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기묘한 호러소설.굉장히 독특하다.

표제작 zoo는 매일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를 찍은 사진이 배달되어 오고 그 범인을 찾는 주인공의 심리를 섬뜩하게 그린 단편이다.<세븐 룸즈>는 일곱 개의 방에 갇혀 매일 토막으로 살해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신의 말>은 의지를 갖고 내뱉는 말은 모두 이루어지는 능력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 

<카자리와 요코>는 쌍둥이 자매의 빛과 그림자를 다룬 이야기다.<클로짓>은 시체를 숨긴 커다란 옷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차가운 숲의 하얀 집>은 시체로 집을 짓는 한 사내의 이야기.가장 재밌었던 건 <혈액을 찾아라>와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였는데,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한 남자의 미리 수혈해 둔 혈액 찾기 대소동과 비행기 납치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둘다 블랙유머와 기묘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했다.

작년 호러소설 리스트에 당당히 수위를 차지하고 있길래 빌려왔는데,그다지 무섭지는 않았다.하지만 정말 독특하고 기묘하긴 했다.이런 소설은 또 첨이네 싶은.독특한 소설,신선한 소설을 원하셨던 분들께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컬처 시리즈 1
이언 M. 뱅크스 지음, 김민혜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확실히 멋진 세계관이고 주인공도 나름 매력적인 sf모험소설이긴 한데,영 내 취향 아니다 ㅠㅠ

플레바스를 생각하라는 인상깊게 읽었던<말벌 공장>의 작가의 작품이고,플레바스를 생각하라는 그의 sf중 가장 유명한 컬처-이디란 시리즈의 대표작이다.너무 기대를 한 탓일까,기대보다 재미없었다....라기보단 재미는 나름 있었는데 내 취향 아니야! 왜 이렇게 마초적이야! 로저 젤라즈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좋아할 듯 싶은데(젤라즈니도 마초필 무성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는데)너무 건조하면서 폭력적이고 사변적이랄까? 그런 분위기였다.

어느 먼 미래.인간형 종족이 이룩한 문명인 컬처와 세발 종족의 이디란이 전쟁을 펼친다.(이디란의 종교적 신념으로 촉발된 전쟁,소위 성전)자신의 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종족(체인저)인 호르자는 이디란을 위해 일하고 있는 스파이인데,최고급 컬처의 컴퓨터 '마인드'를 훔치기 위해 노력하던 중 용병단의 낡은 우주선 <청천난류>에 탑승하고 용병 동료들과 이런저런 모험들을 펼친다...

는 게 기본 줄거리다.호르자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행동하고 ,컬처와 이디란 세계에 대한 그의 생각도 여러 번 개진되는데,나로선 두 가지 다에 별로 감정이입할 수 없었다.호르자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 바로 컬처의 특수 상황국 요원 발베다로,둘은 호적수로서 묘한 인간적인? 감정의 교류를 겪게 된다.

책 뒷면에 있는 <신랄한 재치와 잔혹함>이 이 글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라 여겨진다.말벌 공장에서와 같은 잔혹한 묘사가 여러 번 보여지고 있으며(특히 식인 종족들 이야기..으엑)주인공과 근처 용병들,그리고 발베다는 신념과 생명 유지,돈 같은 것 말고는 다른 것들을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물론 호르자의 사랑에 대한 얘기도 나오긴 하지만,별로 중요하게 다뤄지진 않는다.

스페이스 오페라(특히 용병 집단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시라면)와 잔혹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sf팬들께 추천한다.하지만 잔혹하거나 찝찝한 글은 보고 싶지 않아하시는 분께는 비추천.

아,하지만 직접 생명(라이프라 불리는 생명체들)을 걸고 하는 카드 게임인 대미지 게임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질 때마다 라이프는 하나씩 죽어가고,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감정을 조종해 공격할 수 있고,구경꾼들은 그런 그들의 감정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설정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정말 이런 게임이 있다면 무척 흥미진진할 것 같기는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운아 54
에프라임 키숀 지음, 이용숙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개를 위한 스테이크>의 에프라임 키숀의 작품이라 찾게 되었다.그런데 읽다 보니 전작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개를 위한 스테이크는 밝은 유머 장편(손바닥 장)모음집이었다고 하면 이번  작품은 블랙유머 소설이라고나 할까.

전체적으로 풍자적 유머가 많이  들어간 소설.주인공 칼 뮐러는 54세로,할 일 없는 삼류 배우다.사립학교 교사인 아내에게 얹혀 살며 가끔씩 들어오는 당나귀 역으로 배우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 소설은 그가 자신의 반짝 인기를 회고하는 형식의 글이다.

솔직히 말해 이 소설에서 가장 웃겼던 건 중간중간 등장하는 <남편과 남성들의 상식>이라는 스포크 박사의 책이다. 이 책은 주인공의 이웃인 심리상담가 뵘이 그에게 빌려준 책인데,주인공이 문제에 맞닥뜨릴 때마다 찾는다.남성들의 여러 고민에 대해 풍자적으로 기록한 책이다.54세 3개월에는 아내가 어떻고 남성들은 어떤 문제에 부딪히는데,어쩌고저쩌고.

이제는 무료로도 아무도 써주지 않는 배우가 된 칼.글은 욕망의 화신 영화제작자 줄츠가 카를라란 미녀 배우와 그저 한번 즐기고 싶어서 그녀가 조건으로 내건 티비시리즈 출연만을 위해 초저예산으로 만드는 시리즈에 칼을 캐스팅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선다.단지 가장 싼 배우였단 이유만으로 고용된 칼.

하지만 그는 갑자기 큰 무대에서 유명 배우들과 서게 되어 어리둥절하고 긴장해 스튜디오에서 배역을 잊고 자신의 시각에서 마구 주절거리게 된다.그러나 초저예산이란 이유로,또 다른 배우는 더 비싸기 때문에 줄츠는 그의 방송분량을 자르지 않고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내보내게 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이 프로그램이 대히트를 치게 된다.유명 비평가 글라스코프가 그의 연기가 배우와 극중 인물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환상적인 연기를 해냈다고 말한 것이다.졸지에 칼은 (줄츠가 만들어낸)카밀로 로이드 로마노프란 예명으로 전국에서 유명해지게 되며,온갖 방송과 팬들,프로그램과 광고에 시달리게 된다.그의 현실적인 아내 힐데는 그의 매니저이자 비서로 취임하고 그를 철저히 무시하던 카를라를 비롯한 배우들도 급관심을 보인다.

글은 이런 급격히 바뀐 생활 속에서 칼이 겪는 변화와 그 인기가 어떻게 성장하고 그것이 어떻게 사그라지는가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게 된다.블루가 부른 라이즈 앤 폴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방송과 평론계를 매우 조롱하고 있다.

블랙유머를 좋아하고,한 별볼일없는 중년 남자의 괴상한 인생역전을 다룬 이야기가 읽고 싶으시다면,추천해볼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후의 날 그후 - SF거장 14인이 그린 핵전쟁 그 이후의 세상
노먼 스핀래드 외 지음, 마틴 H. 그린버그 외 엮음, 김상온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레이 브래드버리와 할란 엘리슨 등의 작품을 만나 반가웠다.



오늘의 포스팅은 핵전쟁 이후의 세상을 그린 단편을 모은 최후의 날 그후입니다.로버트 셰클리니  J.G발라드,폴 앤더슨,레이 브래드버리에 로저 젤라즈니,마이클 스완윅,아서 클라크,할란 엘리슨 등 작가진은 무척 화려합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건 노먼 스핀래드의 <거대한 섬광>인데요.한 펑크 밴드가 핵전쟁의 광기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습니다.네뷸러상 후보에 올랐다는데 정말 재미있고 인상적이었어요.마이클 스완윅의 <성 재니스의 향연>은 재니스 조플린을 부활시킨 정부와 그를 둘러싼 시민들의 분위기를  한 아프리카인의 시각에서 그린 작품이었습니다.재니스 조플린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무척이나 인상깊었어요.

로버트 셰클리의 <세상을 파는 가게>는 세상을 파는 가게에서 산 과거가  더없이 평범한 일상임을 통해 전쟁 이후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던가를 일깨운 가슴 아련한 작품이었구요. J.G발라드의 작품은 크리스탈 월드를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체 이게 무슨 소린지;;; 란 말을 꺼내게 했습니다.

존윈덤의 <바퀴>는 전쟁 이후 비문명의 사회로 들어간 사람들의 문명에 대한 공포심을 말하는 이야기였는데요,키리냐가를 연상케 하더군요.로버트 애버나시의 <누가 상속자인가>는 핵전쟁 이후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대립을 두 인물을 통해 잘 보여주는 이야기였습니다.

후반부에서 눈에 띄는 건 레이 브래드버리의 <시카고 어비스 역으로>입니다.문명이 파괴된 후 문명의 추억들에 대하 말하고 다니는 한 노인이 주인공인데요.정부 당국은 이를 저지하려고 애쓰죠.그러나 노인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계속 추억을 말하고 다닙니다.브래드버리다운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이었어요.

로저 젤라즈니의 <루시퍼>는 역시 이름값을 하는 작품이었어요.주인공은 불이 꺼진 도시에 빛을 살려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그 결과 93초 동안 빛이 켜진 도시에 황홀해하고 그 뒤 불이 꺼진 도시에 또 절규하죠.짧은 이야기지만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아서 클라크의 작품은 로버트 하인라인의 오지구여,그 푸른 산맥인가 뭔가를 연상시키는 짧은 작품이었구요.

할란 엘리슨의 <소년과 개>네뷸러상 수상작이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졌더군요.인공적으로 지능이 높아져 인간과 교류하는 군견과 폐허가 된 땅 위(반대로 땅 속은 예전의 모습을 지키며 조용한 시골 마을같이 살고 있지요)에서 살아가는 소년의 끈끈한 관계를 다루고,그 소년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작품인데 무척 잘 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명 작가들의 글을 한 권에서 맛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하지만 핵전쟁 이후의 삶을 그린 작품들이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건 알아두셔야 할 겁니다.전체적으로 괜찮은 단편집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석양에 빛나는 감 I
다카무라 카오루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마크스의 산>과 <리오우>의 작가의 또다른 추리 장편.

세밀한 묘사와 심리 표현이 눈에 띄는 글.카뮈의 <이방인>에서 햇볕이 너무 뜨거워 살인을 했다던 주인공.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데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그에 대해 탐구하는 이 글에서는 형사의 친구가 살인을 저지르기까지에 이르는 길을 아주 세심히 묘사하고 있습니다.형사의 건조한 내면 표현도 그렇구요.아무리 읽어 봐도 이 작가의 글은 남성이 쓴 것 같은데,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재능으로 느껴지곤 해요.이렇게나 하드보일드한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