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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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꿀잠선물가게기적을팝니다 #꿀잠선물가게 #창비 #서평단

아기자기한 그림과 다정한 상상으로 가득 찬 책이다 마법을 곁들인 웰컴티 꿀차와 함께 꿀잠 선물 가게 주인 오슬로와 부엉이 자자를 만나면, 오래 고민하고 마음을 병들게 했던 일들의 매듭이 자연스레 풀리게 된다 처방하는 아이템은 각자의 사정에 맞게 고른 맞춤형이다 이 아이템들 역시 오슬로의 손으로 직접 만들고 고안한, 상상력과 다정함 가득한 것들이다



마음을 열고 부엉이 자자를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손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 순수한 위로에 감화된다 일단 꿀잠 선물 가게를 찾는다는 건 회복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ᐟ 오슬로와 자자는 그 의지를 북돋아주고 공감하는 몫을 할 뿐이다 내밀한 속사정을 들여다 보지만 섣불리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손님들이 열어젖힌 꿈의 세계를 그저 바라보고 그들도 모르는 감정의 고리를 톱아 보며 스스로 가진 의지와 힘을 일깨워 준다

사연에 맞는 아이템 처방이라는 설정이 참 좋았다 양말, 향수, 팔찌, 담요 등등 일상품에 작가의 무한 상상력을 더해 손님들을 치유하기에 나 역시 내가 갖고 있는 물건들에 그런 기능이 있다고 자기 암시하기도 했다 특히 민들레 향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자기 전에 머리에 뿌리면 어린 시절 기억들을 소환해주는데 작은 칭찬부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 순간들이 그 예다 자신을 믿어야 타인을 믿을 수 있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방황할 때 손 내밀어주는 ‘꿀잠 선물 가게’가 정말 필요하다

에피소드별로 구성되어 있어서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먼저 읽어도, 가볍게 한 두편만 골라 읽어도 가독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 글읽는 호흡이 길지 않아도 부담없이 읽고, 편안하게 위안받을 책이다 어린이 손님도 등장하는데다가 삽화가 아름다워서 연령대 별로 각자 받아들이는 만큼 이 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선물하기도 좋다

누군가에게 꿀잠 선물 가게와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싶어진다 곁에 있는 사람들의 눈그늘을 발견하고 한줌 볕과 마음 자락 나눠주고 싶어지게 하는 다정하고 안온한 책이다 수런거리는 마음을 다독이고 편안하게 휴식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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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은 방 둘이서 2
서윤후.최다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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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단


아주 내밀하고 진솔한 집들이 아니 ‘방들이‘에 초대된 기분이다 활짝 열어젖힌 방문을 넘어서면 풍경 가득 채운 창문과 의자와 잡동사니와 그 시절마다 붙들린 기억과 감상들이, 두 사람 각자의 정연한 문장으로 살뜰하게 맞이한다

시인과 한문학자이면서 편집자와 작가로 만났었던 둘이 쓰는 이 책은, 독자인 나를 자신들의 영역 안으로 기꺼이 끌어다 앉힌다 읽다보면 나 역시 고등학교 기숙사 방부터 상경해서 서울 땅 한 뼘에 벽 두르고 살았던 방들과 그 순간들을 꺼내어 들여다보게 된다 단순히 방에 대한 단상이 아니라 내면의 약하고 무른 부분과 사유에 대해 드러내서 친한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 같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방에서 시작해서 저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내력을 말하는데 제각기 개성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또 닮은 부분도 많아 어우러짐이 편안하다 읽는 내내 나도 내 이야기를 이렇게 다정하고 안온하게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일렁였다


잘 다듬고 고른 낱낱의 단어들이 씨실 날실처럼 교차되어 밀도 있는 문장들로 채웠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마음 가는 대로 펼쳐 만나는 글을 읽어도 좋았다 ‘방’이라는 주제 안에서 자유롭게 풀어가는 이야기의 흐름이 유려하다 한문학자 최다정의 방에 가만 앉으면 의자와 화분에 대한 단상이 재밌고 인간관계와 본성에 관한 사유가 진솔하다 시인 서윤후가 소개하는 방에 들어서면 지나간 우정과 이미 써낸 작품, 자신을 통과한 그것을 영영 들어갈 수 없는 방이라는 고백을 듣고, 블로그 역시 또하나의 방이라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각자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그 삶의 궤적을 엮은 게 탐스러운 구슬 팔찌같다 처음도 끝도 없이 계속 굴려가며 한 편 한 편의 글을 음미하게 된다

나 같은 방이 아니라 우리 같은 방이어서, 순순히 품으로 끌어들이는 연대감이 다정한 책이다 ‘우정에는 시작이 없다.‘(p.205) 는 말처럼 나도 모르게 두 사람과 제법 우정을 나눈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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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라는 착각 -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정표
안호기 지음 / 들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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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성장이라는 단어는 늘 긍정적인 개념으로 여겨졌다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가치는 성장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 책은 ‘이스털린의 역설’을 통해서 소득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정비례하는 것만은 아님을 밝힌다

경제학에 문외한이더라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간결한 문장과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 시각자료도 많다 여러가지 예를 들어 탈성장에 관해 다각도로 설명해주어 부담이 없다 일단 머리말만 읽어도 책 전체 개요가 선명하게 느껴지고 세개의 장으로 나눠서 탈성장 논의의 필요성을 공들여 설명해준다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지구 생태의 파괴, 공동체/연대의식 유실, 불평등의 심화가 있다 인류는 더 불안하고 결핍에 허덕일 뿐 만족을 모른다 그래서 ‘탈성장’의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다같이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보다 인간의 복지/행복을 향상시키자는 의미다

예시로 든 모두의 숲, 공공도서관, 미니멀라이프 등을 통해서 성장위주의 사회가 얼마나 소비중독을 조장하는지, 그래서 가치 있는 소유와 소비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특히 도서관과 탈성장의 결이 같다는 말에 더욱 명쾌하게 그 개념이 와 닿았다

탈성장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급진주의로의 전향을 부르짖는 게 아니다 적당한 편리함과 성장, 그리고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공론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개념이 가진 모순과 허황에 대한 폭로다

지구 자원은 한정적이기에 ‘삶의 질과 생태 균형을 중시하는 체제로 전환’이 답이다 ‘GDP대신 행복, 연대, 돌봄’에 중점둬야 하는데 공감했다

성장에 대한 성찰은 착취 대신 공존과 상생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꼭 탈성장이라는 단어 자체에 묶일 필요도 없고 다만 불평등, 불공정을 바로잡는다는 개념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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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 - 세상 가장 다정하고 복잡한 관계에 대하여
릴리 댄시거 지음, 송섬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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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댄시거의 『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는 여성 간 우정의 층위와 본질에 대해 깊게 관조한다. 사촌 사비나를 향한 사랑과 그녀의 죽음을 계기로 시작된 이 회고는 저자가 살아온 시절마다 맺은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시금 조명하며 그 본질을 되짚어 본다. 우정은 다층적이다. 그 안에는 상실, 연대, 성장, 치유의 서사가 녹아 있다.이는 가족, 연인, 혹은 보호자 같은 관계로 이어지며 단순한 친밀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댄시거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다. 또한 이는 오직 완전한 친구 한 명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 어느 시절, 어느 갈피에 만났던 그 순간의 친구들에게도 해당된다.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사랑의 방식이다. 함께 견디고 돌보며 시절의 파고가 치솟을 때마다 서로를 살아남게 도와주었던 것을, 댄시거는 경탄한다.

또한 각자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만 있는 것(p.12)에서 자아란 집요하기 이를 데 없는 것(p.61)임을 인정하면서, 우정이 반드시 불변해야만 그 진실됨이 온전한 것은 아님을 말한다. 지속 가능한 관계로 재구성할 수 있고 새로운 패턴으로 성숙하게 자리잡을 수 있다. 그 속에서 친구를 완전히 잃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공간 역시 확보할 수 있음(p.65)을 담담하게 털어둔다.

시작과 마찬가지로 살해된, 사촌 사비나를 향한 사랑으로 마무리한다. 죽은 피해자라는 모호함 대신 첫사랑으로 각인된, 친구이자 가족이라는 명징함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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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산책하는 개
유르가 빌레 지음, 발렌티나 체르냐우스카이테 그림, 서진석 옮김 / 바람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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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밤을 기다리는 검은 개 ’달‘의 시선이 담긴 그림책이다 ‘내 인간’과 함께 하는 밤산책은 갖가지 만남과 질문들로 복작댄다 누군가에겐 고요한 밤이지만 달에게는 일상의 시작이다 깨진 보도블럭도 핥아 위로하고 검은 고양이의 이야기도 들어줘야지 상자 도서관을 가진 노숙자와 웅덩이에 사는 귀신 등.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주인공 강아지 달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밤세상이 펼쳐진다 마지막 장 즈음에는 달에게 위로받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반려견이 있다면 더욱 감정 이입할 만 해..🖤🫧🖤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단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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