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 사람을 쉽게 믿지 말라!
한가(家)롭게 지음 / 한가롭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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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뒤통수를 당했다. 원래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성격임에도 처음에는 분노와 억울한 감정이 썰물처럼 다가왔다. 그런 와중에 '뒤통수'라는 제목에 이끌려 서평을 신청했다. 그렇게 나에게 온 책이었다. 


 


저자가 살면서 당했던 뒤통수의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녹여내었으며, 뒤통수 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와 자세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뻐꾸기들의 특징은 자랑, 희망, 유행, 심지어는 불안을 조성해 상대방에게서 자신의 이익을 철저하게 취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절대로 지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생략)~ 주변의 뻐꾸기들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19~20p


 


뻐꾸기들이 정말 많다. 눈을 크게 뜨고 보고 파악하려고 하지만 막상 나도 모르는 사이 뒤통수를 당한다. 나 역시 올해 그렇게 뒤통수를 당했다. 5월 부임한 상급자는 일하지 않고, 어디로 무슨 용건으로 출장 갔는지도 구성원들이 파악조차 못하는 출장을 빈번하게 다니고,  구성원들의 업무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려 했으며, 구성원들과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타 부서에 가 농담 따먹기만 했다. 



그런 사람이 자기 부서의 업무 파악조차 안 한 상태에서 부서 운영의 변화를 꾀하려 했고, 그래서 시작했던 외부 컨설팅 업체와 조직 변화를 위한 용역의 결과 보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 있었다. 외부 컨설팅 업체의 결과 보고서는 상급자의 입김이 많이 들어갔을 것 같다는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추측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몰래 만났던 사실을 외부 컨설팅 업체가 회의 시간에 말하자 조용히 하라는 듯이 제스처를 취했던 사람이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결과에 나는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내 눈에 밟혔는지도 모른다. 


 


“확률상 남을 배려하며 마음이 여리고 순진한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거나 뒤통수를 맞을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 37p 


슬픈 현실이지만 이 말에도 격하게 공감한다. 가만히 있었더니 가마니로 본 그 상급자에게 일격을 가하고 싶다. 


 



“얼마 전 윤여정 배우가 TV에서 말씀하신 “참... 인생은 계획할 필요가 없어. 계획대로 안돼. 너 하던 대로 살아.” 이 말이 마음 속에 크게 다가온다. ~(생략) ~ ‘속도 보다 방향’이란 생각으로 큰 틀과 방향성은 유지하지만, 너무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계획을 세우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내 계획과 달리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도 일부러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경영자도 제법된다.” - 68p


 


20대 불안한 감정을 달고 살며, 미래, 계획, 꿈이라는 단어에 집착했다. 열정적으로 살았지만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마흔을 넘고 보니,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이제는 미래, 계획, 꿈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았다. 내가 할 수 있는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 내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다. 



살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펀치를 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주 선로를 벗어난다. 벗어난 선로에 자책하기보다 해결 방법을 찾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 뒤통수를 날린 모든 것들에 대한 복수라는 생각이 든다.



11월 30일 내가 맞은 뒤통수에 대한 강력한 복수는 저자가 말하는 대로 닥치는 대로 살아가는 용기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맞은 뒤통수로 일주일가량 분노와 억울한 감정이 불쑥불쑥 찾아와 어떻게 복수해야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복수조차 아깝다는 생각도 한편에서 든다. 나는 지금의 이 상황을 헤쳐 나갈 힘이 있다고 믿고 해나가려고 한다. 저자가 조언해 준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을 거울삼아 마음을 다지고 또 그렇게 삶을 살아가야겠다. 


 


‘뒤통수’ 책 제목이 적절한 순간에 찾아와줘 고맙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감정은 아니라며 위로되었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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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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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교사를 하다가 정치계에 들어선 엠마의 명성이 흔들린다. 그녀의 바람과 달리 사람들은 인터넷 속이든, 인터넷 밖이든 그녀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기를 일삼는다. 그녀는 악플러들로 인해 힘겨워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전력투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삶은 여기저기 삐거덕거린다.

그녀는 그녀의 딸인 플로라와의 관계가 좋다고 할 수 없다. 플로라는 오히려 이혼한 남편과 이혼한 남편과 결혼한 캐럴라인과 더 친하다고 할 수 있다. 플로라 겪은 일은 물론 2차 성장까지도 엠마보다 캐럴라인이 더 자세히 알고 있을 정도로 그녀는 플로라를 사랑하지만, 정작 무관심하다.

플로라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조차 몰랐던 그녀는 플로라로 인해 그녀의 정치생명에 위기가 찾아온다. 그러나 자신의 정치적 생명 즉 명예를 실추한 것의 첫 시작은 “가디언 위캔드” 잡지 표지를 커버한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원래 그녀의 의도와 달리 표지는 매우 도전적이고, 도도해 보이는 사람으로 보였고,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협박 메시지를 받고, 누군가가 자신을 추적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달고 살아야만 했다.

괴롭힘을 당했던 플로라는 엄마도, 아빠도, 캐럴라인도 누구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혼자 고민해야 했던 플로라가 극한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을 괴롭힌 레아에게 핸드폰을 통해 복수를 감행했다. 그 일로 경찰서까지 불러갈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했다. 그러나 플로라는 경찰서에 갔고, 그녀의 문제는 곧 엠마의 문제로도 연결되었다.

인생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래서 불안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명성과 명예를 위해 쉼 없이 앞으로만 달렸던 엠마 엡스터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원 의원이 되었지만, 그녀는 자기 가족을 등한시했고 그것이 그녀는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자신의 명성과 명예를 위해 열심히 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것이 오히려 삶을 발목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명성과 명예를 위해 살면서 그녀는 자주 악플러에게 갖은 협박을 당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엠마를 보면서 누구도 그녀와 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현실이 서글퍼진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 공간이 더 각박해지고 삭막해진 요즘의 시대를 보면서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각자도생이 된 요즘 서로 헐뜯고,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아 보여 마음이 무겁다. 명성과 명예를 위해 삶을 살지 않더라도 누구도 언제든 익명의 사람들로부터 협박을 당할 수 있는 이 세상이 무섭다.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집중하며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환경에 상당히 피로도가 높다.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이 조금은 따뜻하게 변하기를 바라고 바랐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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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품고 슬퍼하다 - 임진왜란 전쟁에서 조선백성을 구한 사명대사의 활인검 이야기
이상훈 지음 / 여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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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칼을 품고 슬퍼하다” 책 제목을 이보다 더 잘 표현 낼 수 있을까. 


 


이순신과 같은 영웅이라고 생각한 사명대사가 잘 알려지지 않는 것에 대해 이를 알리고자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생각한다. 십 년이라는 긴 준비 기간을 거친 후에야 이 책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작가의 집념으로 이순신 이외에 또 다른 영웅을 아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흩어진 기록을 찾아 자료수집하고 정리하는 시간만으로도 많은 시간을 보냈을 작가의 노고가 새삼 떠올라 감격스럽다. 


 


그간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의 서평을 잘해 사람들에게 잘 알려주고 싶지만, 나의 재주가 그의 업적이나 소설 내용을 실감 나게 잘 전달할 자신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명대사는 밀양 출신으로 맡길 임을 쓰는 임응규이라는 인물이다. 일본과 협상할 때 ‘송운’으로, 일본에서는 ‘설보화상’으로 불리었다. 임 씨의 한자는 대다수가 수풀 임(林)을 쓰기 때문에 맡길 임(任) 한자를 쓰는 사명대사의 한자를 보면서 반가웠다. 혹시 나의 조상은 아닐지 하는 생각에 내가 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사명대사는 본관이 풍산임 씨이다. 나와 다르다. 안타깝다. 나는 풍천임 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맡길 임 한자를 사용한다는 것에 나도 모르게 우쭐해지며 더 몰입하면서 책을 읽었다. 


 


 


몰락한 집안의 자제였으나 학문적으로 뛰어나며 천재적인 인물이었다. 열세 살 때 유촌 황여헌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그의 명석함은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런 응규를 황여헌의 여식인 황미옥은 사랑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끝내 맺어지지 않았다. 어릴 적 응규는 아랑이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아랑이를 잃고, 어머니, 아버지, 누이와 형을 잃은 응규는 스님이 되었다. 


 


응규는 승과 시험을 보기 위해 떠났던 한양에서 허봉를 만났고, 허봉의 동생인 허균을 알게 된다. 그들은 형제처럼 막역한 사이가 되었고, 허균은 응규 즉 사명대사를 많이 의지한 것으로 보인다. 허균에게 글을 남기라는 말을 했던 사명대사의 말을 따랐던 것일까. 그는 홍길동전을 썼다.


 


승과 시험에 장원급제 한 사명대사는 승과 제도가 폐지되고, 불교를 천시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는 백성을 구하기 위해 누구도 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을 해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선조는 자신을 아첨하는 사람들의 말을 경청할 뿐, 이순신과 사명대사의 상소를 무시한다. 


 


그러나 사명대사는 무고하게 죽어가는 백성들의 삶을 묵과할 수 없었고, 승려이지만 일본과 맞서 싸운다. 제목에서처럼 칼을 품고 슬퍼할 수밖에 없는 사명대사의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 사명대사는 조선을 침략한 일본의 무사와 협상하기 위해 적장까지 서슴지 않고 들어갔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이순신과 마찬가지로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 역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조선 선조의 무능함에 반론을 제기하고 백성을 구하기 위해 나설 수 있는 인물이 과연 몇이나 되었겠는가. 


 


 


스님이 되었어도 스님을 잊지 못하는 미옥은 원치 않는 박종필과 혼인을 하고 딸을 출산했다. 아이를 출산했음에도 미옥은 스님을 잊을 수 없었다. 미옥의 삶도 가혹했다. 그녀는 자신의 딸인 빈과 함께 일본의 포로가 돼 일본에서 십 년 이상을 살았다. 사명대사와 미옥, 미옥의 딸 빈과 손현의 운명의 장난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계속되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혹하고, 처참한 상황들이 사람들의 폐부를 거침없이 찔러댔다. 


 


백성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서 나가고, 적장에 자신의 몸을 던지며, 일본으로 끌려갔던 조선 포로를 송환하기 위해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갔던 사명대사가 그 시대의 영웅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이외에도 많은 영웅이 조선에 있었을 것이다. 다만 기록되지 않아 전해지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록을 찾기 오랜 시간 공들여 이렇게 소설을 써 준 작가가 있어 다행이다. 이런 작가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무능한 왕 아래 조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의 조상들을 찾아내야 하고,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기억하고 배우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역사가 있어 내가 존재하고,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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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돌보다 -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린 틸먼 지음,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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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틸먼 작가는 소설가이자 문화비평가이다. '어머니를 돌보다'는 릴 틸먼과 그의 언니들이 어머니를 돌보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 느꼈던 일들에 대해 솔직하게 쓴 책이다.

의학 발달로 고령 인구는 지속해서 늘고 있고,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일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내가 사는 주변으로 요양병원을 잘 찾을 수 없었으나 지금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즉 노령인구의 돌봄이 증가했다는 증거 아닐까?

지금처럼 돌봄이 많이 필요한 시대보다 훨씬 전, 릴 틸먼 가족들은 어머니를 돌봤다. 몇 년 전 나의 경우는 어머니의 병명을 발견하는 데 거의 2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다. 가는 병원마다 자신의 의학적 지식 안에서 문제가 없으면 없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통합적인 사고를 통해 자신의 분야가 아니어도 다른 분야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줘도 좋으련만 그러지 않아 엄마의 병명을 찾는 데 한참이나 걸렸다. 이 책에서 역시 어머니를 진찰하는 의사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어떤 의사는 세심한 부분까지 파악했지만, 어떤 의사는 대충 해버렸다는 느낌이었다. 돌봄이 사회의 중요한 쟁점이 되지 않는 시대에 작가의 가족들이 어머니의 돌봄을 시작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과히 말로 형언할 수 없다.

어머니를 돌보기 위한 사람을 고용하면서도 많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어떤 때는 사람을 관두게 했고, 어떤 때는 어머니가 좋아해 그저 넘어가는 부분도 있었다. 어머니를 돌보면서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돌봄이 상당히 쉽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나의 경우에도 몇 년 전 어머니가 아프셔서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자식 모두가 어머니를 돌아가면서 볼 수 있는 상황이 안돼 어느 한 명에게 부담이 쥐어진다면 그야말로 삶은 고통일 것이다.

이런 일이 머지않아 필요한 나이가 될 터인데, 이 책을 읽으며 걷잡을 수 없는 세월이 느껴져서 가슴이 저며왔다. 그러나 삶을 편안하게 보내려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앞으로 생기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의 최선의 삶을 선택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해야겠다.

지금보다도 어려운 환경에서 세 자매가 어머니를 돌봤다. 돌봄을 시작한 세 자매의 삶은 언제나 어머니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런 상황은 어느 가족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다. 이 책의 작가와 작가의 가족들은 끝까지 요양원을 보내지 않고 어머니를 돌봤지만 그래서인지 그들의 삶에 흔들림이 자주 찾아온 듯하다.

지금처럼 돌봄이 잘되어 있는 환경보다 훨씬 전 어머니를 돌보면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썼지만 지금도 사실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돌봄의 형태란 가족 돌봄이라면 요즘은 가족 돌봄에서 타인의 돌봄으로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삭막하고 쓸쓸함이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가족 모두에 짐을 지울 수는 없다.

예전 재활병원 근처를 지나다가 한 어른을 만났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 수술 후 재활병원으로 옮겨온 상태라고 말하며 돌봄의 어려움을 호소했었다. 간병인이 있지만 신경안 쓸 수가 없어 주 1회 병원을 방문한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간병 비용과 병원비가 상당히 부담된다고도 말했었다. 한 달에 4백 이상을 나간다는 말을 들으며 깜짝 놀랐었다. 자식들이 나눠 부담하고 있지만 큰 부담이라는 말도 들었다. 지금처럼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환경에서도 어려운 일들이 많은데, 작가가 어머니를 돌보던 시대에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지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오래전 어머니 수술 후 병간호하며 힘겨웠던 순간이 떠올랐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오랫동안 아프면 견뎌내는 가족 역시 고통스럽다.

이젠 내 나이 또래도 점점 부모를 돌봐야 하는 세대가 되어 가고 있어 가볍게만 읽을 수 없는 주제의 책이었다. 나의 부모, 나의 미래 돌봄에 대해서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그려보았다. 아직 닥친 미래는 아니지만 막연하게 두렵다. 작년 간병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했었는데 그 당시 젊은 친구들이 아버지, 어머니를 돌보다 자신의 인생까지 놓쳐버린 것을 봤다. 거기에 빚까지 얻는 상황에 가슴 아파하며 시청한 기억이 뚜렷하다. 고령화 사회에서의 돌봄이란 개인의 영역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 정책적으로 돌봄에 대해 시스템을 마련하고 갖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돌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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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 너를 보낼래 - 고등어 작가의 유쾌한 중고거래 실전기 청색지산문선 8
고은규 지음 / 청색종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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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당근마켓 거래를 하며 생겼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나간 책이다.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한국은 물질적 풍요를 얻었다. 한국의 물질적 풍요는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질적 풍요를 얻었다. 무역 장벽이 낮아지면서 국내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품을 팔고 사는 시대가 되었다. 요즘은 점점 보호무역으로 변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난한 나라를 제외하고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살고 있다. 그 속에서는 사람들은 다양한 물건을 구매한다. 자신도 모르게 같은 용도의 다른 회사 제품을 구매하는 일도 잦다. 저자 역시 그러하다. 저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필요한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팔거나 무료 나눔을 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는 당근마켓에서 그녀는 생활에 필요할 것들을 얻는다. 그러면서 사람들과의 추억도 쌓는다.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의 남편, 아들도 적극적으로 그녀의 당근마켓 거래를 돕고 즐기고 있는 듯하다. 나의 경우 같은 물건을 되도록 사지 않는 편이라 당근마켓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선물 받았던 건강 의료기기가 사용도 하지 않는 채 방치되고 있어 처분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당근마켓에 가입 후 싼값에 올렸다. 그러나 사람들 반응이 너무 없는 것 같아 결국 기다리지 못하고 무료 나눔으로 수정했다. 즉각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 물건을 주기 위해 무거운 의료기기를 들고나갔다가 물건 받을 사람의 행동에 나는 몹시 화가 났다. 차를 끌고 온 그 사람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보조석 창문을 내리더니 얼굴을 빼꼼히 내밀며 뒷좌석에 의료기기를 실어달라고 말했다. 오래되었지만 몇 번 사용 안 한 새 상품을 무료 나눔 한다면 적어도 차에서 내려 인사 정도는 나눌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었다. 거기에 무료 나눔 제품을 그녀의 자동차에 실어달라는 요구까지 받았었다. 매너 없는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었고, 집으로 돌아와 바로 당근마켓을 탈퇴했다. 그래서인지 당근마켓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뿐이다. 저자 역시 그러한 사람 중 하나이다. 당근마켓을 지혜롭게 잘 활용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저자의 책을 읽고 나에게 당근마켓을 다시 거래하라고 하면 재가입 의사는 없다. ​ 집에 있는 물건들을 틈틈이 정리하는 편이고, 최대한 중복된 물건을 구매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불필요한 제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작아 많은 물건을 놓을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삶에서 당근마켓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나와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들에게는 당근마켓이 덧없이 좋은 중개자라 생각한다.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익하고 좋은 앱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언제 다시 마음이 변할지 모른다. 그때는 재가입할 수도. 오래전 연예인의 집을 정리해 주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이 정말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작 사놓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지고 있는 집들이 많겠다는 생각을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럴 경우는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물건을 거래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또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 가지 소재로 글을 쓴 저자가 부러울 따름이다. 책을 출간하는 것이 꿈이지만, 여전히 책 쓰기 위한 기초적인 기획조차 못하는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그저 산발적으로 생각나는 글쓰기를 하는 편이기에 한 가지 소재로 글을 쓴 작가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근마켓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가지고 있으나, 저자의 겪은 당근마켓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웃음 짓는 포인트들이 여럿 있어 재밌게 읽었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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