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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수학 개념사전 93 - 개념 씹어먹고 수학문제 풀어 봤니?
조안호 지음 / 폴리버스 / 2022년 2월
평점 :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그저 전전긍긍하며 초등수학 진도빼기에 바쁘면서 중학수학은 생각도 못하고 있는 4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였다. 그래도 막연한 두려움은 있었다. 중학 수학이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은 더 커졌던 거 같다. 거기에 지금 하고 있는 초등도 잘 다져나가고 있는지 확신이 없었다. 그렇다면 학부모인 나는 아이에게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줘야 수포자가 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나도 공부를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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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수학 개념사전 93]의 머리말을 보면 저자가 추구하는 수학공부 방법에 대해 풀어놓았다.
저자 또한 '개념을 가지고 문제를 푸는 것'이 가장 올바른 수학 공부라 한다. 하지만 그 개념이 우리가 당연히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 교과서엔 없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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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진들이 교과서에 정의나 개념을 넣지 않은 이유는 '아직은 아이들이 연역적인 사고를 받아들일 나이가 되지 않았으니 경험적인 사고의 기회를 늘리고 수학의 개념, 원리, 법칙을 아이들이 발견하거나 선생님들이 발견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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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법을 귀납법이라고 하는데 경험에 의한 관찰, 탐구, 발견과 같은 과학과목에 적합한 방법이지, 수학엔 맞지 않는 정반대의 공부방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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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완전한 객관적인 진리체계가 존재한다고 믿고 오류 없는 완벽한 재료들인 정의, 정리들을 쌓아가는 학문이다. 그러니 적어도 학창 시절의 수학은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겠다는 것이 수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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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자는 수학만큼은 연역법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이미 있는 개념들을 갖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을 말하며,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잡는 귀납법과는 반대인 것이다. 그러나 초등부터 중학교까지 교과서에는 개념인 줄 알고 기술을 가르치며 유형문제집을 쥐어준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10년간 귀납법 관점으로 문제를 풀어오던 아이들이 고2가 되서야 개념을 그제야 배우고 관점을 바꿔 연역식으로 문제를 푸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개념은 알겠는데, 응용이 안 된다.'고 아이들이 푸념을 하게 된다는 거다. 그래서 저자는 수학을 잘하기 위한 방법을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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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은 계속 사용해야 하니 한 줄이나 한 장의 그림으로 정리되어야 하고 입으로 줄줄 나오도록 해야 하며, 결국 언제라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체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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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조언을 깊이 이해하며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왜 이런 말들을 했는지 공감이 가고 개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첫 개념을 놓치면 그 다음 개념도 이해가 안되고 다시 되돌아가게 되는 수고로운 시간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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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보면,
어른들이야 배웠던 것들이라 익숙한 어휘들이지만 처음 접한 아이들은 머리가 어질어질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부터 차근히 읽어나가다보면 축적된 개념들로 새로운 어휘가 이해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
아이들이 꼭 이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어렵다 생각했던 것들이 이해되고 문제에 적용되는 것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겠단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초등학교 6학년 수학과정을 다 마친 아이라면 <0부 초등수학: 개념과 문자의 만남>파트를 꼭 읽고, 자신이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과 비교하며 개념을 정의해나가길 바란다. 의외로 배웠는데도 생소한 수학을 접할 것이다. 하지만 중학수학을 대비하기 위해선 이 책에 쓰인 개념을 꼭 외워서 체화하길 바란다.
예를 들어,
27페이지의 '0으로 나누기'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너무 다르다.

0을 나누든 0으로 나누든 답은 항상 0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답은 여러가지다. 나누기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29페이지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불능(不能)과 부정(不定)이란 답이 왜 나왔는지 이해했다면 분수와 비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그 이후에 나올 방정식과 함수를 이해할 수 있다.
이 '0'이라는 숫자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증명을 풀어나갈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0'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고 갔으면 좋겠다.
더불어 0부를 읽다보면 초등 때 분수연산을 많이 연습하여 수감각을 익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분수를 이용하여 증명하는 방법들이 계속 나오고, 중학수학에서 배울 인수분해 파트를 보면 저자가 말하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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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의 사칙연산을 초등학교에서부터 충실히 해야 한다. 만약 중1~2의 학생인데, 간단한 분수셈이 암산이 되지 않고 버벅인다면 중3의 인수분해에수 모두 수포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159p. 인수분해를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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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읽으면서 학부모로서 초등수학에선 아이에게 무엇을 강조해야 할 지 감을 잡게 되었다. 그렇기에 수학의 제대로 된 방향 설정을 하여 초등에 너무 힘을 빼지 않기 위해서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한다.
0부 이후의 1부파트 부터는 중학수학의 본격적인 개념이 설명된다. 이 파트를 읽어나가면서 정말 기본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예시도 많이 보면서 받아들여야 중학수학에서 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걸 느낀다.
나의 예를 들자면,
이 책을 거의 10일에 걸쳐서 읽었는데,
전날 읽었고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넘어간 개념이 다음날 생각이 가물가물한 것이다.
102페이지의 '차수와 지수'부분에서 차수, 계수, 지수가 계속 헷갈리는 거다.
그러다 나중에 방정식과 다항식이 헷갈리고 항등식과 헷갈렸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개념을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물론 3년동안 배울 것을 열흘 안에 다 채우려고 하니 탈도 났겠지만, 여기에서 깨달은 건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나와있는 개념을 꼭꼭 씹어 내꺼로 만들어가는 시간이 필히 필요하다는 것.
책을 읽어나가면서 저자가 머리말에서 신신당부하며 조언한 것들이 매일 리마인드되어 개념의 중요도를 더욱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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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후기에 저자가 적은 말들을 꼭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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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서 기본을 기른다는 것은 낯선 곳에서 목적지를 찾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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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해 보거나
개념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보는 것이 나중을 생각하면 더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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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수학은 음수, 절대값, 거듭제곱, 등식의 성질이라는 큰 줄기의 개념에 초등학고 때 배웠던 분수와 괄호가 도입되었을 뿐이기 때문에, 대개는 이 부분에 함정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보는 눈이 다르면 얻는 것도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들 개념이 어떻게 도입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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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에서도 개념을 거듭강조하며 관점을 다르게 보는 연습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 조안호는 자신을 수학통역사라고 소개한다.
수학도 통역이 필요하다 생각하며 통역하는 방법이 바로 개념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다.
매 챕터마다 나오는 조안호의 정의를 보면,
어느 문제에서라도 헷갈릴 일이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제대로 된 개념과 연역법으로 풀어나가는 수학공부가 왜 수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깨닫게 되는 책이었고, 오랜만에 중학교 때 배웠던 내용들을 떠올리며 그 때 이 방법으로 공부했으면 수학을 재미있어 하지 않았을까란 상상도 해보게 되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고,
중학수학을 공부할 때마다 사전의 용도로 이 책을 옆에 두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들춰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읽어나가면서 어휘 하나, 문장 하나 꼼꼼히 체크하다보면 문해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답답한 부분을 뚫고 나가는 힘을 길러보는 연습을 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아직 중학수학에 입문하지 못하고 불안에 떠는 학부모들에게도 추천해보고 싶다. 읽어보면 중학수학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고 남들이 말하는 선행이나 심화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아이가 어느 부분에서 힘들어 할 지를 미리 예측해서 아이를 이해하고 같이 해결해나갈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 [중학수학 개념 사전 93]을 통해 부모도 끊임없이 공부하여 아이가 수학을 포기하지 않도록 방향을 잘 설정해 줄 수 있는 코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리뷰를 하였습니다.
중학 수학은 음수, 절대값, 거듭제곱, 등식의 성질이라는 큰 줄기의 개념에 초등학고 때 배웠던 분수와 괄호가 도입되었을 뿐이기 때문에, 대개는 이 부분에 함정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보는 눈이 다르면 얻는 것도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이들 개념이 어떻게 도입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읽기를 권합니다.
- P422
분수의 사칙연산을 초등학교에서부터 충실히 해야 한다. 만약 중1~2의 학생인데, 간단한 분수셈이 암산이 되지 않고 버벅인다면 중3의 인수분해에수 모두 수포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 P159
개념은 계속 사용해야 하니 한 줄이나 한 장의 그림으로 정리되어야 하고 입으로 줄줄 나오도록 해야 하며, 결국 언제라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체화되어야 한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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