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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쿠 살인사건
다카하시 가츠히코 지음, 안소현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도슈사이 샤라쿠라는 유명 우키요에(일본 18세기 에도를 중심으로 유행한 회화 양식으로 육필화도 있지만 대부분 목판화로 제작되었으며 풍속을 그린 것이 많다)화가의 작품 설명으로 프롤로그가 시작됩니다.
이후,저명한 우키요에 연구가 사가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이 사가가 회장을 맡고 있던 <우키요에 애호회>와 우키요에 연구계에서 대립하는 모임인 <에도 미술 협회>의 일인자,니시지마 교수의 제자 츠다가 주인공으로 이 소설은 진행됩니다.사가의 죽음 얼마 후,츠다는 고서적 판매회에서 한 우키요에 작품집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작품집에는 샤라쿠가 치카마츠 쇼에이라는 이름으로 고치고 그림을 발표했다는 글이 실려 있습니다.도슈사이 샤라쿠는 우키요에 화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비밀에 싸인 인물로,10개월 동안만 작품활동을 하면서 140여점의 작품을 낸 후 연기처럼 사라졌는데요.
그 덕분에? 이 샤라쿠의 정체에 관해서 온갖 설들이 나돌게 됩니다.다른 화가가 샤라쿠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잠시 했었다는 샤라쿠 별인설이 유명한 것만 십여 개가 넘게 존재합니다.(책 속에서 츠다가 조목조목 설명하며 반박하죠)
그런 와중에 작품집이 발견되자,츠다는 이 쇼에이가 샤라쿠라는 샤라쿠 별인설을 주장하기 위해 쇼에이와 샤라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거기에 선배의 동생인 사에코가 동행하게 되죠. 이 여행을 하며 츠다는 점점 쇼에이가 샤라쿠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발표하려 합니다.그런데 그때 그의 스승인 니시지마가 이를 빼앗아 발표하게 되고, 이후 교수는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됩니다.
이후 츠다와 형사 오노데라가 이 사건의 비밀을 밝혀내게 됩니다.앞부분은 우키요에 이야기로 가득해 이 부분을 잘 못 넘기면 중간에 책을 놓을 수도 있지만,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술술 읽어나가면 후반에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술술 전개됩니다.상대적으로 후반이 훨씬 더 재미있죠.
소설의 거의 반 가량이 우키요에에 대한 설명과 화가의 스타일이니 인간 관계 등에 할애되어 있습니다.이 책을 읽으면 우키요에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네요.이전에는 그냥 일본의 풍속 목판화다,샤라쿠라는 베일에 싸인 화가가 있다(김홍도가 샤라쿠다.신윤복이 샤라쿠다라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정도만 알고 있었는데,많은 지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장 쟈크 페슈테르의 <편집된 죽음>과 거의 같은 트릭이네요.누가 먼저 썼을지는 모르지만...이렇게나 비슷한 아이디어로 소설을 쓰기도 쉽지 않을 터인데, 비교하며 읽으시면 흥미있을 것 같습니다.
미술 미스터리,우키요에에 관심이 있으신 분, 학계를 무대로 하는 살인사건에 흥미를 느끼시는 분이 읽으시면 좋을 책입니다.상당한 지식을 요구하는(이라기보다는 지식이 들이밀어지는)책이기 때문에,너무 머리 쓰기가 싫다시는 분은 피하시는 편이 낫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