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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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의 일련의 저작들은 현대사회의 은밀한 문제성을 포착하고 그 본질을 규명하는 깊은 차원의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그의 글을 읽으며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사색하는 것은 하나의 즐거움이다. 또한 개인적 문제로만 여겼던 우울감의 사회적 차원을 비로소 이해하고 그로부터 적지 않은 위안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글을 읽는 것은 치유적 행위이기도 하다.

 

나와 우리가 지금 당장 겪고 있는 사태에 대해 비판적으로 통찰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의 축적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자신과 주변 상황에 대한 예민한 감각,  머무름과 견딤, 전체를 관통하는 역사적이고 거시적인 안목 등 거의 수행자에게나 요구될 법한 태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한병철은 어떠한 종류의 사태이든-심지어 자신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사태라 하더라도-그것을 성찰의 무대 위에 세울 줄 아는 비판적 지성의 마땅한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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