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과학 - 집파리에서 인공지능까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쓰레기의 모든 것
곽재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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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거 인디캣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책 제목_쓰레기 과학


저의 현업이 쓰레기를 치우는 지하철 환경미화 공무직입니다. 그래서 쓰레기에 진심인 편 이지요.

워낙 아이의 교육을 위해 환경에 대한 책을 읽어오기도 했고 지구를 위한 환경 실천을 한다고 하나씩 해오고 보니 실질적인 행동의 수단으로 이 일을 업으로 삼아 더욱 진심으로 대해보자는 생각으로 올해 1월부터 일을 시작하여 해오고 있지요. 물론 공무직 특성상 겸직은 불가하여 책 리뷰가 가능한지 회사에 허락을 구하고 제가 일을 안 하고 쉬는 날 리뷰를 올리다 보니 요즘 리뷰가 뜸해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 몇 개월은 일 적응을 위해 일부러 책 리뷰를 잡지 않고 있었네요. 그러나 이 책은 리뷰 신청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블로거 인디캣님의 서평단을 통해 읽어보게 된 책으로 책 제목은 쓰레기 과학입니다.

문학과지성사 출판사에서 나온 신간이네요.

이 책은 책 표지를 보셔도 확인이 되시겠지만 "집파리에서 인공지능까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쓰레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1인당 매년 459kg, 1인당 매일 1.2kg, 전 국민이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 6만 톤이란 어마어마한 쓰레기의 홍수 속에 우리는 지구를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많은 쓰레기는 매일 24시간 안에 처리되어야 하며 24년 생활 폐기물 발생량 기준으로 한 통계청 발표의 글을 인용해 알려주고 있네요.

"식탁을 치우는 어른의 마음"에 대한 언급을 통해서 우리가 쓰레기를 다루는 태도가 왜 성숙한 사회의 지표가 되는지 생각하게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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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쓰레기에 대한 하소연_업이 이쪽이다 보니 할 말이 정말 많습니다. 지하철 쓰레기통을 보시면 알겠지만 재활용품을 넣는 칸과 일반 쓰레기를 넣는 칸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잘 구분하여 넣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일의 소요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냥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수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왜? 이렇게 할까?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요.

예를 들자면 저도 예전에 커피전문점을 운영하였었기 때문에 이건 카페 사장님들께 말씀드리는 일종의 하소연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테이크아웃 커피의 투명 플라스틱 컵에 굳이 종이컵을 한 겹을 더 껴서 판매하여서 새것과 같은 종이컵이 버려지는 형태입니다.

우리나라는 종이가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투명 아이스컵에 종이컵을 껴서 내주는 일은 안 하시는 게 환경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대부분 일반적으로 잘 모르시는 내용으로는 플라스틱 재료로 만들어진 빨대는 일반 쓰레기입니다. 재활용이 안 되는 것이니 재활용에 버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업으로 이일을 하기 전엔 몰랐던 것인데 멸균우유팩은 키친타월 등으로 재활용되는 고급 종이재료라고 합니다. 이것을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시는 일은 없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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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_곽재식 교수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 학사, KAIST 대학원 화학 석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공학 박사(기술정책 전공)

환경공학자이자 SF 소설가/방송인으로 활동하는 대중 과학자입니다.

유쾌하고 재치 있는 입담이 있는 분으로 기후변화, 환경 문제, 기술정책 등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찐'환경공학자'입니다.

SF 소설뿐만 아니라 과학 교양서, 한국 전설·괴물 백과, 역사·경제에 이르기까지 무려 수십 권의 책을 써낸 괴물 같은 집필력의 소유자라고 생각되네요.



차례소개_1부 땅에 묻기, 2부 재활용하기,참고문헌


이 책은 쓰레기를 처리하고 다루는 대표적인 쓰레기 처리 방식인 땅에 묻기와 재활용을 기준으로 단원을 구성하고 있고 분리수거 지침을 넘어 지리·역사·생태·첨단 과학을 융합해 풀어내는 환경 교양서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도달하는 땅과 바다, 그리고 우주 공간까지 다루며 매립의 과학적 원리와 생태적·사회적 여파를 조명하고 있고, 땅에 묻는 매립 이야기 이후 불에 태우는 소각(에너지화), 분해 및 재활용, 디지털 데이터/AI 시대의 첨단 쓰레기 문제로 확장하여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요.

땅에 묻기에서는 지구에서 가장 외딴 바다인 '포인트 니모(Nemo Point)'를 통해 우주선과 인공위성이 추락하는 우주 쓰레기 매립지의 원리와 인간 문명의 영향력을 공간적으로 확장하고 있고 과거 난지도부터 현재 수도권 매립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외면하고 싶어 하지만 문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거대 매립지의 현실을 짚고 있습니다. 인간이 버린 오물 속에서 폭발적으로 번식하고 적응한 집파리의 생태를 통해, 쓰레기가 만든 생물학적 환경 변화를 관찰합니다.

1차 대전 비행선 이야기로 흥미를 유도한 뒤, modern 매립지가 단순한 굴착이 아니라 규정 준율 검사, 직매립 금지법, 반입 감시 등 철저한 과학적·법적 시스템으로 운영됨을 설명하고 있고, 썩어가는 매립지 내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LFG)를 포집하여 에너지로 변환하는 화학·환경 공학적 재활용 기술을 알려주고 있어 흥미진진했네요.

레바논 베이루트의 쓰레기 마비 사태와 국내 불법 야적, 인구 감소·지방 소멸 문제를 연계하여 쓰레기 관리가 무너지면 문명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들어가며


풍요로운 현대 문명을 누리는 일 뒤에는 우리가 버린 수많은 쓰레기가 남아요. 저자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데만 관심이 있는 어린아이와 달리, 식사가 끝난 뒤 상을 치우고 설거지를 담당하는 사람을 ‘어른’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버릴 줄만 아는 어린아이에서 쓰레기를 책임지고 처리할 줄 아는 어른이 되자는 것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전달 메시지라고 생각되네요.

역사적으로도 쓰레기 처리문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문제였는데 조선 영조·정조 때 청계천에 쌓인 쓰레기와 흙 때문에 대규모 홍수 재난이 일어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 준천 사업을 벌여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박제가 역시 『북학의』에서 쓰레기 재활용과 청결 관리가 문명국의 중요한 척도임을 간파했고요.

오늘날 우리가 쾌적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환경 노동자들과 과학기술인들의 노고 덕분인데 쓰레기의 과학을 이해하고 보살피는 일은, 버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뒤를 책임지는 ‘진짜 어른’이 되자고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쓰레기장이자 사람의 접근이 가장 어려운 바다 한가운데 지점인 포인트 니모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여러 환경 다큐에서 이야기하는 포인트 니모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이건 어떤 하나의 국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또한 우주쓰레기도 사람이 띄워 보낸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로켓 중에서 쓸모가 다해 버려진 것들인데 넓은 공간에 버려진 쓰레기를 우리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되었네요. 우주쓰레기로 인해 인공위성이 박살 나고 또 다른 우주 쓰레기를 배출하게 되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고민해야 합니다.

지구가 우주쓰레기로 뒤덮이고 연쇄 충돌 사고가 나는 것을 케슬러 신드롬이라고 하는데 영화 그래비티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요.

어릴 적에 가족여행으로 갔던 난지도는 낙조가 예쁜 섬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난지도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해 보면 쓰레기 매립지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지요.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나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관할 당국이나 주민 모두가 지상 최대 매립지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거나 이야기하기 꺼려 합니다.

난초난에 지초지 자를 쓰는 난꽃과 지초가 흐드러지게 피는 섬이란 뜻인 난지도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 책으로 읽어보시면 무척 흥미진진하답니다.

서울의 쓰레기를 품어왔던 난지도의 현재는 90미터가 넘는 높다란 산이 두 개 만들어졌고 그 위에 풀과 나무를 심어 월드컵공원이라 불리는 큰 공원이 조성되었답니다. 20층 아파트보다 훨씬 높은 아주 커다란 동산으로 변했다고 하네요. 널따랗게 펼쳐진 억새밭이 유명하고 근사해서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집파리(Musca domestica)는 번식력이 엄청나 빠르면 1주일 만에 성충이 되며, 적은 먹이와 악조건 속에서도 폭발적으로 번식합니다. 사람이 버리는 온갖 잡다한 오물과 쓰레기를 먹이로 삼아 문명 주변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쓰레기 지옥의 악마 군단'으로 지구에서 버티고 살아남아가고 있지요.

1915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 하늘을 메웠던 160미터가 넘는 독일군의 대형 전투용 비행선(air ship) 이야기를 통해 거대 구조물에 대한 흥미를 유도합니다. 현대의 매립지는 단순히 땅을 파고 쓰레기를 묻는 것이 아니라, 첨단 기술과 거대한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과학의 영역임을 보여줍니다.

2005년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지에 바로 묻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었습니다. 규정을 위반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실어 오는 차량은 즉시 반입을 중단시키며, 추가 부담금이나 과태료를 산정해 지자체에 통보하는 등 엄격한 감시 및 관리가 이루어집니다. (성수동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가 혼합배출되면 수거 불가 처리되거나 쓰레기를 뒤져서 버린 사람에게 벌금이 물려집니다. )

분해 및 재활용이 불가능해 땅에 묻힌 쓰레기조차도 썩으면서 메탄 등의 가스를 발생시키는데요. 과학자들은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가스(LFG)를 포집해 에너지로 변환하는 등, 버려진 쓰레기에서 단 1%의 가치라도 더 뽑아내기 위해 현대 화학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쓰레기 처리장 문제로 도시 전체가 쓰레기로 마비되었던 사례를 제시하며, 쓰레기 처리가 마비되면 현대 문명 자체가 붕괴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past 애니메이션 『2020 우주의 원더키디』처럼 '인구 과다'를 걱정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 한국은 지방 소멸, 인구 감소, 불법 야적 쓰레기 문제가 얽히면서 새로운 형태의 환경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을 짚어냅니다.

이 책을 통해서 문명이 누린 풍요 뒤에 남겨진 쓰레기를 외면하지 않고 책임지며 보살피는 태도가 성숙한 사회 구성원의 자세임을 배우게 배우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일 쓰레기를 정밀하게 관리하고 처리하는 환경 노동자들과 과학기술인들의 노고가 있기에 우리의 쾌적한 일상이 유지된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쓰레기를 더럽다고 피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누린 문명에 책임을 지기 위해 '과학과 관심'으로 끝까지 보살펴야 할 유산임을 일깨워 주는 책입니다."



책의 총평 및 독서 포인트


딱딱한 환경 규제나 과학 공식을 늘어놓는 대신 역사 속 이야기나 쓰레기에 대한 상식을 넓힐 수 있어 흥미롭게 읽힙니다.

쓰레기를 더럽다고 외면하는 대상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노동으로 관리해야 하는 문명의 유산"으로 재정의하고 있고, 환경 보호 권고를 넘어, 문명의 뒷면을 책임지는 과학 기술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네요.

이 책을 읽고 관심이 생겨서 알아보았는데요. 매립가스 포집해서 발전시켜 연료화시키는 회사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원유 길이 막혀 나프타 비상 문제가 커졌을 때 쓰레기 비닐 대란으로 알게 된 재활용 비닐 회사도 있어서 우리나라 재활용산업이 커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도 열로 폐비닐을 녹여 종량제봉투나 건축용 배관을 만든다고 하는데요. 이런 업체들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해서 환경에도 좋고 자원순환에도 도움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턱대고 새것을 사용하기보다는 정부 관련 업체들은 무조건 재활용된 것을 우선 사용 납품하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지구를 사랑하자", "쓰레기를 줄이자" 같은 뻔한 도덕적 캠페인 대신, 역사·생태·첨단 공학을 아우르는 색다른 관점으로 환경을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고 어려운 전문 용어나 복잡한 공식 대신 조선시대 청계천 이야기, 1차 세계대전 비행선 등 다채로운 이야기로 풀어내어 부담 없이 읽기 좋았습니다.

우리가 매일 버리는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집파리는 왜 쓰레기장에 많은지, 우주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등 생활 밀착형 과학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었고요.

방송과 강연에서 보여준 작가 특유의 찰진 입담과 방대한 잡학다식함이 책 전체에 녹아있어, 에세이처럼 쉽고 즐겁게 읽히는 책으로 환경 교양서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 블로거 인디캣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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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과학 - 집파리에서 인공지능까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쓰레기의 모든 것
곽재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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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문명의 뒤편을 책임감 갖고 들여다보는 환경 요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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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일본 밥집 133
두경아 지음 / 길벗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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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일본 여행을 가서 맛있는 맛집을 방문하리라 생각중인데 먼저 이 책을 읽고 여행준비를 한다면 퍼펙트한 여행이 될 것 같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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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 이야기 - 생명의 잉태와 탄생에 이르는 81가지 신비로움
안나 블릭스 지음, 황덕령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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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여성으로 태어나 아이의 엄마가 되는 순간은 모두 잊기 어려울 만큼 인생을 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저자 또한 여성이며 엄마이기 때문에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지요.

저자는 생물학자이자 과학저술가로 본인의 임신과정을 상세히 다루며 나무늘보, 펭귄, 고릴라까지! 이 책은 인간의 임신 과정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생명의 잉태와 탄생에 이르는 81가지 신비로움을 담고 있답니다.



본인이 첫 임신을 겪게 되면서 40주가 지구의 수많은 번식 전략과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궁금해 졌다니 역시 생물학자 다운 생각이 아닐까요? 우리가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40주 동안, 지구 곳곳의 다른 생명체들은 어떤 모습으로 탄생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이 질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정말 흥미진진하답니다. 그런 궁금증과 질문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하며 과학적 엄밀함과 문학적 감수성을 결합한 글쓰기로 주목받는 작가님이시라고 하니 정말 글을 읽으며 기대가 되었답니다.

대부분의 책에는 목차가 있지만 이 책에는 목차가 없는게 특징입니다.

인간은 40주 동안 생명을 품는다. 그리고 그동안 지구에서는 수많은 다른 탄생이 함께 진행된다."

40주이야기_미래의창 출판사/안나 블릭스 지음



거대한 자연의 지도 위에 올려놓고 과학적 지식과 개인적인 서사를 함께 풀어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바다의 물고기부터 사막의 파충류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대를 이어가는 모습들을 읽다 보면 탄생이라는 게 얼마나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운 기적인지 다시금 깨닫게 된답니다.

타이틀을 보면 41주를 시작으로 작가의 막달의 내용을 다루고 있고 출산했을 때의 경이로움 뿐만 아니라 몇 달 동안 자신의 몸을 숙주 삼아 기생하며 부작용을 안겨준 작은 생명체의 거주지 역할에서의 탈출을 기뻐하는 보통의 일반인 모습을 다뤄서 아...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저 또한 임신했을 때 열심히 태동을 했던 아가때문에 힘든것을 많이 경험했거든요. 막달에 가까워 졌을 때는 자궁경부의 길이가 너무 짧아서 거의 누워있어야 했는데 그런 경험을 한 분들이 의외로 많으시더라구요. 맘카페의 출산 이야기들을 읽어보신 여성분들 많으실 껍니다. 대부분 아이를 수월하게 낳는 분들은 없으시고 많은 경험들을 하시더라구요. 수많은 부작용과 힘들었던 내용들이 작가의 경험과 저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어 피식 웃음이 생겼습니다.



이 책의 관전포인트를 말씀드리자면 인간의 주차별 발달 단계와 함께 다른 동물의 임신 기간을 비교해 보는 즐거움이 있었답니다.

중간중간 삽화가 들어가 있어 동물그림 구경도 할 수 있었구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모든 분에게 마음 따뜻해지는 위로가 되는 책 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 험난하고 신비로운 40주를 견뎌내고 이 자리에 있는 거잖아요? 오늘 하루 내 자신이 조금 지치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기적같이 태어난 존재인지 다시 한번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주의 내용에서 저자는 매달 반복되는 생리 앱 알림을 무시하고 싶어 해요. "내가 원하는 건 신체적인 신호가 아니라 아기"라고 말하며, 임신이 되지 않았음을 알리는 선명한 핏자국 앞에서 깊은 상실감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이내 시선을 돌려, 인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번식하는 생명체들을 소개하며 분위기를 전환하고 인간처럼 40주라는 긴 시간과 자궁이라는 특수한 기관 없이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존재들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섬유세닐말미잘, 대장균, 붉은해산호, 시클리드 물고기에 관한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어요.

섬유세닐말미잘의 경우 몸 한쪽에서 작은 혹처럼 새끼가 돋아나고(출아법), 어느 정도 자라면 톡 떨어져 나와 독립적인 삶을 시작해요. 마치 식물이 싹을 틔우는 것 같다고 하니 신기했습니다.



인간은 왜 생리를 할까요?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 중 생리를 하는 종은 극히 일부라고 해요. 저자는 왜 인간이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는지 과학적인 가설을 들려줍니다.

배아를 보호하는 두꺼운 점막 벽을 계속 유지하는 것보다, 차라리 허물고 다시 만드는 것이 에너지 소모가 훨씬 적기 때문이고, 배아는 엄마의 영양분을 최대한 많이 받으려 하고, 엄마의 몸은 스스로를 보호하려 한다고 하네요. 자궁은 수정란이 정말 건강한지, 9개월을 버틸 만큼 튼튼한지 미리 '검사'하는 장벽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하니 정말 인체는 신비롭다고 느껴졌어요.

매달 겪는 생리가 단순히 '실패'나 '낭비'가 아니라, 다음번의 완벽한 탄생을 위해 내 몸이 미리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 참 위로가 되었어요.

샤워하며 다리를 타고 흐르는 피를 보며 말미잘을 떠올리고, 다시 새로운 난자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저자의 시선이 정말 독특하고 인상깊었답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저자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40주라는 시간과 부모라는 이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우리는 흔히 임신 기간을 40주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건 계산의 편의를 위한 '일반화'일 뿐이고 실제 수정일은 생리 시작 2주 후이기도 하고, 사람마다 개인차가 커서 37주에서 42주 사이에 태어나는 아이들 모두가 '정상 분만'으로 간주된다고 하네요.

저의 경우 37주 1일만에 아이가 태어나서 다른 아기들 보다 많이 작고 인큐베이터에 1일간 있었거든요. 그래서 미숙아라고 생각했는데 이 또한 정상 분만이었다니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물학의 본질은 결국 하나의 정답이 아닌 다양한 변이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저자는 책 전반에서 동물들을 암컷과 수컷 대신 어머니와 아버지 라고 표현했는데요,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신체 구조가 이렇다고 해서 반드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거나 사고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해요.그리고 동물을 인간처럼 표현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 우리와 다른 생명체들 역시 각자의 욕구와 감정을 지닌 존재임을 더 깊이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네요.

저자의 실제 임신과 출산 경험에 바탕을 두고 책이 써졌지만 저자는 이 모든 일이 모든 임신부에게 똑같은 순서나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어요. 각자가 겪는 40주는 저마다의 고유한 서사가 된다는 뜻이겠죠?^^

40주라는 시간 동안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를 단순한 정보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생명이 가진 각양각색의 모습을 존중하는 따뜻한 시선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답니다.



이 책의 시작은 저자가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였대요. 몇 주 동안 어두운 방에 누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고통스러운 구토를 견디며 저자는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렇게까지 아플 수가 있을까?

생물학적으로 인간이 번식하는 더 나은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알고 보니 인간에게는 이보다 더 나은 방식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다시 두 번째 임신을 선택했고, 그 모든 고통을 기꺼이 감수했네요.

많은 임신을 경험한 사람들이 임신의 고통을 떠올리며 둘째를 안낳으리라 다짐하지만 또다시 임신하고 출산을 견디는 여성분들이 계신점에서는 엄마의 위대함이 느껴집니다.

저자는 두 번의 임신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을 보며 이렇게 말해요. "그 모든 고생을 할 가치가 있었다." 인생을 생기 넘치고 아름답게 만들어준 아이들에게 전하는 고마움, 그리고 아침에 조금만 더 오래 자줬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귀여운 바람까지... 참 공감 가는 부분이었네요.

아기들이 태어나면 꼭 낮과 밤이 뒤바뀌는 경험을 하는데 그래서 100일의 기적이라고 말을 많이 하잖아요. 잠을 충분히 못자는 건 만국공통이라는 점에서 위안이 되었답니다.ㅎㅎㅎ

저자의 고백을 읽다 보니, 우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누군가의 엄청난 인내와 사랑, 그리고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는 게 다시금 느껴졌어요.



책에서 도움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진화연대표와 용어집이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있을 때 찾아보라고 정리까지 되어있으니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생물학적 공부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네요.

이 책은 곧 임신을 계획중이신 분이라면 임신출산 대백과를 읽으실 테지만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내 몸이 왜 이럴까?"를 생각하며 매달 생리가 힘든 여성분들이나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이웃님들, 다양성과 존중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분들, 일상 속에서 기적을 발견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고 저는 개인적으로 제 아이가 이 책을 꼭 읽고 과학독후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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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 이야기 - 생명의 잉태와 탄생에 이르는 81가지 신비로움
안나 블릭스 지음, 황덕령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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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은 곧 다양성이다라는 것을 일깨우는 과학교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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