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날 그후 - SF거장 14인이 그린 핵전쟁 그 이후의 세상
노먼 스핀래드 외 지음, 마틴 H. 그린버그 외 엮음, 김상온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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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랜만에 레이 브래드버리와 할란 엘리슨 등의 작품을 만나 반가웠다.



오늘의 포스팅은 핵전쟁 이후의 세상을 그린 단편을 모은 최후의 날 그후입니다.로버트 셰클리니  J.G발라드,폴 앤더슨,레이 브래드버리에 로저 젤라즈니,마이클 스완윅,아서 클라크,할란 엘리슨 등 작가진은 무척 화려합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건 노먼 스핀래드의 <거대한 섬광>인데요.한 펑크 밴드가 핵전쟁의 광기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습니다.네뷸러상 후보에 올랐다는데 정말 재미있고 인상적이었어요.마이클 스완윅의 <성 재니스의 향연>은 재니스 조플린을 부활시킨 정부와 그를 둘러싼 시민들의 분위기를  한 아프리카인의 시각에서 그린 작품이었습니다.재니스 조플린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무척이나 인상깊었어요.

로버트 셰클리의 <세상을 파는 가게>는 세상을 파는 가게에서 산 과거가  더없이 평범한 일상임을 통해 전쟁 이후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던가를 일깨운 가슴 아련한 작품이었구요. J.G발라드의 작품은 크리스탈 월드를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체 이게 무슨 소린지;;; 란 말을 꺼내게 했습니다.

존윈덤의 <바퀴>는 전쟁 이후 비문명의 사회로 들어간 사람들의 문명에 대한 공포심을 말하는 이야기였는데요,키리냐가를 연상케 하더군요.로버트 애버나시의 <누가 상속자인가>는 핵전쟁 이후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대립을 두 인물을 통해 잘 보여주는 이야기였습니다.

후반부에서 눈에 띄는 건 레이 브래드버리의 <시카고 어비스 역으로>입니다.문명이 파괴된 후 문명의 추억들에 대하 말하고 다니는 한 노인이 주인공인데요.정부 당국은 이를 저지하려고 애쓰죠.그러나 노인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계속 추억을 말하고 다닙니다.브래드버리다운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이었어요.

로저 젤라즈니의 <루시퍼>는 역시 이름값을 하는 작품이었어요.주인공은 불이 꺼진 도시에 빛을 살려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그 결과 93초 동안 빛이 켜진 도시에 황홀해하고 그 뒤 불이 꺼진 도시에 또 절규하죠.짧은 이야기지만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아서 클라크의 작품은 로버트 하인라인의 오지구여,그 푸른 산맥인가 뭔가를 연상시키는 짧은 작품이었구요.

할란 엘리슨의 <소년과 개>네뷸러상 수상작이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졌더군요.인공적으로 지능이 높아져 인간과 교류하는 군견과 폐허가 된 땅 위(반대로 땅 속은 예전의 모습을 지키며 조용한 시골 마을같이 살고 있지요)에서 살아가는 소년의 끈끈한 관계를 다루고,그 소년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작품인데 무척 잘 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명 작가들의 글을 한 권에서 맛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하지만 핵전쟁 이후의 삶을 그린 작품들이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건 알아두셔야 할 겁니다.전체적으로 괜찮은 단편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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