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라는 착각 -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정표
안호기 지음 / 들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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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성장이라는 단어는 늘 긍정적인 개념으로 여겨졌다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가치는 성장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 책은 ‘이스털린의 역설’을 통해서 소득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정비례하는 것만은 아님을 밝힌다

경제학에 문외한이더라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간결한 문장과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 시각자료도 많다 여러가지 예를 들어 탈성장에 관해 다각도로 설명해주어 부담이 없다 일단 머리말만 읽어도 책 전체 개요가 선명하게 느껴지고 세개의 장으로 나눠서 탈성장 논의의 필요성을 공들여 설명해준다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지구 생태의 파괴, 공동체/연대의식 유실, 불평등의 심화가 있다 인류는 더 불안하고 결핍에 허덕일 뿐 만족을 모른다 그래서 ‘탈성장’의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다같이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보다 인간의 복지/행복을 향상시키자는 의미다

예시로 든 모두의 숲, 공공도서관, 미니멀라이프 등을 통해서 성장위주의 사회가 얼마나 소비중독을 조장하는지, 그래서 가치 있는 소유와 소비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특히 도서관과 탈성장의 결이 같다는 말에 더욱 명쾌하게 그 개념이 와 닿았다

탈성장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급진주의로의 전향을 부르짖는 게 아니다 적당한 편리함과 성장, 그리고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공론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개념이 가진 모순과 허황에 대한 폭로다

지구 자원은 한정적이기에 ‘삶의 질과 생태 균형을 중시하는 체제로 전환’이 답이다 ‘GDP대신 행복, 연대, 돌봄’에 중점둬야 하는데 공감했다

성장에 대한 성찰은 착취 대신 공존과 상생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꼭 탈성장이라는 단어 자체에 묶일 필요도 없고 다만 불평등, 불공정을 바로잡는다는 개념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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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 - 세상 가장 다정하고 복잡한 관계에 대하여
릴리 댄시거 지음, 송섬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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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댄시거의 『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는 여성 간 우정의 층위와 본질에 대해 깊게 관조한다. 사촌 사비나를 향한 사랑과 그녀의 죽음을 계기로 시작된 이 회고는 저자가 살아온 시절마다 맺은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시금 조명하며 그 본질을 되짚어 본다. 우정은 다층적이다. 그 안에는 상실, 연대, 성장, 치유의 서사가 녹아 있다.이는 가족, 연인, 혹은 보호자 같은 관계로 이어지며 단순한 친밀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댄시거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다. 또한 이는 오직 완전한 친구 한 명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 어느 시절, 어느 갈피에 만났던 그 순간의 친구들에게도 해당된다.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사랑의 방식이다. 함께 견디고 돌보며 시절의 파고가 치솟을 때마다 서로를 살아남게 도와주었던 것을, 댄시거는 경탄한다.

또한 각자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만 있는 것(p.12)에서 자아란 집요하기 이를 데 없는 것(p.61)임을 인정하면서, 우정이 반드시 불변해야만 그 진실됨이 온전한 것은 아님을 말한다. 지속 가능한 관계로 재구성할 수 있고 새로운 패턴으로 성숙하게 자리잡을 수 있다. 그 속에서 친구를 완전히 잃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공간 역시 확보할 수 있음(p.65)을 담담하게 털어둔다.

시작과 마찬가지로 살해된, 사촌 사비나를 향한 사랑으로 마무리한다. 죽은 피해자라는 모호함 대신 첫사랑으로 각인된, 친구이자 가족이라는 명징함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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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산책하는 개
유르가 빌레 지음, 발렌티나 체르냐우스카이테 그림, 서진석 옮김 / 바람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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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밤을 기다리는 검은 개 ’달‘의 시선이 담긴 그림책이다 ‘내 인간’과 함께 하는 밤산책은 갖가지 만남과 질문들로 복작댄다 누군가에겐 고요한 밤이지만 달에게는 일상의 시작이다 깨진 보도블럭도 핥아 위로하고 검은 고양이의 이야기도 들어줘야지 상자 도서관을 가진 노숙자와 웅덩이에 사는 귀신 등.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주인공 강아지 달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밤세상이 펼쳐진다 마지막 장 즈음에는 달에게 위로받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반려견이 있다면 더욱 감정 이입할 만 해..🖤🫧🖤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단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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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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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 클레어 풀리는 영국 시인 딜런 토마스가 죽음을 앞두고 남긴 시의 구절을 서문 앞에 끌어다 두었다.

- 날이 저물 무렵에 노년은 불타고 날뛰어야 한다

그리고 독자인 나는 소설 갈피마다 ‘불타고 날뛰는 노년’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다.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클럽>의 골자는 저마다의 이유로, 약점과 결점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삶에 유기적으로 얽혀든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해학적으로 풀며 고정관념을 향해 한 방 먹이기를 서슴지 않는다.

70대 노인으로 한데 묶이기에 달라도 너무 다른, 이들은 사교클럽이라는 이름으로 탐탁지 않은 동료애를 요구받는다. 그러나 지역 의회에서 정리 대상이 되는 만델 복지관(사교클럽과 유아원 등이 있는 곳)을 사수하기 위한 대의가 그들을 결속시키면서 이 동료애, 나아가 인간애는 자연스레 싹튼다. 각자 생에 서로 스며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기꺼이 연대한다. 그리고 이 연대과정은, 불유쾌한 일들을 유쾌하게 해결하는 노년들의 세상을 향한 일격이다.

사교클럽 면면은 배우자의 불륜, 인터넷 만남, 미혼부, 도벽과 같이 도파민 도는 일들 투성이다. 그 속에는 자존감 결여, 사회적 고립으로부터 벗어나려 고군분투하는 모습, 방황하는 사춘기, 미래의 불확실성 앞에 내비치는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심정 등이 촘촘하게 들어차 있다. 등장인물 대프니의 말을 빌리자면 ‘그다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덜 싫어하게 되는‘ 일들, 인간군상의 집약체. 이들의 헐거운 인간관계는 마침내 서로가 각자의 비상연락처 되기에 이르면서 독자를 매료시킨다.

특히 나이 들어감에 따라 몰개성과 획일성으로 매어두는 고정관념을 가볍게 비트는 것이 상쾌하다. 작중 등장하는 사교클럽 회원 폴린의 개는 매기 대처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부르는 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엠이고 마거릿이기도 하다. 혈통을 알수 없지만 때에 따라 비숑 프리제가 되거나 잭 러셀 테리어 혹은 토이푸들이 되기도 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툭 던져둔 문장 속에서 이를 하나씩 건져 낼 때마다 개개인 각자의 개성을 강조하고자 함을 느꼈다.

이 <사교클럽>은 노년의 삶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면서 강렬한 통쾌감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한방씩 먹이는 입담이 수준급이다. 가볍게 읽히지만 먹먹함이 남는다. 재미와 생각할 거리 모두를 잡았다. 우리는 누구라도 예외없이 매일 나이 들어가고 있으므로 ‘실버힙’은 모두의 추구미가 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단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웬만해선죽을수없는최고령사교클럽 #웬죽최사 #소설추천 #실버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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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이 이야기 6 - 완결
공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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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이야기, 길을 걷다 마주치는 고양이들 사이에서 나만의 금복이가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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