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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 - 가장 사적인 기록으로 훔쳐보는 역사 속 격동의 순간들
콜린 솔터 지음, 이상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평점 :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울 때 접하는 것은 주로 승자와 패자가 남긴 거대한 서사나 통계, 혹은 공식적인 기록들입니다. 하지만 콜린 솔터의 저서 《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는 바로 그 거대하고 평면적인 역사 뒤에 숨겨진,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진심이 고스란히 담긴 '편지'라는 창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도록 이끌어줍니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100통의 편지들을 모아, 우리에게 잉크와 종이의 질감으로 살아 숨 쉬는 과거의 드라마를 선사해 주면서 더욱 현실적인 세계사를 접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이끄는 책입니다.

저자소개_콜린 솔터
콜린 솔터는 다재다능한 대중 교양서 전문 작가이자 편집자입니다. 현재 영국 에든버러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 : 《해부학자의 세계》, 《전염병과 의약품》, 《인체의 신비》 등이 있으며, 이 중 많은 책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책이 세계사의 가장 은밀한 순간에 독자를 접속하게 해준다고 언급하며, 전 세계를 핵전쟁 직전까지 몰고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와 흐루쇼프 사이에 오갔던 긴장감 넘치는 서신부터, 윈스턴 처칠에게 긴급 지원을 요청했던 블레츨리 파크 암호해독가들의 절박한 호소까지 담고 있음을 설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편지가 과거 인물들이 남긴 잉크와 종이의 질감, 그리고 그들의 숨결과 진심이 고스란히 봉인된 100개의 타임캡슐이라는 것입니다.
독자들은 이 편지들을 통해 역사의 표면 아래 감춰져 있던 운명의 드라마를 압축적으로 경험하게 되며 편지 속에서는 치열한 전투를 하던 남편이 아내에게 고백하는 설리번 벌루프의 헌신과 슬픔,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자신의 예술 세계를 설명하려고 쏟아냈던 광기와 천재성이 뒤섞인 고독한 절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밀라노 공작에게 보낸 자기소개서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천재의 끝없는 호기심이 드러납니다.
역사는 평면적일 수 있지만 편지 속에 담긴 역사는 결코 평면적이지 않으며, 편지가 역사적 서술만으로는 얻어낼 수 없는 입체적인 삶의 면모를 보여주는 소중한 매개체임을 역설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역사를 읽는 것이 한 통의 편지를 읽는 일처럼 한 사람의 마음을 읽고 한 시대를 어루만지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요.






이 책이 세계사의 가장 은밀하고 긴장감 넘치는 순간에 독자를 초대한다고 강조합니다.
편지들은 위대한 인물들의 가장 사적인 고뇌와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광기와 천재성이 뒤섞인 고독한 절규를 엿볼 수 있으며, 치열한 전투를 앞둔 설리번 벌루프의 편지에서는 시대 초월적인 헌신과 슬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편지는 역사를 평면적으로 보지 않고, 입체적이고 진실한 삶의 면모를 보여주는 매개체입니다.
저자인 콜린 솔터는 편지가 고대부터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고, 과거의 삶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왔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에는 공식적인 문서부터 명령, 반항, 사랑, 그리고 삶의 마지막을 기록한 편지까지 매우 다양한 종류의 서신이 담겨 있어요.
특히 솔터는 이메일(디지털 메시지)과 종이 편지(아날로그 메시지)의 차이를 강조하며 편지의 고유한 가치를 역설합니다. 이메일은 특색이 없고 향도 없으며, 쉽게 삭제되거나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종이 편지는 손으로 쓴 글씨와 종이의 질감을 통해 진심과 숨결이 고스란히 봉인되어 있어 아나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종이 편지는 과거와의 가장 소중한 매개체이자 보물처럼 간직될 수 있는 불멸의 증거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를 읽는 행위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한 통의 편지를 통해 한 시대의 마음을 읽고 인간적인 연결고리를 찾는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세계사에 대한 접근 방법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어 줄 유일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점
편지가 작성된 시기를 기준으로 크게 네 개의 장(Chapter)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장은 역사의 주요 분기점을 다루고 있고 편년체(시간 순서)를 기본 구조로 따르며, 단순히 근현대사만이 아니라 2,0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의 역사적 기록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각 장에 속한 편지들을 보면, 이 책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매우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전쟁/외교, 과학/발명, 예술/문화, 개인사/감성을 아우르는 편지를 통한 세계사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편지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역사적 사건의 결정적인 순간이나 전환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 플리니우스의 베수비오 화산 목격 편지(기원후 79년)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것을 넘어, 극적인 현장감, 재난의 공포, 그리고 영웅적인 희생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어 대중의 흥미를 가장 강하게 유발합니다.
이 편지는 기원후 79년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을 파괴한 베수비오 화산 폭발을 1인칭 시점에서 상세히 기록한 역사상 최초이자 가장 생생한 화산 폭발 증언으로 2,000년 전의 끔찍한 재난 현장 한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플리니우스는 하늘에서 "불과 재가 폭우처럼 쏟아지겠다"고 말하며 사람들이 공포에 떨며 집에서 도망치는 모습, 그리고 돌과 흙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베개를 머리에 얹고 탈출했던 절박한 순간을 묘사합니다. 이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더라구요. 소 플리니우스의 삼촌인 대 플리니우스의 비극적이면서도 영웅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그는 해군 함대 사령관으로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배를 몰고 출항했고, 결국 유독가스에 질식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비극으로 하여금 편지로 생동감과 여운을 더합니다.
이 편지 덕분에 오늘날 화산학자들은 유사한 분화 활동을 '플리니우스식 분화'라고 명명할 정도로 역사적, 과학적 가치도 뛰어나다고 하네요.





모짜르트가 아내 콘스탄체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인 모짜르트! 아이 어릴때 모짜르트의 작은별 변주곡을 자장가로 틀어주면 아이가 정말 꿈나라로 가버리는 꿈의 곡을 저는 잊을 수 없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천재 작곡가 모짜르트의 편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편지는 모차르트가 아내 콘스탄체(Constanze)에게 보낸 서신으로, 그가 (진혼곡) 완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져 가던 시기에 작성된 사실상의 마지막 기록 이라고 해요.
편지를 소개할 때 가장 큰 흥미를 유발하는 부분은 그의 위대한 유작의 의뢰인에 대한 미스터리입니다. 레퀴엠 작곡을 의뢰한 사람은 검은 옷을 입은 수수께끼의 인물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오스트리아의 귀족이자 음악 애호가였던 프란츠 폰 발제크 백작의 하인이었습니다.
발제크 백작은 다른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의뢰한 뒤, 마치 자신이 작곡한 것처럼 발표하는 습관이 있었고 모차르트의 레퀴엠역시 그의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의뢰되었지만, 백작의 이름을 빌려 발표될 예정이었습니다.
편지에는 건강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모차르트가 누렸던 마지막 기쁨의 순간이 담겨 있는데요. 모차르트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빈에서 자신의 오페라 《마술 피리》 공연을 관람한 일이었음을 알았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그의 오랜 경쟁자로 알려진 작곡가 살리에리도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는 것입니다. 살리에리는 공연을 보며 "브라보!"나 "아름다워!"라고 외쳤다고 모차르트는 아내에게 자랑스레 기록했습니다. 이 부분은 두 음악가 사이의 복잡했던 관계를 잠시나마 따뜻한 시선으로 보게 해줬습니다.
편지의 말미에는 그의 일상적인 걱정거리도 담겨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아들 카를로가 다니던 학교를 비판하며, 아들이 여전히 배우려는 의지가 약하고 놀기만 하는 등 나아지지 않자 아버지로서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부모는 다 같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천재 음악가의 마지막 열정, 라이벌과의 관계, 그리고 평범한 아버지로서의 고민까지 담고 있어 모짜르트의 팬 이시라면 이 책을 통해 더 사실적인 모짜르트를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모짜르트의 생을 다룬 영화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제목이 아마데우스 였는데 많은분들이 아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모짜르트의 편지를 보며 아마데우스의 장면들이 생각나며 교차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모짜르트의 노래를 들으며 이 책을 읽는 독자가 꼭 있을꺼라는 생각이 드네요.^^


부록_헬렌 켈러와 벨 박사의 우정_장애를 넘은 지적인 교감
부록에서 다룬 멋진 편지의 내용을 추가로 소개해 드리자면 헬렌 켈러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 박사가 나눈 특별하고 깊은 우정을 조명합니다.
벨 박사는 단순히 전화 발명가를 넘어, 평생 동안 켈러의 친구이자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들의 우정은 처음에 켈러의 스승인 앤 설리번을 통해 맺어졌지만, 점차 켈러가 점자 타자기를 사용해 직접 편지를 작성하면서 지적인 교감의 깊이를 더해갔습니다.
이 관계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1918년에 작성된 켈러의 편지입니다. 이 편지에서 켈러는 노령의 벨 박사에게 자신의 생애를 다룬 영화에 출연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켈러는 이 영화가 자신의 성장, 교육, 그리고 벨 박사와의 소중한 우정을 충실히 담아낼 것이며, 이는 후대에 영구적으로 기여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켈러는 벨 박사가 멀리 캘리포니아까지 이동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불편함을 인지하면서도, 이 희생이 중요하고 가치 있음을 강조합니다. 특히 "대역을 쓸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박사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며, 나는 박사님 자체를 원한다"고 강조하는 대목은 이들의 유대가 얼마나 진실하고 깊었는지 보여주며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켈러의 지적 성숙과 함께, 장애와 나이를 초월한 두 위인 간의 존중과 애정이 가득한 관계를 생생하게 증명하는 기록이었습니다.

감사의 글을 통해 얼마나 많은 연구센터와 기관들의 협조로 이 책이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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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접역사는 평면적이지만 편지 속에 담긴 역사는 결코 평면적이지 않기에 편지 한 통을 읽는 일은 한 사람의 마음을 읽고 한 시대를 어루만지는 일이 된다며 평면적 역사를 생동감 있고 입체적인 이야기로 되살려줄 책으로 최태성쌤께서 추천하고 있고 KBS정여울 작가님도 절절한 사연을 통해 인물들이 남긴 잉크와 종이의 질감, 그들의 숨결과 진심이 100개의 타입캡슐이 되어 우리를 설레게 한다고 이 책을 추천해주고 있습니다.힐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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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 나열을 넘어, 잉크와 종이 속에 갇힌 불멸의 드라마를 선사합니다. 그 어떤 책에서도 다루지 못한 현실적인 편지 100통을 통해 우리는 세계사를 더욱 관심있게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제가 책속 이야기중에서 소개해드린 소 플리니우스의 폼페이 화산 폭발 목격담처럼 생생한 현장감부터, 모차르트나 헬렌 켈러가 남긴 편지 속에 담긴 절박한 고뇌와 진심까지, 위대한 인물들의 사적이고 입체적인 삶의 단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차를 참고하셔서 자신이 관심있는 사건이나 역사적 인물들의 사실적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딱딱한 기록이 아닌, 시간을 초월한 인간적인 감정의 연결고리를 통해 역사를 가장 흥미롭고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강력히 지이니가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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