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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 너를 보낼래 - 고등어 작가의 유쾌한 중고거래 실전기 ㅣ 청색지산문선 8
고은규 지음 / 청색종이 / 2023년 8월
평점 :
일상에서 당근마켓 거래를 하며 생겼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나간 책이다.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한국은 물질적 풍요를 얻었다. 한국의 물질적 풍요는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질적 풍요를 얻었다. 무역 장벽이 낮아지면서 국내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품을 팔고 사는 시대가 되었다. 요즘은 점점 보호무역으로 변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난한 나라를 제외하고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살고 있다. 그 속에서는 사람들은 다양한 물건을 구매한다. 자신도 모르게 같은 용도의 다른 회사 제품을 구매하는 일도 잦다. 저자 역시 그러하다.
저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필요한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팔거나 무료 나눔을 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는 당근마켓에서 그녀는 생활에 필요할 것들을 얻는다. 그러면서 사람들과의 추억도 쌓는다.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의 남편, 아들도 적극적으로 그녀의 당근마켓 거래를 돕고 즐기고 있는 듯하다.
나의 경우 같은 물건을 되도록 사지 않는 편이라 당근마켓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선물 받았던 건강 의료기기가 사용도 하지 않는 채 방치되고 있어 처분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당근마켓에 가입 후 싼값에 올렸다. 그러나 사람들 반응이 너무 없는 것 같아 결국 기다리지 못하고 무료 나눔으로 수정했다. 즉각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물건을 주기 위해 무거운 의료기기를 들고나갔다가 물건 받을 사람의 행동에 나는 몹시 화가 났다. 차를 끌고 온 그 사람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보조석 창문을 내리더니 얼굴을 빼꼼히 내밀며 뒷좌석에 의료기기를 실어달라고 말했다. 오래되었지만 몇 번 사용 안 한 새 상품을 무료 나눔 한다면 적어도 차에서 내려 인사 정도는 나눌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었다. 거기에 무료 나눔 제품을 그녀의 자동차에 실어달라는 요구까지 받았었다. 매너 없는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었고, 집으로 돌아와 바로 당근마켓을 탈퇴했다.
그래서인지 당근마켓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뿐이다. 저자 역시 그러한 사람 중 하나이다. 당근마켓을 지혜롭게 잘 활용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저자의 책을 읽고 나에게 당근마켓을 다시 거래하라고 하면 재가입 의사는 없다.
집에 있는 물건들을 틈틈이 정리하는 편이고, 최대한 중복된 물건을 구매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불필요한 제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작아 많은 물건을 놓을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삶에서 당근마켓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나와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들에게는 당근마켓이 덧없이 좋은 중개자라 생각한다. 필요한 사람에게는 유익하고 좋은 앱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언제 다시 마음이 변할지 모른다. 그때는 재가입할 수도.
오래전 연예인의 집을 정리해 주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이 정말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작 사놓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지고 있는 집들이 많겠다는 생각을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럴 경우는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물건을 거래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또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 가지 소재로 글을 쓴 저자가 부러울 따름이다. 책을 출간하는 것이 꿈이지만, 여전히 책 쓰기 위한 기초적인 기획조차 못하는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그저 산발적으로 생각나는 글쓰기를 하는 편이기에 한 가지 소재로 글을 쓴 작가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근마켓에 대한 부정적 경험을 가지고 있으나, 저자의 겪은 당근마켓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웃음 짓는 포인트들이 여럿 있어 재밌게 읽었다.
*출판사의 지원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