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We Don't Talk to Each Other Anymore: The de-Voicing of Society (Paperback) - The De-Voicing of Society
John L. Locke / Simon & Schuster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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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번성하고 말의 홍수인 '말의 시대'가 왔다고 한다. 인터넷 등 매체 환경이 다변화되면서 확실히 말이 번성하고 있다. 글로 읽는 것보다 말로 들으면 이해의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차원에서, 쉽고 편리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점점 선호하게 되는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글은 오직 '글'로만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한계'가 있으나, 말은 화자의 표정과 억양, 구체적 발화 상황 등 언어 외적 요소를 동원하여 청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글은 점점 없어지고 말은 더욱 번창하게 될 것인가?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글은 종내 사라지게 될 것인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잃는 것은 없는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 한가지, 위 기사에서 말하는 '말의 시대'에서 '말'이란 강연, 팟캐스트, 북콘서트 등에서 보듯이 [화자->청자]의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말이다. 이 말은 일방적인 소비 대상으로서의 말, 다시 말해 "상품"으로서의 말이다. 여기에는 말 고유의 즉흥적인 "주고 받음"이 없다. 말의 신체성이라 할 수 있는 "목소리"도, 현장성이라는 의외성도 탈색된 말이다. 모든 "상품"이 그렇듯 여기서의 '말'에도 준비된 각본에 따른 정시성, 효율성, 목적성이라는 기제만 작동하고 있다. 물론 강연에는 청중의 질문이 있고, 북콘서트에는 대담자가 저자와 주고 받는 말이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청중이 관람하고 소비하는 목적으로서의 "준비된 말"이다. 청중이 진정으로 참여하는 말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의 "말"이라면 지금 이 시대에 그것은 확실히 번성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아니 나 자신의 경우를 살펴보자. 당신은 예전보다 말을 더 많이 하고 있는가? 정직하게 관찰해보자. 나의 경우, 휴대폰의 음성 통화량 데이터는 특별한 행사가 있는 달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남아 돈다. 사람들은 점점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문자 메시지로, 카톡으로, 페북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제 말을 하려면(휴대폰 음성 통화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결심과 용기를 내야 하게 되었다. 굳이 음성 통화로 하지 않고도 문자나 카톡으로 해도 될 것 같기에 더 그렇게 되었다. 말은 이제 용기를 내어 해야 하는 특별한 활동이 되었다. 나만 그런가?

바야흐로 "말은 죽어가고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목소리'가 죽어가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개성과 독특한 사람됨을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드러내는 목소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탐구한  책이 있다. ​

 

Why We Don't Talk To Each Other Anymore: The De-Voicing of Society

왜 우리는 서로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가: 목소리가 사라진 사회

Paperback – August 31, 1999

We Have Arrived at the Information Age -- But Not in Person
E-mail, voice mail, fax machines, beepers. Technology is overwhelming us with information, driving out the sound of human voices. We have gained the advantage of nearly constant interaction with others but make only partial connections; in the process, we are losing something precious. In this witty and intelligent book, prominent psycholinguist John Locke takes a hard look at what we are really missing as intimate forms of self-expression vanish.
Talking is the way we build and maintain relationships. Talking is the way that we learn to trust one another. But we now spend our days exchanging electronic factoids, leaving us little time to "just talk." Without intimate conversation, we can't really know others well enough to trust them or work with them harmoniously. We even lose track of our own selves -- our sense of humor, our own particular way of looking at things. We become lonely.
Keenly perceptive and though-provoking, Why We Don't Talk to Each Other Anymore is a provocative look at how we live with -- and without -- one another.


우리는 정보시대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정한 정보시대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메일, 음성메일, 팩스, 삐삐 등 통신기술은(1999년 출간된 책이다) 엄청난 정보를 우리에게 쏟아붓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사람의 목소리는 점점 궁색한 처지에 몰리고 있다. 우리는 통신기술의 발달로 거의 하루종일을 타인과 상시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편리함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나, 그 과정에서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고 있다. 이 위트 넘치는 현명한 책에서, 유망한 심리언어학자 존 로크는(철학자 존 로크가 아니다), 목소리라는 친밀한 자기표현 수단이 점차 사라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진실로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엄정한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말(대화)은 사람이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수단이다. 말을 통해 우리는 상대방을 신뢰한다. 스마트폰으로 시시껄렁한 이야기나 주고받느라 하루를 다 보내는 우리는 "진정한 대화를 위한" 시간이 없다. 친밀한 대화가 없으면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사람과 어울려 함께 일할 수도 없다. 말을 나누지 않으면 상대를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말을 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즉 대화가 없으면 나의 유머감각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사물을 바라보는 나의 고유한 관점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는 외로운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

촌철살인의, 생각을 자극하는 이 책  <우리는 왜 서로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가>는 우리가 서로 함께, 그리고 서로가 없이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도발적으로 살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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