴장성 근육통 증후군)으로 진단을 내리기 이전에 정말로 심각한 허리의 질병(척추암 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보아야 합니다. 이는 MRI 등의 검사로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충분한 검사를 받아보았는데도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 때부터 TMS로 생각하시면 거의 틀림없습니다. 둘째, 이 치료법의 핵심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통의 발생 과정과 이에 대한 사노 박사의 치료법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즉, 이 치료법을 믿는 환자는 치료가 되고 믿지 않는 환자는 치료되지 않습니다. (돈도 들지 않는 이 치료법을 일단 믿어보는 것, 밑져야 본전 아닐까요?)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이 책에 대해 소개하는 것은 저 자신이 원인 모를 요통으로 2년간 고생해 왔고 그 때문에 MRI며, 물리치료며, 침이며, 카이로프랙틱, 주사 등 온갖 치료법을 다 동원했음에도 허리 통증은 계속 지속되었으며, 그로 인해 심한 우울감과 무기력에 시달렸던 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원인모를 요통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던 것이구요. 제가 여기 적은 글은 모두 제가 직접 체험한 것들을 솔직하게 적은 것으로 추호도 제 양심에 비추어 거짓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허리통증으로 인해 발생되는 어마어마한 비용, 시간 등을 고려한다면 이런 새로운 접근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