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과 자칼이 함께 춤출 때 -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비폭력대화(NVC)
세레나 루스트 지음, 이영주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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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성장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배워온 자칼의 언어를 내려놓고, 비폭력대화의 기린 언어로 새로 학습하는 과정을 쉬운 일상의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비폭력대화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 그리고 비폭력대화는 강력하다. 우리의 대화 방식을 근본에서 변화시키며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그것은 왜 그런가? 인간 보편의 욕구 모델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폭력대화에서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느낌이 그 근저에 있는 나의 욕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드러내는 신호라고 본다. 욕구가 충족되면 긍정적 느낌이, 충족되지 않으면 부정적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욕구는 우리가 숨쉬고 사는 공기처럼 보편적인 것이다. 


좋다/나쁘다, 옳다/그르다 등의 도덕적 판단으로 재단될 수 없는 무엇이다. 욕구의 이런 보편성은 우리 인간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연결고리다. 이것을 알 때 우리는 서로에게(그리고 나 자신에게)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다. 


내가 이해하는 비폭력대화의 공감이란, 지금 현재 나와 상대의 느낌과 그 이면의 욕구가 무엇인지 짐작해보는 것이다. 반드시 나의 상대의 느낌과 욕구에 동의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해보고 느끼려고 하는 과정 자체가 공감이다. 


이 공감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나와 상대, 나아가 세상에 대한 진정한 연민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이 과정을 거칠 때 세상은 '실제로' 변화할 수 있다. 이럴 때 우리가 막혀 있는 수많은 대립과 갈등, 분쟁과 싸움은 지금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물꼬를 트게 될 것이다. 주저리, 내가 이해하는 얕은 지식으로 비폭력대화를 요약해 보았다. 번역이 자연스럽고, 문장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만진 느낌이 들어 좋았다. 


p.43 앞엣것들은 자칼 언어에 무게를 둔 예시들이다.(보통 '전자'라고 쓰는 것을 '앞엣것들'이라는 우리말로 순화해 썼다)


33쪽에 든 자칼 대화의 사례가 재미 있고 확 와닿아서 인용해본다. 

자칼1: 이것 보세요, 슈미트 씨. 당신네 그 괴물 같은 가문비나무는 도대체 언제 치워 버릴 겁니까?
자칼2: 첫째, 그건 가문비나무가 아니라 전나무입니다. 둘째, 그 일은 당신이 나한테 왈가왈부할 일이 아닙니다. 셋째, 먼저 당신의 자작나무나 신경 쓰시지요. 그 잎사귀들이 우리 정원으로 떨어진다고요.
자칼1: 일 년에 딱 2주 동안 조금 떨어지는 나뭇잎 가지고 유난 떨지 마세요. 그건 자연의 섭리라고요. 나는 일 년 내내 당신네 나무들 그늘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요. 더군다나 당신네 나무들이 물을 다 빨아들이느느 바람에 우리 화단에서는 더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아요.
자칼2: 그건 화단에 물 주는 일을 제때 뭇 한 당신의 게으름 때문이지요.
자칼1: 정말 뻔뻔스럽군요.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드시네요. 그럼 봅시다. 4주 안에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는다면 제 변호사가 연락할 겁니다.
자칼2: 한번 해보시지요.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 P33

우리는 자칼 귀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말을 공격, 비난, 판다나 등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아니면 기린 귀를 사용해 상대방의 말을 충족되지 않은 욕구로 인해 생긴 느낌을 표현하는 것으로 들을 수도 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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