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ㅣ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많은 분들의 얘기대로 추리적 요소는 약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중반 이후에 범인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을 정도.하지만 그것과 별개로,무척 재미있게 읽었다.`엔터테인먼트'에 정말로 충실한 소설이라고나 할까.

일단 주인공 둘이 참 매력적이다.1부?의 주인공인 다구치는 공중그네의 이라부를 순화시킨 버전,거기에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섞어 주시면 된다.얘기를 잘 들어주지만 엉뚱한 정신과 의사...(는 아니지만 정신과 의사틱한 의사)와 알고보면 흑막인 노집사 스타일의 후지와라 간호사로 완성되는 구치외래의 분위기.그리고 논리적 명탐정 시라토리는 딱 긴다이치 스타일. 

내용은 바티스타 수술 팀에서 갑자기 연속적인 수술 사망이 일어나고,병원장의 특명을 받고 다구치가 사망의 이유를 밝히기 위해 파견되어 조사를 시작하는데 거기 시라토리가 끼어들어,어쩌고저쩌고.

내용은 의학 미스터리가 그렇듯 다 비슷한데,뭐랄까 글빨이 좀 난다고나 할까.작가가 이야기꾼이란 느낌.정말 술술 재밌게 읽었다.중간중간 병원의 권력다툼이네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그것도 재밌게 쓰여져 있다.영화 한 편 값은 하겠다 싶다.엔터테인먼트에 충실한 소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재미있게 책 한 권 술술 읽고 싶으신 분 추천.

시계관의 살인

시계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8월

십각관보다는 개인적으로 취향이 아니었지만 역시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정말로 묘한 배경과 생각도 못한 결말이 눈부시다.하지만 범인은 중반 이후에 가면 알 수 있다.꽤 어두운 소설이라 그건 각오하셔야 하지만,본격추리소설로는 대만족.본격추리로는 십각관이 더 재밌긴 했다

누군가를 만났어

누군가를 만났어 ㅣ 작가의 발견 2
배명훈.김보영.박애진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7년 1월

<누군가를 만났어> 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 작가들의 sf단편집이다.전체적으로 수준이 괜찮은 편이고,특히 김보영씨의 단편들이 눈에 띄었다.로봇들이 유기생명체를 연구하는 내용의 단편이 뭐더라? 그걸 미러에서도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었는데,역시 다시 봐도 좋더라.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개인적으로 별로 취향이 아니지만,우리나라에서 이런 작품집이 나와주는 게 어디냐 하고,뭐 그리 나쁘지 않았으므로 잘 읽었다.표제작인 <누군가를 만났어>도 상당히 인상깊었다.고고심령학이라는 학문과 외계인이라는 소재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박애진 씨의 작품들은 sf라기보단 판타지같은 느낌이 강했다.

어쨌든 sf팬에게 추천.

최후의 끽연자

최후의 끽연자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8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5월

<급류>는 데이비드 브린의 <시간의 강>을 떠올리게 했고,<최후의 끽연자>가 인상깊었다.
역시 블랙유머의 최고봉..인 것 같긴 한데 역시 이 사람 걸 읽고 나면 기분이 영 찝찝한 게,너무 마초스러워선가?

하지만 <최후의 끽연자>란 동명의 단편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금연을 넘어 혐연 운동이 벌어지고,<만연원년의 럭비>도 나름.(<오에 겐자부로 맞지? 의 <만연원년의 풋볼>에서 제목을 패러디한 듯.)나머지 단편들은 별로다.사서 보긴 좀 아깝고 빌려 보는 걸 추천.

사실 이 사람 건 <다다노 문학부 교수의 반란>이 제일 읽고 싶은데,구할 길이 없고나.

카산드라의 낙인

카산드라의 낙인 - 20세기의 이단 중에서
친기즈 아이뜨마또프 지음, 손명곤 옮김 / 울력 / 2001년 6월

우주 정거장에서 근무하던 생물학자이자 자칭 우주의 수도사 필로페이는,태아가 임신초기 임산부의 이마 중앙에 작은 점으로 태어나지 않고 싶은 경우 이 반점으로 자신의 의사를 주장한다는(일명 카산드라의낙인) 충격 발언을 하며,이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광선을 지구로 발사했다고 연락해 온다.

이로 인해 지구에서는 일대 소동이 벌어지고,미래학자 로버트 보오크는 이런 태아( 카산드라 태아)가 늘어남은 이 사회가 점점 더 살고 싶지 않은 곳으로 변해간다는 것이며 ,종말에 대한 경고이므로, 이를 줄이기 위해 인간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믿지만 대중들은 사생활의 침해이며 인권 모독이라고 주장하며 폭동을 일으킨다.

결국 보오크와 진행자,필로페이는 3자 중계로 토론을 하기로 하지만 보오크는 폭동을 일으킨 시민들에 의해 죽고 말며,필로페이 또한 그에 책임을 느끼고 우주에서 자살하고 만다.

기묘한 작품이었다.어떻게 보면 ,SF이기도 한데,이런 주제를 상당히 진지하게 다뤘음에도 그리 어렵지 않았고,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들과 종말에 대한 담론들이 빼곡이 들어찬 알찬 책이었다.재미도 그럭저럭 있었고.위의 <블루프린트>와 함께 보시면 좋을 듯하다.추천 타겟은 2-30대의 장르 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