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워크 - 덜 일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를 내는 법
칼 뉴포트 지음, 이은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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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안 한다는 그 저자.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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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보다 열 살은 젊게 사는 오토파지의 비밀 - 김소형 한의학 박사가 전하는 기적의 저속노화 혁명
김소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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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파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 도쿄공업대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가 발견했다는데... 그가 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 게 없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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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 - 관계의 거리를 좁히는 말하기의 힘
신지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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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거의 죽음에 이르렀다 돌아온 저자의 이야기를 ˝명사들의 책읽기˝ k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들었다. 이후의 삶을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로 생각하는 저자의 글은 분명 어떤 울림이 있으리라. 저자가 죽을때 가장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더 나은 자신을 만나지 못하고 죽는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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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 - 2,7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의사,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깨달은 행복을 말하다!
히라노 구니요시 지음, 구수영 옮김 / 비아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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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명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호스피스 의사의 확신에 가까운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믿을 만한 확신이지 않을까? 

첫째는 자택 등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임종의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무엇보다 행복하다는 점, 둘째는 불필요한 연명 조치는 결코 환자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그럼, 우리가(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우리 모두가) 죽음에 이르기 전 내려야 할 선택은 자명하지 않은가. 첫째, 자택 등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죽음을 맞을 것. 둘째, 불필요한 연명 조치는 하지 않을 것. 


이 책은 무엇보다 죽음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생의 마지막 시기에 "제멋대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다만 "올바른 제멋대로"여야 한다. 올바른 제멋대로란 무엇인가? 저자에 따르면 출발점이 자기 자신인 제멋대로다. 다시 말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지내고 싶은가"를 중심으로 하는 제멋대로를 말한다. 막무가내로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올바른 제멋대로"가 아니다. 


이 책에는 멋지게 생의 마지막을 올바르게 제멋대로 살다 간 이들의 이야기가 다수 실려 있다. 이 이야기들이 소설보다 재미 있고 영화보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아마도 모두가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앞에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하지 않다. 사실 그 자체가 가진 진실성과 담대함이 우리를 숙연케 한다. 사실 앞에서 우리는 입을 다물고 그저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저자는 죽음이라는 마지막 순간을 같이 달리는 환자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러면서 인생 마지막 순간 환자들이 가르쳐준 많은 메시지를 자신이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 메시지는 간단히 말해,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떠나보내는 것을 업으로 하고 있지만, 자신이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임종을 맞는 순간까지 환자들은 모두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문 진료 의사 일을 하면서 가장 두근거릴 때는 인생 대선배들의 '올바르게 제멋대로' 구는 모습을 만났을 때라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생 말년이 되면 '미래'가 없다. 그렇기에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롭다"고 한다. 미래가 없는 상황에 놓임으로써 사회적 의무에서 벗어나 인생 처음으로 자기 마음가는 대로, 제멋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는 것이다. 훗날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인간의 마음은 한없이 강하다고 한다. 이제껏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이다. 


그리고 간병 문제에 있어 간병인의 간병 기술은 환자에게 둘째 문제라고 한다. 애정의 강한 인연으로 엮인 상대가(법적 가족이든 아니든) 곁에 있어주는 것이 가장 마음 든든한 일이라고 한다. 실제로 임종 시 간병을 담당하는 이가 가족이 아닌 지인인 경우가 상당하다고 하니 나로서는 뜻밖이었다.


저자는 또 필연코 다가올 자신의 죽음도 이렇게 상상한다. (저자의 자리에 '나'를 대입하며 읽었다) 126쪽: "나는 상상한다. 나이가 들고 의식이 없는 나에게 별 고민 없이 위루술이 이루어지고, 아무도 나를 모르는 병원에서 누구도 나에게 흥미를 갖지 않으며, 매일 아침저녁으로 영양분 튜브가 내게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새해 첫날이 밝은 것도, 밖에 벚꽃이 핀 것도 알지 못한 채 나이만 쌓여가는 모습을." 정말 우리는 이렇게 생의 최후를 맞고 싶을까. 아닐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맨 처음에 적은, 저자의 확신 두 가지를 다시 떠올리자. 첫째, 죽고 싶은 장소에서 최후를 맞을 것. 둘째, 불필요한 연명처치는 하지 않을 것. 그것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준비를 해나가자. 


또 하나,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앞으로는 "혈연에게 간병을 부탁할 수 없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핵가족화가 진행되어 누구에게나 고령 독거의 가능성이 생겨, 임종 환자의 간병을 하는 사람이 배우자나 자식 등 가족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은 당신의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당신의 임종 간병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는가? 저자에 따르면 당사자 사이의 강한 인연이 있다면 혈연관계가 아닌 누군가가 남은 삶이 많지 않은 환자를 보살피는 일이 딱히 문제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핏줄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과 관심으로 맺어진 당사자(임종 환자와 간병인) 사이의 강한 인연이다. 그런 인연을 우리는 살면서 만들어두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임종 간병을 목적으로 인연을 만들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생을 잘 살았다면 그런 인연은 필연코 맺어졌을 것이다(물론, 그런 인연이 없다고 해서 삶을 잘못 살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저자는 죽음에 다가가는 누구에게든, 보통의 의사라면 하지 않을 말을 한다고 한다. 즉, 술을 그만 마시라거나 담배를 줄이라고 하지 않는다. 왜?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이제 와서 좋아하는 일을 그만두고 수년이든 수개월이든 수명을 늘린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는 이유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일은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리고 저자는 사람은 원래 '자연스러운 상태로 죽고 싶은' 생물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소생 처치와 연명 처치가 오히려 편안한 죽음의 순간을 방해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한다. 또 입주금 10억원의 최고급 양로원(실버타운)에 들어가도 간병의 내용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하면서 생의 마지막 거처를 돈으로 사지 말라고 한다. 인생 최후의 거주지를 돈으로 찾을 수는 있지만, 그 장소가 마음 편한지는 결코 돈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로 마음 편한 장소란 돈만으로 손에 넣을 수 없다. 그렇다. 죽음에 이르러서까지 우리는 돈을 쥐고 갈 것인가. 죽음에 이르러서만은, 평생 움켜쥐던 돈에서 좀 자유로우면 안 될까. 죽어서까지 돈을 가지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면서 저자는 '폴라리스'라는 고령자 대상 주택을 소개한다. 매뉴얼이나 규칙으로 입주자를 속박하지 않으며, 청소나 식사 뒷정리 등은 입주자들이 함께 자주적으로 한다고 한다. 입주자 자신이 마음 편한 장소를 만들어 나가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을 세운 오카다 씨는 입주자 한 명, 한 명과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과 문제를 듣고, 느긋한 운영 형태를 취하면서도 제대로 개별 대응을 해준다고 한다. 자신도 입주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많은 시간을 입주자와 함께 지낸다고 한다. 입주자의 오물로 가득 찬 화장실에 스스로 손을 쑤셔 넣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정말로 마음 편한 마지막 거처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고 한다. 


현재, 저자와 같은 방문 진료 의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때 앞으로 집에서 죽는 것은 결코 상상 속 그림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의료가 더 유연해지고 우리의 사고방식이 달라지면서 자신의 죽음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날은 머지 않은 장래에 실현될 것이라고 한다. 


결론으로, 저자는 방문 진료 의사로서 수많은 환자의 죽음을 보면서 죽음은 회피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달았고, 나아가 자연스러운 흐름이자 섭리라는 당연한 사실을 뒤늦게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환자의 익숙한 자택에서 그들을 간병했을 때 오히려 행복감이나 성취감 같은 신기한 감각에 휩싸였다고 한다. 앞으로는 자택에서 마무리를 맞이하는 것, 가족을 자택에서 간병하는 것이 전보다 더 많이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며, 죽음을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좀더 실감 있게 느낄 수 있었고, 막연한 죽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질병과 죽음에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떠올려보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서 병과 죽음은 우리의 현실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오타: 

41쪽 위에서 둘째 줄: 두 사람이 -> 두 사람의 

63쪽 위에서 다섯째 줄: 산호 -> 산소

71쪽: 그런 연구들도 -> 그런 연구자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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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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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를 쓴 일본의 호스피스 의사 히라노 구니요시는 앞으로를 "간병의 시대"로 명명했다. 아니나다를까 초고령사회가 급격히 진행되는 요즘, 시내 어딜 가나 요양병원이나 주간보호센터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앞으로는 정말로 노인의 시대, 요양의 시대, 간병의 시대가 될 것이다. 그만큼 이 문제를 중심으로 엄청난 사회적 자원과 인력이 투입될 것이고, 급변하는 간병 환경에 필요한 다양한 논의들이 터져나올 테다. 


나 개인적으로는 지난 1년 사이 가족 차원에서 많은 일을 겪었다. 한 살 위의 누나가 약물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나는 아이 하나를 둔 채 결혼 생활을 정리했으며, 오랜 당뇨를 앓던 노모는 외과 수술 후 더딘 회복에 더욱 기력이 처지고 또렷하지 않은 정신 상태를 보이고 있다(치매 우려). 게다가 그나마 건강하던 80대 중반의 아버지는 기존의 청력 상실에 더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이 지난 1년 사이에 일어났으니 가족 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고 할 만하다. 


책의 부제가 가리키듯이 병약한 부모님을 간병하는 문제는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일 것이다. 닥치기 전에는 와닿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닥치면 눈앞의 현실이 된다. 그렇게 된 이유와 과정을 따질 겨를이 없다. 생활 패턴에 당장 변화가 생기고, 해야 할 일들이 바로 들이닥친다.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둘러보고 고민하고 실행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의 질병과 간병 문제를 회피하는(혹은 운좋게(?) 피해가는) 자식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자식들은 하루가 다르게 노쇠하는 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도 그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특히 내가 좋아하는 아들러 철학을 쉽게 안내하는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병약한 부모님의 간병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을까 궁금했다.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 책과의 만남은 독자로 하여금 눈에 불을 켜고 책을 읽게 한다. 명확한 문제의식으로 책을 읽으면 더 빨리 읽을 뿐 아니라 독서로 얻는 것도 훨씬 많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자리에 '나'를 대입하며 읽었다. "아~ 저자는 이럴 때 이렇게 했구나, 나라도 그렇게 했을까? 어라? 이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인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그래, 저자의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그게 더 현명하고 유익한 처사군." 이런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부모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곳곳에 묻어남을 느꼈다. 뇌경색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오랜 기간 간병한 저자는 의무적인 효도라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부모의 모습을, 동등한 한 인간(친구)으로 바라보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책에서 얻은 핵심 메시지를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1) 병약한 부모의 완전한 회복을 목표로 삼지 않기. 

연로한 부모가 예전의 건강 상태로 완전 회복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며(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것을 목표로 삼으면 간병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더욱 힘들어진다. 현실적인 목표를 잡자. 부모님의 현재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2) 행복의 한계 인정하기.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깨달음. 궁극적으로 각자의 행복은 각자가 책임지는 것. 누가 누구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부모를 행복하게 해드리는 노력을 방치하라는 뜻이 아니라, 사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궁극적인 행복은 각자 스스로의 책임일 수 밖에 없다는 엄연하고도 겸손한 진실 앞에 서자는 요청.  


p.124"아버지를 간병하면서, 저는 자식이 부모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도 사람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도, 누군가에 의해 행복해질 수도 없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 부모는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가 없습니다. 아이의 행복을 원하는 것이 틀렸다는 말이 아닙니다.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p.125: "내가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줄 수는 없습니다. 물론 부모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모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3) 부모의 지금 모습 그대로에서 언제나 다시 시작하기. 

부모가 치매에 걸려 엉뚱한 소리를 하고 속이 상하더라도 지금 모습 그대로에서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깨달음. 


87쪽: 만약 아내가(부모가) 나를 잊어버리면 그 시점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됩니다. 매일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나가면 됩니다. 어제부터 시작된 관계를 오늘로 이어나가는 것이라 생각지 말고,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4) 부모 간병은 '부모를 위해 내가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관점 갖기. 

나 역시 부모 간병을 "즐길" 수 있으면 된다. 쉽게 말해서 내가 좋아서, 나를 위해서 한다는 관점을 갖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고 상당한 상상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잘 살펴보면 부모 간병이 반드시 나의 "백퍼센트 희생"인 것만은 아니다. 가령, 부모 간병을 하는 중에 지금껏 몰랐던 삶의 진실에 눈뜰 수도 있고, 노인들과 병약한 이들을 가까이 보게 되면서 전에 알지 못하던 것들을 알게 되는 수도 있다. 또 지금까지의 나의 생활 패턴을 돌아보고 전체적인 삶의 이정표를 다시 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p.126: "벚꽃 피는 계절에 벚꽃 구경을 시켜드리려고 부모님을 모시고 외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벚꽃이 보고 싶어서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 꽃놀이를 부모님을 위해서 간 것이 아니라 부모님도 같이 가서 즐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혹여 부모님이 나중에 꽃놀이 간 사실을 잊어버렸다 하더라도 그 일로 낙담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5) 부모의 존재 자체에 고마움을 갖기.

병약한 노부모들이면 누구나 하는 말 "어서 죽어야지.. 쓸데없이 오래 살면 자식들 고생시키는 거야." 이런 말을 듣는 자식들은 속이 어떨까. "아니에요, 아버지(어머니). 살아 계셔 주시는 것만으로 저희에게 얼마나 큰 마음의 위안이 되는지 몰라요."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언뜻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이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216쪽: "나이 든 부모님은 당신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자신을 ㅇ맇고, 자신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나 같은 건 없는 편이 낫지'라며 괴로워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가족 안에서 당신들의 자리가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런 부모님에게 ... 존재 그 자체에 '고맙다'고 해줌으로써 부모님의 존재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음을 안식시켜주어야 합니다." 


6) 늙고 병들어가는 부모님을 간호한다는 것은, 앞으로 필연적으로 다가올 "나의" 병듦과 죽음에 대한 예행연습이라는 관점. 

나 역시 앞으로 필연적으로 늙고 병들어 죽어갈 것이다. 부모의 늙음, 병듦, 죽음을 지켜보는 일은 이에 대한 실전 예행연습이다. 내가 어떻게 늙고 병들고 죽어갈 것인가에 관하여 이보다 더 도움이 되는 현장실습이 또 있을까. 잘 지켜보면서 배울 것은 배워가며 그렇게 인생을 마무리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가. 죽음은 인생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죽음이 없다면 우리는 얼마나 오만할 것인가, 죽음이 없다면 우리는 얼마나 욕심에 똘똘 뭉칠 것인가, 죽음이 없다면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을 것인가. 고맙다, 죽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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