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는 요일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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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설을 예전보다 많이 읽으면서 이야기를 짓는 소설가들이 존경스럽다. 다양한 인물과 상황적인 묘사, 배경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하나로 집결되어 나가는 장면을 그려내기 위해 숱한 시간을 글과 싸웠을 작가들을 생각하니, 절로 탄성을 지르게 된다. 



이 소설은 공상과학소설(SF: science fiction)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의하면 과학적 지식과 공상적 모험담을 결합시킨 허구적 서사 양식. 과학소설, 혹은 줄여서 SF라 한다. 



17세부터 환경부담금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인간 7부제의 삶을 살아간다. 7일 중 6일은 가상현실인 낙원에서 7일 중 1일은 일곱 명이 하나의 신체를 공유하며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이 문장 하나만 읽어도 인도의 카스트제도처럼 느껴져 섬뜩했다.



“7부제는 자기 몸 하나 소유하고 유지할 돈조차 없는 이들을 위한 제도라고. 7부제에 종속되지 않고, 공유 신체가 아닌 자신의 신체로 평생을 살아가는 ‘365’는 사회를 끌어 나가는 계층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 19p



엄마를 잃고 보육원에서 자란 이 소설의 주인공 현울림은 17세가 되어 7부제로의 삶을 사는 인간이 되었다. 그런데 공유되는 신체에 자신과 감정적으로 좋지 않은 강지나와 보디메이트로 얽히게 된다. 화요일에 강지나, 수요일에는 현울림으로 하나의 신체를 공유하며 혼을 바꾼다.



그러던 어느 날, 강지나는 필리핀에서 스킨스쿠버다이빙 배에서 수요일의 현울림으로 혼을 바꿨다. 수요일보다 이른 시간에. 현울림은 물 공포증이 있었고,  물 속에서의 상황을 대처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오프라인에서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는 낙원에서 그녀의 죽음이 강지나의 계획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재판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지만 결국 그 어떠한 것도 증명하지 못하고 현울림은 패소한다. 



강지나의 지상에서 삶은 누구보다도 부유한 자였다. 그녀는 악한 사람이었다. 얼마든지 사건을 왜곡할 힘이 그녀에게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낙원 코리아 대표이며, 뇌과학자였고, 타인을 거둘 만큼 재력이 있었다. 365로 살아갈 수 있는 여유로운 부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지나는 7부제의 삶을 선택한다. 



현울림은 억울했다. 계획된 살인이라고 확신했지만, 물증이 없었다. 결국 그 어떠한 것도 밝히지 못한 채 오프라인의 사망신고를 하기 위해 다른 신체를 빌렸다. 그녀는 잠깐 빌린 그 몸을 가지고 공무원이 하던 말을 듣고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여울시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책을 읽는 중반부까지도 현울림이라는 주인공이 남성이라고 생각했다. 읽으면서 여성이라는 알게 되었다. 참 늦은 인지였다. 



그녀는 보육원 친구인 김달과 젤리, 그리고 최사장과 함께 여울시로 이동한다. 버스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최사장은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함께 여울시로 떠난다. 그녀는 그 전에 딸을 찾기 위해 여러 차레 여울시로 달려왔지만 결국 딸을 찾지 못했다. 브로커들을 통해서라도 그녀는 자기 딸을 찾고 싶었지만, 여울시로 입성하는 일이 절대 쉽지 않았다. 여러 번 여울시로 향했던 최사장 덕분에 그들은 그 누구도 쉽게 입성할 수 없는 여울시에 입성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그녀는 강지나 집에서 같이 살았던 강이룬와 똑같은 얼굴을 한 무재를 만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강이룬이 아니라는 식으로 행동했다. 불곰과 악어와 같이 브로커로서 활동하는 무재는 현울림을 돕기로 한다. 임신한 김달과 공동 양육자인 젤리 그리고 무재는 그녀가 계획적인 살해를 당했다는 진실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들은 진실에 다가섰다. 수상한 것들이 많았다. 결국 집요하게 파고들어 강지나의 낙원 맵주소를 알아낸 현울림과 무재는 강지나의 낙원 맵 주소로 접속한다. 그곳에 강지나가 있었다. 그러나 진짜 강지나가 아니었다. 강지나를 부러워했던 심해윤이 강지나를 흉내 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낙원 접속이 끊어진 후 현울림과 무재는 혼은 강지나이지만 신체는 심해윤인 사람을 찾았고, 그런 사람이 정신병원 있다는 것을 알아내 정신병원으로 향했다. 그곳에 심해윤의 신체가 있었다. 심해윤의 언니나 엄마가 정신병원에 있는 심해윤의 말과 행동이 이상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로인해 강지나는 결국 스스로 심해윤의 신체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것이다.



현울림은 강지나가 자신이 만든 감옥에 사는 것이 오히려 법률에 의해 고통받는 것 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해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이 소설은 오프라인이나 낙원에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위협을 무릅쓰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상처 주고, 살인까지 서슴지 않았던 강지나가 결국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혀 살게 되는 사필귀정의 교훈을 알려준다. 



이 소설 마지막에는 현울림은 무재가 강이룬이라는 사실을 알고, 무재도 강이룬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울림은 무국적자들이 활개 치는 여울시에서 강이룬과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강이룬은 강지나의 아버지인 강형운의 연구소의 실험군이었다. 천재로서 모든 것을 기억했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을 다른 실험군을 통해 알았고, 강이룬 역시 점점 기억을 잃을 수 있었다. 



강이룬은 현울림을 점점 기억 못 할 수 있는 순간이 두려워 그녀가 곁에 있어 주기를 내심 바라지만 보내려 한다. 그러나 현울림은 떠나지 않는다. 강이룬이 기억하지 못하면 자신이 기억하면 된다고 하며 그와 함께 살기로 한다.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아침마다 네가 나에 대한 기억을 전부 잃은 채로 눈을 뜬다고 해도, 어차피 너는 또 나를 좋아할 거잖아.” 울림이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


이룬은 자신도 모르게 옅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 내가 매일 말해 줄게,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4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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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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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사실과 과학 이야기를 결합한 SF 소설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다.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자로 SF 소설을 밀도 있게 쓸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점이 작가가 가진 강점이라면 큰 강점이다.


임비야 작가의 글을 처음 접했고, 소설은 나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소설의 구성이나 전개가 단순하지 않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글이 술술 잘 읽힌다. 



소위 전문 도서의 경우 무미건조하고 딱딱해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되는 편인데 이 소설은 과학적으로 문외한 사람이 읽어도 부담되지 않는다. 과학을 흥미롭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종류 중 하나라면 SF 소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획득 형질 이론, 한랭 내성의 유전 등 과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무겁지 않게 읽어갈 수 있는 소설이다.



소설의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읽고 나서야 제목이 왜 ‘악의 유전학’으로 정해졌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에필로그까지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에 ‘스탈린이 죽었다.’라는 문장과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이 책의 제목 선정에 상당한 연관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나름 추측했다. 소설의 처음 부분에는 스탈린이라고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스탈린이 독재자라는 것은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아는 내용은 없었고, 다양한 별명을 가진 인물인지도 몰랐다. 소설 첫 부분에 ‘사내’라고만 나왔기에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관련된 배경지식이 없어 에필로그까지 읽은 후 다시 소설의 첫 부분으로 돌아와 읽어보니 ‘사내’에 대한 성격 묘사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악의 유전학’은 추위에도 강하게 살아남을 유전자를 연구하고 연구하여 발견된 유전자를 지속시켜 한랭 내성의 우수한 유전자를 만들고 싶은 한 미치광이 천재 과학자 리센코의 욕망과 야심으로부터 출발한다. 


 


리센코와 많은 과학자은 라마르크의 ‘획득 형질의 유전’에 집중했는데, 그것은 ‘특정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부모 대가 노력하여 체득한 특징은 점진적으로 자손 대에 유전된다’라는 진화 이론이었다. 유명한 예로, 기린이 높은 곳에 열린 열매를 따 먹으려고 목을 뻗는 노력을 지속하여 더 긴 목을 ‘획득’했고, 부모 대의 ‘길어진 목’이라는 ‘형질’이 자손에게 ‘유전’되어 지금과 같이 긴 목의 기린이 되었다는 식이다.

악의 유전학, 49~50P



영국에 머물렀던 리센코는 ‘일란성 쌍둥이’와 ‘천재의 혈통’ 연구의 권위자인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을 무작정 찾아갔다.

악의 유전학, 50P


이 소설에서 한 미치광이 천재 과학자인 리센코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당한다. 이십 년 동안 밝혀내고자 했던 과학적 증명은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살아남아 도망쳤다.


 

소설 내내 후작 리센코의 실패한 실험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기적의 케케’가 아들인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에게 자신의 겪은 이야기를 한다. 기적적으로 생존한 그녀는 리센코가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강행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은 홀로드나야에서 자신과 또 다른 일란성 쌍둥이는 유쥐나야 마을에서 실험 대조군으로 살았다. 충격적이었다. 실험 대상자들의 이름, 그리고 그들에게서 태어난 자식의 이름까지도 똑같이 지었다. 무서운 실험을 한 리센코에 들불처럼 활활 분노가 솟구친다.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사유의 결합으로, 한 사람의 탄생을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케케의 아들이 스탈린이었다. 성직자의 길을 가려 했던 스탈린(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은 강철의 사나이, 초푸라(곰보)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진 소련의 독재자였다. 그는 리센코 후작의 실험으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던 케케의 아들이었다. 케케는 3명의 아이를 잉태하였는데 2명은 죽었고, 1명이 살아남았다. 이 소설을 읽으면 느낀다. 2명의 아들은 케케와 베소의 자식이고, 어쩌면 스탈린은 케케와 후작 리센코의 아들이라는 것을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다.



이 소설은 획득 형질의 유전도 한랭 내성의 유전도 증명하지 못하고 실패했고, 그것을 증명해 내기 위해 한 사람의 욕심과 욕망으로 인해 참혹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비극적인 죽임을 당한 어린 아기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과학을 대하는 과학자의 가치관, 정신, 태도가 반드시 올바르게 작동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력해졌다.



과학이 이 세상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한 것은 분명하지만, 과학자가 과학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 정신을 올바르게 갖추는 것이 선행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에서 일어났던 일은 두 번 다시는 현실에서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요즘 전 세계적인 상황을 볼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아 서글프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구에 사는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악의 유전학’에서 벌어지고 만행되었던 일뿐만 아니라 한국이 겪었던 참혹적이고 비극적인 역사도 함께 잊지 말아야 한다.


 


스탈린은 약한 자신의 자식을 거두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욕망을 향해 나갔다. 그것은 흡사 후작 리센코와 닮았다. 강한 유전자는 유전되지 못했지만, 악의 유전자는 유전된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 작가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나라의 실존 인물을 소재로 소설을 구상하고 쓴 것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임비야 작가의 다른 소설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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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스러운 사이 -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
이지영 지음 / 가디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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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붐비는 도시보다 나무와 식물이 우거진 숲을 사랑한다. 숲해설가가 되고 싶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나를 본다. 그러나 그녀는 이십 대에 숲지기를 자처했다.


 


은행원으로 25년을 살았던 아버지가 마흔일곱에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 그녀는 서울의 삶을 잠시 보류하고 제주도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삼십 대에 구매한 돌 땅에서 아버지와 함께 그녀는 숲을 만들었고, 여전히 만들어 가고 있다.


 


돌을 옮기고, 길을 내는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숲을 만들어 가는 열정을 지속한 아버지는 건강을 회복했다. 자연 치유의 힘이 과히 놀랍다. 아버지의 건강 회복에는 어머니도 있지만, 이 책의 저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살이를 버리고 고향 제주에 다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 숲지기로 살아간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인간극장에서 나온 것을 기억하고 있어 책을 읽는 동안 친근감과 함께 환상숲곶자왈을 꼭 한번 방문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2011년 5월 오로지 제주 올레길을 걷기 위해 제주에 갔었다. 그 당시 제주 올레 코스 중 14-1코스에 있는 저지곶자왈을 걸으며, 제주 숲만이 주는 특별함에 걷는 내내 행복했었다. 만약 혼자 곶자왈을 걸었다면 완주하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숲이 깊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서식하는 곶자왈은 길을 잃어버리기에 딱 제격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곶자왈을 충분히 즐기며 걸을 수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함이 존재하는 곶자왈에서 숲지기로 살아가는 그녀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제주 곶자왈에 대해 알리며, 숲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삶을 많이 전파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십 대에 제주 곶자왈에 내려온 저자의 결혼을 걱정하던 이웃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지금 제주에서 함께 숲지기로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숲을 통해 자연도, 평생의 반려자도, 아이도, 부모님도 모두 품었다. 자연을 지키는 삶이 꽤 매력적이라 생각이 든다. 


 


잦은 폭염, 폭우 기후변화 속에서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자연을 남겨주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책임과 의무라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든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역할이 크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육아로 쉽지 않지만, 그녀는 숲지기로서 역할을 씩씩하게 해내고 있다. 코로나로 힘든 와중에도 숲을 포기하지 않는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앞으로도 계속 환상숲곶자왈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한국인을 비롯해 지구에 사는 더 많은 지구인들에게 알려 줬으면 더없이 좋겠다.


 


개인적으로 숲해설가 과정을 들으려고 몇 번을 고심한 적이 있었다.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이백만 원이 훌쩍 넘은 숲해설가 과정을 수강할 용기가 나지 않아 포기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언젠가 꼭 한 번쯤 숲해설가 과정을 들어야겠다고 각오를 다져본다.


 


사람들에게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우리가 받은 혜택들을 재미있고, 다양하게 알리려는 그녀의 삶의 철학을 배우고 싶다. 나는 나만의 인생을 살겠다며 다양한 선택을 지금까지 해왔다. 그러나 90% 이상 실패의 쓰디쓴 잔을 마셨다. 지금도 마시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당장 먹고사는 일에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어쩌면 아니 나는 진짜 그녀가 부럽다. 아버지가 버려진 땅 소위 돌 땅을 구매했기에 그녀가 숲지기로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만약 그 땅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숲해설가 과정을 망설였던 나를 스스로 위로해 본다. 물려받을 재산도 땅도 없는 나에게 그냥 그런 핑계라고 삼아야 내 인생이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러나 그녀가 설사 기본적인 토대 위에 있었더라도 아버지와 꿈을 함께하는 것을 주저했다면 지금의 그녀는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선택으로 그녀와 그의 가족 역시 새로운 삶이 펼쳐졌음에 분명하다. 그래서 그녀를 더욱 응원하게 된다. 내가 꿈꾸는 삶이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쉽게 이룰 수 없는 꿈으로, 올해는 그저 책에서만 만족하련다. 그러다가 숲해설가 과정을 배울 기회가 되면 꼭 도전해 봐야겠다. 그리고 제주 환상숲곶자왈을 꼭 엄마아 함께 방문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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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장아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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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신도시에 살면서 걷기 산책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소설을 쓸 때 역시 산책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소설을 쓰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된다.

 

등장인물: 희미, 새별, 민진, 준후

 

희미의 언니가 친구와의 하는 통화를 듣고 새별시에 오백 년이 넘은 신목을 찾아간다. 그리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나 희미의 소원이 잘못되었다. 소녀가 겉으로 말했던 몇 마디 후 진짜 마음은 속으로 되뇌었는데 그것에 신목이 반응하였다. 자신이 걸어둔 흰 리본뿐만 아니라 다른 리본들까지 빛이 번지고 있었다. 신목이 있는 곳으로부터 조금 벗어나 준후와 민진을 보고 희미는 질투 어린 마음에 “가버려! 지금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버러! 미워, 밉다고!” 소망하자 준후는 그 순간 갑작스럽게 곤줄박이로 변했다. 준후의 자전거도 백패도 그대로인데, 준후가 그 자리에 없어지고 곤줄박이만 남은 것이다.

 

민진와 희미는 준후가 곤줄박이로 변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책을 다 읽고 전문가의 설명에 의하면 이와 같은 소설을 환상 장르 문학이라고 하나 보다. 현실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이야기하는 소설 그러니까 ‘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는 환상 장르 문학인 것이다. 환상 장르 문학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다. 소설을 읽을때 추리소설, 연애소설, SF 소설 등을 제외하고 어떤 장르가 있는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환장 장르 문학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민진와 희미가 준후가 곤줄박이로 변했을 때 새별도 함께 목격했다. 이 세 친구는 준후가 곤줄박이가 돼버린 상황을 당황스러워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간으로 돌아오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준후가 인간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그들만의 비밀로 부치기로 한다.

 

새를 키워본 적이 있는 민진가 곤줄박이가 된 준후를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희미, 민진, 새별은 친하지 않다. 각각의 성격이 너무 달랐다. 친해질 수 없는 사이 같았다. 그러나 그들은 한 가지 사건으로 서로 결합할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이 소설을 읽으며 희미는 급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솔직하게 말해야 성격으로 파악되었고, 민진는 내성적이고,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파악되었다. 새별은 인간이 아닌데 인간으로 살고 있는 친구로 항상 파란색 트레이닝 복과 고양이들과 친한 친구였다. 그리고 민진과 희미 사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친구이기도 했다. 준후가 곤줄박이로 변하지 않았다면 서로 친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들은 준후를 인간으로 다시 되돌리기 위해 연락하며 고민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 그들은 신목 있는 곳을 찾아간다. 그러나 이동장에 곤줄박이(준후) 넣고 오다가 부주의로 이동장이 열리는 바람에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걱정과 당황을 한 소녀들에게 붉은 새가 곤줄박이와 함께 날아왔다. 신목을 죽인 게 붉은새라고 믿는 새별이는 민진이가 안심시켰다. 붉은 새와 함께 온 곤줄박이는 민진의 손의 품에 안긴다. 그러나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새별은 준후를 사람으로 되돌리기 위해 먼저 죽은 신목을 살려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인간이 아닌 새별은 신목을 살리기 위해 죽을힘을 다했다. 그렇게 신목은 살아났고, 그때 희미는 솔직하게 자신이 말었던 소원에 대한 잘못을 뉘우치고 준후가 인간으로 돌아오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그렇게 준후는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소설은 한국의 소원을 비는 문화 그리고 현실 세계 아닌 우리가 보이지 않는 세계 등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새별시는 아무래도 세종시이지 않을까라고 추측해 본다.

 

신도시는 인간의 목적 하에 오랜 역사를 딛고 있던 것들을 허물고 건설되기도 한다. 오백 년이 넘은 나무의 신령이 인간의 헛된 소망을 들어줬고, 그것은 잘못된 결과로 이어졌다. 잘못을 뉘우치고, 깨닫고 변화한다면, 새로운 꿈과 희망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환상 장르 문학을 읽은 적이 거의 없어 사실 한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여러 번 읽어야 작가의 의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 인간의 현실 아닌 그 너머의 사상도 이해하는 지식이 필요하다.

 

주변에서도 소설의 주제를 찾는 작가의 능력이 부럽다.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과 쓸 수 있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삶의 터전에서도 이야기를 창조할 수 있는 관찰력과 영감이 나에게도 생겼으면 하고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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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를 둘러싼 가짜 뉴스 10가지
미리앙 다망.샤를로트-플뢰르 크리스토파리 지음, 모레앙 푸아뇨네 그림, 정미애 옮김 / 두레아이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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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후책 공부모임을 월요일마다 하고 있다. 조금씩 기후변화에 대한 인터넷 기사나 도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 책인지도 모르고 나는 ‘기후 변화를 둘러싼 가짜 뉴스 10가지’ 책 서평단을 신청했다.

이 책은 아이들만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이다. 기후변화에 대해 삽화와 함께 쉽게 설명해 기후책 공부모임에서 들었던 내용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이 구름과 빙하에 의해 우주 공간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이 지구에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구가 산업화 이후 가장 급속도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갔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구름과 빙하의 역할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책에서 급변하게 올라간 온도 상승의 원인으로 인간을 말하고 있다. 이 원인에 대해 과학자들의 의견이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행동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2020년에 태어난 아이가 살아갈 지구는 빈번하게 폭염, 폭우, 가뭄을 겪을 것이다. 우리 후손의 삶을 위해서라도 현재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빨려 들어갈 것이 분명하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가 협의체 IPCC는 1888년에 설립되었으며 전 세계의 다양한 과학자들(기후학자, 물리학자, 화학자, 생물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이 발표한 논문 중 철저한 논문 심사를 거쳐 발표한다. IPCC에서 발표하는 보고서 역시 수천 명 전문가들의 검토를 걸쳐 발표한다. IPCC 회원국은 195개국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발표된 내용이라면 믿을만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가짜 뉴스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전문적이고 다양한 학자들에 의해 검증된 발표 자료를 보고 판단하여 행동으로 옮겨야겠다.

만약 우리가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책에서는 이런 부분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연령에 상관없이 기후변화에 대해 쉽게 이해하는 첫 번째 단계로 읽기 좋은 책이다.

1) 날이 갈수록 폭염이 더욱 심해질 거예요!

2) 비가 내리는 시기도 달라질 거예요!

3) 가뭄과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거예요!

- 세계 곳곳에서는 산불이 점점 잦아질 거예요.

4) 해수면이 상승할 거예요!

5) 해양 생태계가 교란될 거예요!

6)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내릴 거예요!

위와 같은 일은 당장 올해만 해도 한국에서도 겪은 일이다. 뉴스를 통해서도 하와이나 다른 나라에 올해 지구의 온도 변화로 인한 산불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에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장마철은 6월 말에서 7월 초였다. 그러나 점점 이 시기도 무의미해지는 현상을 우리는 매해 경험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변화라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묵과할 수 없는 전 지구적인 심각한 문제이다.

이산화탄소나 메탄이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고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후책 공부모임을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역시 언급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100년, 메탄은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가축을 키우기 위해 벌목해 나무가 사라지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나무가 부족해지고 이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점점 증가하는 것이다. 이렇다면 우리의 지구는 점점 더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결과로 나타난다.

며칠 전 수만 년 전의 영구동토층이라는 것이 녹는다는 헤드라인을 발견했다. 세부 기사 내용은 읽지 않았지만, 그만큼 지구의 온도가 높아 수만 년 전의 영구동토층이 노출되고 녹고 그 속에서 메탄이 발생할 것이다. 급격한 산업화와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안일한 발전과 행동이 모이면 이 지구의 생존은 얼마 남지 않을 것이다.

바다 역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중 하나이며, 바다의 산성화로 홍합이나 굴처럼 바다의 정화 능력이 있는 생물들이 죽는다면 바다는 점점 위태로워질 것이다.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 역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책 중에서 내가 살면서 으레 짐작했던 부분을 확인된 부분도 있었다. 과학자가 아니라 잘 몰랐지만, 개인적으로 아스팔트가 편리하지만, 아스팔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릴 적 아스팔트보다 흙길이 많았고, 흙길을 많이 걸었다. 그래서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면 운동화가 금방 지저분해져 투덜대면서 싫어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점점 흙길의 중요성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아스팔트를 걸을 때와 흙길을 걸을 때의 피로도 차이는 상당히 다르다. 아스팔트를 한 시간만 걸어도 나는 발에 무리가 온다. 그리고 이 아스팔트라는 것이 햇빛을 흡수하지 못하다 보니 아스팔트 위를 걸으면 반사되는 열기에 화가 나 감정이 치솟을 때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의 길들이 아스팔트화되는 현상을 싫어했다. 20~30년 사이 시골의 흙길도 아스팔트로 많이 변했다. 아스팔트 길이 필요한 곳도 분명히 있지만, 흙길을 유지해도 되는 길에도 아스팔트를 깔아놓은 무분별한 개발에 적잖이 놀랄 때가 있었다. 그렇게 아스팔트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내 생각을 책에서도 알려주니,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 인간이 지구환경을 많이 망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내용들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만든 이 책을 나는 모든 연령층에게 꼭 한번은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후책 공부모임에서 들었던 내용을 나의 수준에 맞게 정리한 삽화와 글을 보면서 한층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 것 같아 뿌듯한 독서였다. 출발은 기후위기 SF소설로 시작했다가 포기하고 기후책 공부모임으로 이어가고 있는 지금에 이 책은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과학이 어렵다면 이 책부터 시작하고 단계를 높여나가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연령층에 상관없이 이 책을 기후변화를 아는 첫 번째 책으로 추천합니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솔직하게 서평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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