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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Paperback)
Banyai, Istvan 지음 / Puffin / 1998년 7월
평점 :
우리의 관점이 얼마나 협소하고 제한적일 수 있는지, 우리가 관점을 확장하고 이동할 때 우리가 알지 못하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걸작.
아주 오래 전 이 책을 보고, 명상을 통한 "탈동일시"와 "관점 이동"을 적확하게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생각했었다. 오랫동안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아 검색을 거듭한 끝에 드디어 찾았다(책 제목도 저자 이름도 잊어버려 이미지로 검색하느라 꽤나 진땀을 뺐다).
그렇다. 우리가 아는 세상,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다. 여기서 "세상"에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물리적 세상은 물론이고 정신적, 심리적인 세상도 포함된다.
우리는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물리적, 정신적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명상을 하다 보면 자신으로부터 한발짝 떨어져 자기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그러면서 관점의 이동이 일어난다. (궁극으로는,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아"의 깨달음에 이를 수도 있다.)
물론, 더 큰 세상을 알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명상하는 것은 아니다. 명상은 어떠한 목적도 갖지 않고 임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명상은 인간의 활동 중 가장 "역설적이며 어불성설"인 활동이다. 그런데 그 "어불성설"이 말이 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어불성설"인 세상에서 어불성설인 것은 역설적으로 궁극의 차원에서는 어불성설이 아니다. 말이 되는 활동인 것이다.
어쨌거나, 명상을 하다 보면 자기 자신으로부터 한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도 있다. (물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은 명상을 통한 자신과의 거리두기, 탈동일시, 자기 객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명상 수업에서 보조 자료로 활용하면 아주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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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적 상태를 경험한다는 것은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인식하는 자신에 대해 ‘자꾸자꾸 뒤로 물러서는 것(repeatedly stepping back)’이다. 말하자면,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 > 그 현상을 인식하는 나(I₁) > 인식하고 있는 나(I₁)를 다시 인식하는 나(I₂) > I₂를 다시 인식하는 나(I₃) > I₄> I₅ > …
와 같은 방식의 인식이다.
명상적 상태를 경험한다는 것은
자꾸자꾸 뒤로 물러서는 것
이렇듯 자꾸자꾸 뒤로 물러서는 명상적 앎의 상태에서는 경험 대상과 그것을 인식하는 나 사이에 계속해서 새로운 ‘공간’이 생겨난다. 카밧진은 이것을 ‘창의적 공간(creative space)’이라고 표현했다.
그곳은 내가 자유롭게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공간이다. 변화와 성장, 치유가 발생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이 지점이 넓어질수록 우리는 더 지혜로워진다. 지혜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내릴 수 있는 더 나은 선택이 있음을 알아보는 것이다.
지혜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내릴 수 있는
더 나은 선택이 있음을 알아보는 것
아래는 "자꾸자꾸 뒤로 몰러선다"는 명상적 치유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영상이다.
https://youtu.be/vRXYKQEJeq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